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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안면도’ 하면 떠오르는 것이 꽃지해수욕장의 일몰이다. ‘꽃지낙조’는 전북 부안군 채석강,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낙조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일몰로 꼽힌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진 해변에는 오후 7시 즈음이면 노을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다. 꽃지라는 이름은 ‘꽃이 많이 피는 곳’이라는 뜻. 한자로는 화지(花地)라고 한다.



꽃지해수욕장 일몰의 하이라이트는 붉은 햇덩이가 할미, 할아비 바위 사이로 떨어질 때다. 커다란 해가 온 세상을 삼킬 듯 붉게 물들이며 두 바위 사이로 사라지는 장면은 아름답다 못해 장엄하기까지 하다. 노을은 하늘도, 바다도, 모래사장도 붉게 물들이고 노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마저도 물들인다.

할미바위에는 전설도 깃들어 있다. 신라 때 장보고의 부하장수로 안면도를 지키던 승언이 갑자기 북방으로 발령이 나 떠나게 됐는데 그의 부인 미도가 남편을 기다리다가 지쳐 할미바위가 됐다는 것이다. 꽃지는 해변이 드넓어서 어디에서나 낙조를 볼 수 있지만 가장 멋진 장면을 볼 수 있는 곳은 안면도 꽃박람회 때 만든 꽃다리 위다.




안면도는 해수욕장 천국이다. 서쪽의 해안도로를 따라 기지포, 밧개, 삼봉, 장삼, 장돌, 샛별, 두여, 안면 등 10여 개의 해수욕장이 나란히 늘어서 있다. 그중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삼봉해수욕장과 백사장해수욕장, 안면해수욕장 등이다.

삼봉해수욕장은 해수욕장 오른쪽에 3개의 봉우리가 있어 이렇게 이름 붙었다. 모래와 해수가 깨끗하고 경사가 완만해 가족 단위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모래밭의 길이가 1.2킬로미터에 달하는 백사장해수욕장은 단체 여행객들이 좋아한다. 송림과 함께 넓은 공간이 마련돼 있어 족구나 배구, 비치발리볼 등 간단한 스포츠와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안면해수욕장은 드넓은 풍광을 자랑한다. 단단하고 부드러운 모래밭은 동해의 어느 바닷가에 온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안면도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런 해수욕장이 몇 곳 있다. ‘바람아래’ 역시 그런 곳 가운데 하나다. 시끄럽고 바가지가 난무하는 상혼 따위는 찾을 수 없다.




바다에 한가로이 뜬 어선들과 부드러운 날갯짓으로 하늘을 가르는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여유롭다. 동해 못지않은 푸른 물결과 이름 없는 아름다운 섬들을 볼 수 있다. 물이 빠지면 백사장을 S자로 가로지르며 생기는 물길도 장관을 이룬다. 연인 혹은 가족과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가볼 만하다.

안면도 북쪽에는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꾸지나뭇잎으로 누에를 치던 외진 해변이었지만 지금은 조용한 해수욕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주위에 걷기 좋은 솔숲길도 만들어져 있다. 꾸지나무골 주변에 자리한 방주골, 사목, 구름포 등도 조용하고 인적이 드문 해변이다.

‘쌀썩은 여’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해수욕장도 있다. 조선 말엽. 당시 전라도에서 세금으로 거둬들인 쌀을 운반하던 감독관이 쌀을 빼돌리다 쌀이 몇 섬 남아 있지 않은 지경까지 이르렀다. 결국 감독관은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암초에 배를 부딪쳐 침몰시켰고, 그 후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해변 건너편 외도는 한때 해적의 본거지였다고 한다.

바다를 즐겼다면 이제는 숲을 즐길 차례다. 안면도에 갔다면 소나무숲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안면도 전체 산림의 75퍼센트 이상은 소나무다. 섬 소나무숲으로는 드물게 해송(곰솔)이 아닌 육송(적송)이다. 안면송은 결이 곧고 비틀림이 적어 고려시대부터 궁궐용이나 선박 건조용 목재로 사용돼 왔다.

안면도 소나무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안면도 휴양림이다. 높이 20미터를 웃도는 수령 1백년 안팎의 꺽다리 소나무들이 키 자랑을 하고 늘어서 있다. 소나무 군락 뒤편으로는 숲 속의 집들이 가지런하게 들어서 있다. 휴양림과 함께 수목원도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태안의 여름 별미는 박속낙지탕이다. 생선과 조개 등으로 만든 맑은 육수에 박속과 감자 등속을 함께 넣어 끓이다 산낙지를 넣고 조금 더 끓이는데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태안에는 몽산포오토캠핑장이 있다. 태안반도 전체에서 가장 큰 오토캠프장이다. 국립공원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시설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서해안에서 오토캠핑을 즐기기에 가장 매력적인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캠프장 앞으로 몽산포해수욕장이 펼쳐진다. 고운 모래가 가득 펼쳐진 백사장이 끝없이 이어진다. 해변 뒤편으로 20만 평에 가까운 광활한 솔밭이 펼쳐진다. 사이트는 솔숲에 꾸릴 수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바닷바람을 막아준다. 시설도 꽤 괜찮은 편이다. 캠프장 가운데 샤워장 겸 화장실이 있다. 취사장과 급수시설도 넉넉하다. 전기 사용에도 큰 불편이 없는 편이다.

태안에서 나오는 길에 서산에 들러 개심사와 해미읍성을 돌아보는 것도 여행을 풍성하게 하는 한 방법이다. 개심사는 백제가 망하기(660년) 불과 6년 전인 의자왕 14년(654년)에 창건되었으니 말 그대로 천년 고찰이다. 일주문에는 상왕산 개심사라는 편액이 걸려있고, 문을 들어서면 널찍한 오솔길이 여행자를 맞아준다.



해미읍성은 개심사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왜구의 빈번한 침략을 막기 위해 1417년 축조 사업이 시작돼 세종 3년인 1421년 완성됐다. 성벽의 높이는 4.9미터, 성의 둘레는 약 1.5킬로미터다. 이순신 장군이 서른다섯 살 때(1579년) 이 성에서 종8품 훈련원 봉사로 열달간 근무했다고 한다. 조선 초기의 성채 특징을 잘 보여준다.

글과 사진·최갑수 (시인ㆍ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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