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대한제국이 하나의 독립된 국가임을 상징하는 황금색 용 모양 국새, 황제의 옥보와 황태자의 책보를 궁궐로 옮기는 과정이 선명하게 펼쳐진다. 서구문물이 유입되면서 <반차도>(班次圖) 행렬 중에는 근대식 ‘순사’의 모습도 눈에 띈다. 고종의 황제 즉위식 행렬을 그린 <대례의궤>(大禮儀軌)가 1백년 만에 돌아와 디지털 영상으로 재현된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반출돼 궁내청에 보관됐다가 지난해 12월 6일 약 1백년 만에 고국 품에 안긴 조선왕실 의궤와 도서 1백50종 1천2백5책이 일반에 공개됐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왕조도서의 환수를 기념하기 위해 ‘다시 찾은 조선왕실 의궤와 도서’ 특별전을 오는 2월 5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1897년 대한제국 선포와 황제즉위식, 황태자 책봉 등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대례의궤>를 비롯해 황실의 혼례·출산·잔치·장례·어진 제작 과정을 담은 의궤가 집중 선보인다. 이를 통해 조선에서 대한제국기에 걸쳐 각종 의례가 변화해 가는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의궤 대부분은 고종, 순종 시대 제작품이며 훼손에 대비해 오대산, 태백산, 강화도 등의 사고(史庫)에 여러 본을 함께 제작해 나눠 배치했던 분상용(分上用)이다.
특히 <영정모사도감보완의궤>(影幀模寫都監補完儀軌)는 1899~1900년에 행해졌던 순조와 문조 어진의 수보(修補) 과정을 수록한 어람용(황제 열람용) 의궤로,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관람객들은 임금이 보던 어람용 의궤와 지방 사고에 보관했던 분상용 의궤의 차이점도 직접 눈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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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은 조선 왕실도서관인 규장각의 내부도 재현했다. 홍문관(弘文館), 집옥재(集玉齊), 시강원(侍講院) 등에 소장돼 있던 도서엔 원래 소장기관명을 도장으로 찍어놓았다. 정조의 시문집인 <홍재전서>(弘齋全書)와 정조가 직접 함흥 본궁에서의 의식을 기록한 <함흥본궁의식>(咸興本宮儀式) 등을 통해 역대 임금 가운데 최고의 저술가이자 학자·군주로서의 정조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 없는 유일본으로 추정되고 있는 5종 1백7책 중 <국조통기>와 <강연설화>도 주목할 만하다. 10책 완질본인 <국조통기>는 왕명이나 왕의 언행 등을 주로 담은 것으로 조선 예종·성종·연산군·중종 등 4대 사적을 편년체로 쓴 역사책이다. 왕실행사, 의식과 서적편찬에 관한 사항도 세세히 기록돼 있다. 80책 완질본인 <강연설화>는 순조가 들었던 강의를 시강원에서 정리, 기록한 것이다. 중요 강서로는 <성학집요>, <맹자>, <국조보감> 등이 있다.
이번에 돌려받은 도서는 대부분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년)가 대출해 일본으로 가져간 것이다. 1911년 5월 일본 궁내성이 기안한 양도요청 공문을 통해 한일관계 사항에 대한 조사 자료로 쓸 목적으로 ‘한국 궁내부규장각본’과 ‘구통감부채수본’을 대출 후 일본으로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전에서는 귀환한 의궤, 도서와 짝을 이루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실물 왕실 유물과 함께 1965년 한일문화재협정부터 최근까지 환수된 대표 문화재와 관련 영상물도 전시된다.
오는 1월 12일 오후 2시에는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의 ‘일본 궁내청 서릉부 소재 조선왕실 도서의 환수 과정과 의의’ 등의 특별강연도 열린다.
글·박근희 기자
일시 2월 5일까지
장소 국립고궁박물관
문의 www.gogung.go.kr ☎02-3701-7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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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