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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한솥밥 과거 잊었다… 최고의 거포 가리자




이대호와 가르시아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홍성흔(34)과 함께 일명 ‘홍·대·갈 트리오’(홍성흔·이대호·카림 가르시아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따서 만든 조어)를 이루며 롯데 타선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탁월한 쇼맨십을 지닌 가르시아를 좋아하는 롯데 팬이 많기는 했지만, 그의 지난 시즌 성적은 구단 측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삼진이 워낙 많았다. 헛스윙을 자주 해 선풍기처럼 바람을 일으킨다고 ‘갈풍기’(갈매기+선풍기)라는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였다. 2008시즌 2할8푼3리(0.283)이던 타율은 2009시즌 0.266, 2010시즌 0.252로 떨어졌다.

결국 가르시아는 2011시즌 롯데와 재계약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고향인 멕시코리그에서 뛰었다. 그리고 6월에 한화로 부터 해결사 특명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18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돌아온 가르시아는 달라진 모습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6월 10일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 이후 6월 한 달 동안 14경기에 출전해 54타수 14안타, 6홈런, 23타점, 타율 0.259를 기록했고 6월 홈런 공동 1위와 타점 2위의 순도 만점의 활약을 했다.

특히 6월 16일 KIA와의 홈경기에선 상대 에이스 아퀼리노 로페즈를 상대로 역전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고, 다음날인 17일 KIA전에서 다시 쐐기 만루 홈런을, 18일 연장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기록하며 홈 팬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KBO 취재기자단이 선정하는 ‘6월의 선수’로도 뽑혔다.




무엇보다 “가르시아가 달라졌다”는 반응이 많다. ‘야신’ SK 김성근 감독은 한화가 가르시아를 영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미 한국투수들에게 모두 읽힌 선수라 활약하지 못할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한 바 있다.

하지만 가르시아의 경기를 직접 지켜본 이후 김성근 감독은 “예전에는 스윙이 커 변화구에 많이 당했지만, 스윙이 작아져 속지 않고 잘 받아친다”며 호평했다.

가르시아는 내야 땅볼을 치고 나서도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투혼을 보이고 있으며, 본인의 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망이를 무릎으로 부러뜨려 버리는 쇼맨십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가르시아 효과는 단순히 가시적인 홈런과 타점에 그치는 것이아니다.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가르시아가 영입됨에 따라 최진행, 정원석 등 기존 한화의 해결사들이 더욱 자극을 받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가르시아가 유니폼을 바꿔 입고 ‘독수리’로 확실한 변신에 성공한 가운데 이대호는 이번 시즌 변함없는 최고 타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이대호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타격 7관왕의 신화를 만들어 냈다. 타자로서 다른 선수들과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기록은 총 8가지. 타율, 홈런, 타점, 득점, 안타, 출루율, 장타율, 도루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에서 이대호는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1위를 휩쓸었다. 타격 7관왕의 기록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어려운 진기록이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타율(0.364), 홈런(44개), 타점(133개), 득점(99개), 출루율(0.444), 장타율(0.667)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2006년 이후 개인 통산 두번째로 타격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을 달성하는 영예를 누렸다.

최고의 타격감을 보인 이대호는 이번 시즌만 지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된다. 따라서 이번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 ‘FA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

올시즌에도 이대호는 자신의 가치를 계속 높이고 있다. 홈런과 타점, 안타 등 타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지난 시즌에 근접한 성적을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안은 숙제는 바로 팀의 4강 플레이오프 진입이다.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 ‘가을 야구’를 했던 ‘부산 갈매기’ 롯데는 이번 시즌 마운드가 불안하다. 타격에서도 이대호 홀로 분전하며 5·6위 자리를 번갈아 날고 있다. 롯데가 4년 연속 4강에 들기 위해선 LG, 두산과의 순위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꼴찌를 했던 한화는 전력 상승의 요인은 크게 없었다.

이번 시즌 초반까지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한대화 감독의 용병술이 살아나면서 중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팬들로부터 ‘야구의 왕’이라는 뜻의 ‘야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SK 김성근 감독의 별명인 ‘야신’(야구의 신)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한화는 ‘야왕 효과’와 ‘가르시아 효과’가 어우러지면서 내심 4강 진입까지 노린다. 화끈한 방망이 쇼로 한여름을 달구는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팀을 4강으로 견인해 진정한 ‘해결사’가 될 수 있을까.

글·백길현 (CBS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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