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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영웅의 두 얼굴




<엑스맨> 시리즈의 결정판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는 커다란 갈등 구조의 두 인물 에릭과 자비에 교수의 탄생을 다룬다. 자비에는 선을, 에릭은 악을 상징하는 인물로서 서로 갈등하지만 이 둘이 연대할 수 있는 근거는 정상인인 인간과 뮤턴트(변종)인 자신들이 갈등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한해서이다.

하지만 자비에 교수와 마그니토 에릭은 서로 다른 길을 가면서 갈라선 이후 한 번도 연대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그 둘의 인생관은 인간에 대한 태도에 있어 완전히 반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는 둘의 인생관을 완벽하게 해부한 작품으로서 SF 장르가 지닌 특유의 은유적 공식에 응답한다.

먼저 이 뮤턴트 이야기가 상징하는 바는 지구적 혹은 미국적 가치에 있어서 인종과 계급, 권력에 대한 은유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사회를 지배하는 특정 계급과 계층, 즉 파워엘리트를 의미한다. 그건 특히 정치적 시각에서 미국을 선도하는 특정 헤게모니 집단을 말한다.

반면 뮤턴트들은 이 체제에 있어 소수인종을 지칭하며 계급, 계층적으로도 하위집단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유럽의 역사에서 집시들과 같이 뮤턴트들은 유랑하고, 질시와 모욕의 대상이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안정된 기존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속성을 갖고 있다는 흑색선전 때문이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에선 뮤턴트들의 억울한 상황을 대변해 주는 두 명의 중요한 인물 자비에 교수와 에릭의 탄생을 서술한다.

영웅의 두 얼굴인 셈이다. 자비에 교수는 인간을 증오가 아닌 용서와 사랑으로 포용하며 관계를 개선시키고자 했던 예수의 이상주의 이념을 실천하는 뮤턴트이고, 반면 에릭은 고통과 압박을 통해 형성된 복수심을 바탕으로 철저한 응징을 실천하는 현실주의적 투사상이다.

자비에 교수가 분노덩어리인 에릭을 만난 것은 성서 속에서 예수와 유다의 만남과도 같다. 당시 유다는 로마의 학정 아래에서 시달리던 유대 민족을 구원하기 위해 뭉친 젤롯당원(열혈당원)이었다.

그는 예수를 유대민족의 구원을 이끌어줄 새로운 지도자로 여겼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예수의 구원은 갈등과 대립을 복수로서 응징하는 것이 아니라 원수에게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을 내미는 희생적 자세였던 것이다. 그에 실망한 유다는 급기야 예수를 배반하기에 이른다.

영화의 전개상 먼저 에릭이 등장한다. 그는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나치 과학자를 찾아 일생 복수의 일념으로 살아간다. 뮤턴트 괴물의 역사는 곧 2차대전 속의 구체 현실 속에서 나치 전체주의에 희생된 유대인 소수민족의 고통으로 치환된다.

그런 그에게 박애를 실천하는 뮤턴트 자비에 교수가 나타난다. 아이러니한 일은 에릭에게 자비를 가르쳐 줌으로써 오히려 악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다. 둘은 동전의 양면처럼 다시 말하면 선악은 본래 하나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교훈이 아닐까.

글·정재형 (동국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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