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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허니문 박주영, 프리미어리그에 신혼집




6월. 한국 축구의 뉴캡틴 박주영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5월 말 막을 내린 2010~2011 프랑스 리그에서 소속팀 AS 모나코가 9승17무12패의 성적표로 전체 20개팀 중 18위에 그쳐 다음 시즌 2부리그로의 강등이 확정됐는데 무슨 말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그러나 박주영에게 6월은 새로운 시작의 달이다.

무엇보다 많은 변화가 박주영 앞에 놓여 있다. 먼저 6월 12일 고려대 1년 선배인 정유정씨와 화촉을 밝혀 인생의 2막을 열었다. 그는 또 프로 인생의 3막을 열 새로운 팀도 물색 중이다. 6월부터 7월까지 유럽 리그의 오프시즌 동안 그를 데려가기 위한 유럽 각 클럽의 장외 각축전이 어떻게 끝이 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주영은 6월에 들어서자마자 축구 대표팀 ‘조광래호’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난 3일 서울서 열린 유럽강호 세르비아와의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결혼을 자축하듯 2대1 승리를 이끄는 선취골을 쏘아 올렸다. 7일 전주서 열린 가나전에서도 주장이자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실력은 물론이고 리더로서도 은퇴하고 떠난 ‘캡틴’ 박지성의 공백을 메웠다.




한국 축구의 축은 서서히 은퇴한 박지성에서 박주영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름값과 권위를 기반으로 한 리더십의 박지성과 달리 박주영은 이미 후배들과 친밀한 교분을 바탕으로 한 눈높이 맞춤형 리더십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의 클럽 맨유에 몸담은 채 최고 인기의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지성의 ‘명성’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박주영은 다소 관심도가 떨어지는 프랑스 리그에서 매 시즌 고군분투하며 성장했다. 동양인 공격수로 K리그에서 곧장 유럽 리그에 진출하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박지성, 이영표 등 유럽 무대에 진출한 선수들의 포지션은 동양인에 다소 경쟁력이 있는 측면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가 대부분이었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유럽 리그에 진출하는 것도 어려운데 주전을 꿰차며 매 시즌 골 수를 늘려 가고 가치를 확장한 것만으로도 유럽 무대 한국인 선수 진출사에 새 장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 많은 부침이 있었다. 적잖은 내리막도 있었지만 이를 견뎌내고 이뤄낸 약진도 많았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리그전에서 골뒤풀이를 하다 무릎을 다치는 기막힌 불상사를 겪고 올 초 2011 아시안컵에 나서지 못할 때만 해도 불운에 시달렸다.

부상을 딛고 1월 말부터 그라운드에 나선 그는 뛰는 게 사무쳤는지 2월에만 3골을 몰아쳤다. 4월에는 아를 아비뇽, 릴, 니스전에서 3연속 골을 터뜨리며 한껏 비상했다. 결국 2010~2011시즌 프랑스리그에서 세 시즌 만에 개인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모두 34경기에 나서 12골을 넣었다. 이는 팀내 1위이자 프랑스 리그 득점 랭킹 13위에 해당한다. 2008년 8월 모나코에 입단해 2008~2009시즌 5골 6도움(35경기), 2009~2010시즌 9골 3도움(33경기)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한 뼘 이상 도약했다고 볼 수 있다.


유럽 리그에서 단일시즌 두 자릿수 골 기록은 의미가 각별하다.
한국인으론 차범근(1985~1986시즌 독일 레버쿠젠 소속 17골), 설기현(2002~2003시즌 벨기에 안더레흐트 소속 13골), 박지성(2004~2005시즌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소속 11골 )에 이어 4번째다.

박지성과 설기현은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의 하위 리그에서 기록한 골수여서 가치 면에서는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한 시즌 10골은 유럽 리그 내 간판 골잡이를 재는 척도다. 골 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가치도 높아졌다. 2011년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면서 그를 데려가려는 팀들도 쏟아진다.

2월부터 러브콜을 보낸 팀으로 프랑스 파리생제르맹, 리옹,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잉글랜드의 첼시, 리버풀, 볼턴 등이 거론됐다. 이적료는 600만 파운드(약 1백6억원) 내외다. 최근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도 가세했다.

현실적으론 리버풀과 토트넘의 입질이 가장 적극적이고 근거가 있다. 리버풀은 메인 스폰서 스탠다드 차타드가 아시아 지역 마케팅을 위해 아시아 선수를 영입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놓은 상태다.

아시아 선수 중 유럽 무대서 검증된 선수로는 박주영 이청용(볼턴) 등이 대표적이다. 토트넘은 이적료 530만 파운드(약 93억원)를 내걸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확보해 유럽클럽 대항전에 나설 수 있는 팀으로 옮기고 싶다던 박주영의 바람과 맞아떨어진다.

다만 몇 가지 우려도 있다. 이적할 팀들이 여럿 거론되지만 실제 협상과정에선 적잖은 한계도 뛰어넘어야 한다. 병역법상 늦어도 28세에는 입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직 병역 문제가 걸려 있는 박주영은 미래가치를 매기기 어렵다.

과중한 몸값을 어떻게 조정하느냐도 협상의 주요 테마다. 박주영은 이미 지난해 여름에도 첼시, 리버풀 이적설이 나돌았지만 현실로 이어지진 못했다. 이미 동고동락했던 에이전트도 교체하고 오는 여름 이적 시장을 향한 준비에 들어갔다. 박주영의 2011년 여름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글ㆍ오광춘 (스포츠서울 체육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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