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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칭기즈칸의 몽골 문자 가르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몽골 고유 문자(키릴 문자)부터 가르치고 싶어요. 또 몽골의 풍습과 문화를 소개하면서 한국과 몽골 양국의 비슷한 점도 아이들과 재미있게 논의할 거예요.”

4월 19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에서 만난 몽골 울란바토르시 제58학교의 상사르마 날지르(22·몽골어, 문학) 교사의 말이다. 그는 4월 21일 이곳 교육원에서 8일간의 연수를 마치고 서울·경기·강원의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9곳에 배치되는 몽골 울란바토르시 수크바타르구(區) 교육청 소속교사 20명 가운데 한 명이다.

날지르 교사는 한국의 학교에서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내용을 묻자 이렇게 ‘몽골 문자’를 꼽았다. 다문화가정 아이들 중에서도 특히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으로 이주한 몽골 여성들이 낳은 아이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함께 몽골인으로서의 자부심도 심어 주고 싶다’는 게 몽골 교사들의 이야기였다.




지난 4월 13일 우리나라에 온 이들은 교과부의 ‘한국·몽골 교사교류’를 통해 초청된 몽골 교사들로, 오는 6월까지 몽골 배경의 다문화가정 학생이 집중된 학교를 대상으로 정규수업 혹은 방과후수업의 전담·보조교사로 활동하게 된다.

‘한국·몽골 교사교류’는 교과부가 주관하는 ‘다문화 대상국가 교육글로벌화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올해 처음 추진되는 이 지원사업은 국내에 다문화가정이 급증하고, 주변국에서는 한국어 교육 요청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다문화가정과 관련된 주변국 교사를 우리나라로 초청해 교육현장을 체험하도록 하고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자긍심을 갖도록 해 주며, 우리나라 교사를 대상국가에 파견해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과부는 지난 3월 정교사 자격증 보유자 19명을 선발해 지난 4월 14일 울란바토르로 파견했으며, 이들 역시 올 6월까지 현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에 온 몽골 교사들은 4월 13일 교육원에서 몽골로 떠나는 한국 교사들과 함께 한국·몽골 교사교류 출범식을 갖고 통역의 도움을 받아 자국의 교육현실과 교사로서 책임감, 연수계획에 대한 진지한 교류를 갖고 짧지만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기도 했다.

몽골 교사들은 연수시간 동안 기초한국어 등 한국에 대한 교육을 받고, 여러 학교현장을 방문해 수업에도 참관했다. 이들은 4월 17일에는 스마트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이태원초등학교를 찾았으며, 18일 교육과정평가원, 19일 서울 신교동 국립서울맹학교와 서울농학교를 방문했다.

연수단장 격인 제4학교 초등부의 나랑토야 공칙(45) 교사는 “몽골과 한국은 교육과정이 비슷해 (연수 프로그램 중에) 귀국 후 바로 적용하고 싶었던 내용도 있었다. 특히 한국 교육제도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함께 들을 수 있었던 세세한 강의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들도 “실제 한국 교육현장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수업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며 “일부는 몽골에 돌아가 다른 교사들에게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몽골의 인구는 약 2백48만명. 이 중 약 80만명이 수도인 울란바토르 인근에 집중돼 살고 있다. 인구밀도가 제곱킬로미터당 1.7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보니 ‘사람이 곧 국가의 재부(財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란바토르 제1학교 초등부 오윤-모르덴 몽흐도(38) 교사는 “몽골 정부도 한국처럼 인재육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교원의 자질을 높이기 위해 해외연수에 적극적이다. 또 교원에게는 일반 공무원에 비해 30퍼센트 가량 높은 임금을 주며 교권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 와 보니 우리 몽골은 아직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몽골로 간 한국 교사들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교류 행사의 연수를 담당한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국제교류팀의 김광희씨는 “울란바토르에서 한국 교사들을 환영하는 자리에 몽골 교육문화부 차관이 나오고 주요 신문방송에서 취재를 왔더라”며 “너무 큰 환대에 우리 쪽 교사들이 어리둥절했을 정도다. 그만큼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것”이라고 전했다.


몽골은 2005년부터 5-4-2-4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학교까지 무상 의무교육,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또 학교명 대신 설립순서에 따라 ‘제1학교’ ‘제2학교’ 식의 번호로 부르며 제108학교까지 있다. 앞쪽 번호일수록 전통 있는 명문이라고 한다. 이번 몽골 교사 연수단 중에는 10번 대 안쪽 학교 교사가 5명 포함됐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이들 몽골 교사에게 이번 교류가 새로운 문화 체험의 기회이기도 했다.

울란바토르 실업학교의 간투야 척바드르흐(33·영어) 교사는 “일과를 마치고 지하철로 동대문을 다녀왔는데, 신용카드가 잘 읽히지 않아 당황한 나머지 개찰구 아래로 지나가기도 했다. 지하철 밖에서는 길을 잃고 쩔쩔 매다가 행인들의 도움으로 택시를 잡아타고 강남의 숙소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며 사연을 소개했다.

이번 사업으로 몽골 교사들이 배정된 학교는 ▲서울 신곡초등학교, 강양고등학교, 잠일고등학교, 인터내셔널몽골리아학교 ▲경기도 김포시 마송초등학교, 부천시 계남초등학교 ▲강원도 철원시 김화초등학교, 원주시 만대초등학교, 춘천시 봉의고등학교이며, 각 학교에서는 자원봉사 통역요원이 수업을 돕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조정실 글로벌인재협력팀 지혜진 사무관은 “이번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교육현장 수요와 다문화 대상국의 수요를 적극 반영해 교류 규모와 대상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과 사진·남창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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