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이 책은 작다. 마음먹고 달려들면 30분에서 1시간이면 독파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2시간 이상은 걸려야 옳다. 그것도 이 책을 들고 창덕궁을 거닐면서 읽어야 제대로다.
창덕궁은 서울의 조선 궁궐 가운데서도 특별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경복궁, 덕수궁은 문이 열려 있을 때는 아무때나 가도 볼 수 있지만 창덕궁, 특히 후원인 ‘비원’을 보려면 정해진 시간에 해설사와 동행해야 한다. 바로 그 해설사 15명이 “핵심 포인트를 엮어 책을 만들자”며 의기투합했다.
관람객을 안내하듯 창덕궁 구석구석을 안내한 것이다.
거기에 더해 ‘소나무’ 등의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있는 사진작가 배병우씨가 창덕궁의 4계 중 각각의 건물과 풍경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을 포착해 1백70여 컷을 실었다. 그것도 일반인들은 들어갈 수 없는 건물 내부에서 바깥을 내다보는 컷들도 많아 실제 창덕궁을 찾는 것보다 더 많은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책의 시작은 창덕궁을 비롯한 조선의 궁궐에 대한 안내부터. 이어 벚꽃과 홍매화가 흐드러진 봄, 녹음이 짙푸른 승재정과 옥류천의 여름, 부용지 일대 단풍이 불타오르는 가을, 백설(白雪)이 소복이 덮인 인정전의 겨울 등 창덕궁의 사계를 배병우의 사진으로 보여준 후 본격적인 탐방에 나선다.
코스는 정문인 돈화문에서 시작해 인정전→선정전→희정당→낙선재 일대를 돌아 후원(비원)으로 들어선다. 야트막한 언덕길을 넘어 내려가면 만나게 되는 부용지. 연못을 사이에 두고 부용정과 마주 보는 위치엔 주합루(宙合樓)가 있다. 2층짜리 이 건물의 이름 ‘주합루’는 엄밀하게 말하면 2층만을 가리키는 말. 1층은 유명한 규장각(奎章閣)이었다.
이 대목에서 해설사들은 규장각엔 8만여 권에 이르는 책이 있었고, 이 책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강화도에 외규장각을 설치했으며, 이 책들이 병인양요 때 프랑스함대에 약탈당했다가 지난 4월 돌아왔다는 이야기까지 규장각의 과거와 현재까지 두루 들려준다. 이어 통돌을 깎아 만든 ‘불로문(不老門)’을 지나 애련지를 만나고 1백20여 칸짜리 연경당을 지나 곳곳의 정자를 둘러보고 옥류천에 이르면 창덕궁 관람은 끝나게 된다.
글·김한수 (조선일보 문화부 출판팀장)
새로 나온 책
모르는 여인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펴냄 | 1만2천원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로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린 신경숙의 기대작이다.
그녀는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 지난 8년간 장편소설을 쓰는 데 매진해 왔다. 이 책은 일곱 편의 단편으로 구성돼 있다. 작품 활동을 하는 동안 썼던 단편을 그러모았다. 책의 주인공은 인간적 연민을 지닌 자들이다. 이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위안을 전한다.
웃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열린책들 펴냄 | 1만1천8백원
어느 날 프 랑스의 유명 코미디언이 의문사한다.
단 한 가지 아는 사실은 죽기 직전, 그가 큰 소리로 웃었다는 것이다. 웃음과 죽음.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조합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풍자도 담아낸다. 저자의 전작 <파라다이스>에서 단편 <농담이 태어나는 곳>을 장편으로 개작하면서 독자들이 알고 있는 농담을 모았다.
아름다움과의 만남 : 나의 미술기행
이광주 지음 | 열화당 펴냄 | 1만4천원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저자는 주로 미술작품을 통해 독자를 아름다움의 세계로 이끈다. 이 책은 동서양을 아우르는 예술작품의 미(美)를 주제로 글 열 세 편을 엮은 미술 사화집이다. 샤르트르 대성당, 오르세 미술관, 인사동 등 그에게 매번 다른 아름다움을 선물했던 곳을 찾아간다.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방문한 장소들은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