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월트디즈니 계열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Pixa)는 <토이 스토리1>을 세상에 선보이면서 기존 영웅 이야기에 새로움을 첨가했다. 종래 한명의 영웅이 이끌어가던 ‘원맨 히어로’ 전통을 두 명이 공조하여 이끌어가는 소위 ‘투맨 히어로즈’ 영화로 만든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카우보이 인형 우디다. 아무 근심없이 주인 앤디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우디는 앤디의 생일선물로 우주비행사 버즈가 들어오고 난 후 앤디의 사랑을 빼앗기는 위기에 직면한다.
앤디의 사랑을 빼앗긴다는 것은 심하면 폐기처분된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의미한다. 사랑을 되찾기 위해 우디는 버즈를 제거하려고까지 하는 옹졸한 행동을 벌인다. 하지만 그들에게 시즈라는 악동이 나타난다. 시즈는 둘을 해치려 하는 공통의 적이다.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 우디는 미국의 전통적 가치관인 청교도 주의와 개척자 정신을 대변하는 서부개척시대 정의의 보안관이다. 서부영화의 주인공인 존 웨인(수색자), 게리 쿠퍼(하이눈), 헨리 폰다(내 사랑 클레멘타인) 등의 배우들을 이어가는 존재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1960년대 이후 서부극의 영웅들이 대중의 뇌리에서 서서히 사라져간다. 그 이유는 과학으로 무장된 새로운 흐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앤디의 생일선물로 나타난 버즈라는 우주비행사 인형은 그러한 역사적 배경을 반영한다. 하지만 영화는 우디를 존속시키고 새로운 영웅과 짝이 돼 활약하게 함으로써 전통과 미래를 한꺼번에 껴안고 간다.
카우보이 캐릭터인 우디는 미국의 과거 프런티어 정신, 우주인 캐릭터인 버즈는 우주를 개척하는 과학정신이라 할 수 있다. 이 둘미국에서 역사·정치적으로 주류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둘은 공통의 적 시즈를 만나 동병상련의 입장이 된다. 카우보이건 우주인이건 아랑곳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해치는 시즈는 장난감들에 있어서 공통의 적이다.
이것을 현실적 은유로 생각하면 시즈라는 존재는 미국을 위협하는 이념적 적국 혹은 재난이나 공해 같은 자연환경, 가난 등에 해당한다. 이 어려움들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위협하므로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든 미래개혁에 관심 있는 진보적 입장이든 둘 다 공통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우디와 버즈는 결합하게 되고 친구가 된다. 다가오는 위험 속에서 서로를 구원하다 보니 우정이 깊어진 것이다.
분명 표면적인 영웅은 우디 하나지만 그는 과거 전통 속의 미국을 상징하고 그의 위기를 미래전사인 버즈가 타개함으로써 두 명의 쌍생아적인 영웅이 탄생한 것이다. <토이스토리1>이 탄생했을 때 주어진 새로운 영웅의 개념은 그렇다.
두 명의 공조하는 영웅, 그것이 미래를 열어간다는 주장이다.
정재형 (동국대 교수ㆍ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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