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졸업 후 뭐 하세요?”
그러잖아도 고민 많은 20대에게 팍 꽂히는 질문을 던지며 독립잡지 <헤드에이크>는 2009년 11월 출발했다. 이렇게 창간호(0호)에서 20대에게 가장 골치 아픈 질문을 던진 <헤드에이크>는 서너 달 간격으로 매 호마다 “당신이 일으키고 싶은 혁명은?” “시간 있어요?” “독립, 언제 할 거야?” “갈 데 있어요?”란 질문을 던지며 여러 형태로 답을 찾아왔다.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형태로 답을 찾는 것이 <헤드에이크>의 특징이다.
“‘헤드에이크’는 질문을 던지는 잡지예요. 질문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고민하고 보다 의미 있게 만들고 싶거든요.”
<헤드에이크> 편집장 정지원(25)씨가 잡지를 구상한 건 <88만원세대>를 읽고 나서였다고 한다.![]()
“그 책을 읽고 기성세대 잣대로만 우리를 평가하는 것 같아 발끈했어요.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20대에게 가장 큰 고민이 일자리이고, 많은 이가 대기업 입사를 꿈꾸지만 다른 삶을 사는 20대도 많거든요.”
지원씨의 눈에 비친 20대는 ‘삶에 대한 고민도 많고 치밀하게 생각하고 원하는 삶에 열광적이고, 진취적’인 세대다. 그래서 ‘헤드에이크’에는 귀농 총각들도 있고, 인디밴드도 있고, 작가지망생들도 있다.
그는 대학 2학년 때인 2008년 인터넷블로그와 카페 활동을 함께 하던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수다떨기’ 이상을 해 보기로 하고 미디어에 관심 많은 친구들과 함께 잡지 만들기를 시작했다. 첫 작품이 나오기까지 무려 1년이 걸렸다는 <헤드에이크> 제작진은 현재 편집장 포함 7명. 초창기 멤버들 대부분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 등으로 떠나 새로운 멤버들로 채워졌고, 여전히 남아 3년째 <헤드에이크>에 올인하고 있는 이는 정지원씨와 김가영(24)씨다.
<헤드에이크>는 판형부터 가로 15센티미터, 세로 25센티미터로 기존의 잡지 판형과 다르다. 또 ‘포스트 피트닉 프로젝트’란 이벤트를 통해 수집한 엽서들을 토대로 20대의 고민을 투사하기도 한다. 2호에서는 ‘오늘 뭐 했어요?‘란 24시간 수집 프로젝트 참가자들의 필체 그대로 게재해 ‘레알’한 20대 생활을 보여주기도 했다.
<헤드에이크>는 1천부를 인쇄한 창간호가 거의 다 팔렸고, 고정 독자도 생겼다. 서울 종로구 창성동 ‘가가린’이나 마포구 상수동 ‘더 북 소사이어티’ 등 소규모 출판물 전문 서점, 그리고 교보문고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정지원씨의 고교 후배이기도 한 김가영씨는 “아직 제작비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독자들의 반응에 힘을 얻는다”며 “잡지 제작 과정은 익숙해지지만 삶의 정곡을 찌르는 질문 발굴은 나날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독자들과 함께 나이들어 가는 잡지를 구상했다는 지원씨는 이제 여러 세대가 공감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서 자전거 바퀴를 돌려 만든 전기로 믹서기를 작동시켜 과일주스를 만드는 이벤트를 할 때였어요. 주스를 드시는 분들께 가장 큰 고민을 물었는데 50대 아주머니 한 분의 답이 ‘돈, 허리, 서방님’이라고 하더군요. 그때 사랑과 건강, 의식주 고민은 어느 세대나 같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이렇게 ‘헤드에이크(골칫거리)’가 없는 세상을 위해 <헤드에이크>를 만드는 이들이 있다면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하는 20대 인터넷언론 <고함20>도 있다.
<고함20> 대표 김선기(22·연세대 신문방송학과)씨는 “‘고함20’은 대학에 적을 둔 학보사와 달리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진솔하게 우리 목소리를 내는 곳”이라며 “일반 언론을 통해 의견을 펼칠 기회가 거의 없는 20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내고, 다른 세대에게는 20대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라고 평했다.
2009년 8월 김선기씨를 포함해 언론인을 꿈꾸던 대학생 5명의 조촐한 모임에서 출발한 <고함20>은 ‘균형 잡힌 시각’ ‘다양성 추구’ ‘공정한 보도’ ‘신선한 발상’을 원칙으로 삼아 20대의 시선으로 보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 소식들은 물론 등록금, 토익응시료, 대학 구내식당의 위생 등 자신들과 밀접한 이슈들을 제기해 왔다.
김선기씨는 “‘고함20’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됐을 무렵 정운찬 총리 취임에 대한 서울대 학생들의 반응을 취재해 보도했더니 하루 4만명 넘게 들어와 기사를 읽은 것을 보고 힘을 얻었다”고 했다. 이러한 호응 속에 지금까지 6기째 기자를 모집, 서울 시내 10여개 대학생 20명 가량과 대전·대구·광주·부산 지역 대학생 약 20명이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중독성’ 있는 즐거움이 이들을 일주일에 한 차례 기획 회의며 기사쓰기에 헌신하게 만들고 있다.
4기 기자 이한솔(22·서울시립대 중문과)씨는 “정말 재미가 있어서 하게 된다”고 했다. “평소 알던 사람도 인터뷰할 때 발견하는 새로운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제 기사 조회수가 높을 때, 독자들이 댓글로 싸우기도 하는 모습들을 볼 때 재미있죠.”
이들의 활동은 지난 7월 발생한 노르웨이 테러 사건을 계기로 화제가 됐다. 테러 용의자에 대한 최대 징역형을 국내 언론은 21년이라고 보도했으나 오슬로대학 교환학생으로 있던 <고함20>의 기자가 이를 ‘실질적 무기징역’으로 정정한 것이다. 무엇보다 <고함20>은 지난 3월 출간된 단행본 <덤벼라 세상아>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이 책은 꿈을 가진 20대와의 인터뷰집으로, 2쇄를 찍고 있다.
<고함20> 편집장 윤형준(23·연세대 행정학과)씨는 “20대와의 소통 문제라고들 하지만 그마저도 기성세대의 틀에 갇힌 것 같다”며 “최근 우리가 소통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협의의 대상도 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최근 20대와의 소통 붐에 대해 아쉬운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고함20>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더 열심히 해서 20대 모습이 독립적이면서도 우울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20대의 독립적인 의견을 알려면 ‘고함20’을 보면 된다는 상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과 사진·박경아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