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히말라야 8천미터 14좌, 7대륙 최고봉, 3극점(남·북극, 에베레스트)에 모두 도달하는 ‘산악 그랜드슬램’을 세계 최초로 달성했던 박영석 대장 등 3명의 산악인이 지난 10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됐다. “탐험가에겐 정년이 없다”며 안나푸르나 ‘코리안 루트’ 개척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박 대장팀의 실종은 가족은 물론 많은 산악인의 마음을 울렸다. 신간 <탐험가의 눈>은 인류 탐험의 성취와 좌절의 역사를 탐험가들의 육필과 육성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책이다.
박 대장 실종을 겪은 우리에겐 프랑스 산악인 모리스 에르조그의 일기가 각별하게 느껴질 것 같다. 1950년 6월 3일 안나푸르나를 등정한 그는 하산길에 죽음을 코앞에서 만났다. 자욱한 안개 속에 길을 잃은 일행은 작은 크레바스에서 밤을 지샌다. 그러나 이곳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추위로 손발은 얼어붙었고, 말을 할 기운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벗어놓은 등산화는 눈속에 파묻혀 찾을 수가 없다. 그런 악전고투의 상황에서도 동료는 그의 동상 걸린 발을 마사지해 준다. 에르조그는 이렇게 적었다. “나는 그의 이타적인 태도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용기를 얻었다.”(2백98쪽)![]()
아마 박영석 대장팀도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를 그렇게 격려했을 것이다. 에르조그는 살았지만 결국 손가락과 발가락 모두를 잃었고, 인도를 거쳐 귀환하는 길에 의사들은 기차가 설 때마다 잘라낸 손가락과 발가락을 기차 밖으로 버렸다.
영국 해군 장교 스콧의 일기는 탐험의 처절함을 웅변한다. 스콧은 아문센이 이끄는 노르웨이팀과 서로 먼저 남극점을 정복하기 위해 필사의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먼저 남극점을 밟은 것은 아문센팀. 더 큰 어려움은 귀환길에 도사리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혹시 이 일지가 발견될지 모르니, 이 사실은 기록해 두고 싶다. … 마지막이 다가온 것이 틀림없다. 자연사를 택하기로 했다. 효과가 있든 없든 기지를 향해 행군을 할 것이고, 가는 도중에 죽을 것이다. … 안타까운 일이지만, 더 쓸 수 없을 것 같다.”(2백10쪽) 그의 일기는 1912년 3월 29일자로 끝난다.
그 밖에도 이 책은 미지의 세계를 향해 용기 있게, 때로는 무모하게 덤벼들었던 쿡 선장, 훔볼트, 리빙스턴, 다윈, 스탠리, 난센, 힐러리 경 등의 일기와 삽화, 사진을 통해 독자들 마음속에 잠복해 있던 탐험본능을 일깨운다.
글·김한수 (조선일보 문화부 출판팀장)![]()
종이책 읽기를 권함
김무곤 지음 | 더숲 펴냄 | 1만2천원
스르륵 넘어가는 종이책의 소리, 향긋한 종이냄새는 점점 우리와 멀어져가고 있다. 쉽고 빠른 뉴미디어 홍수 속에 깊이 빠져 생각과 감성을 빼앗긴다.
저자는 종이책은 무한 에너지를 가진 매체라고 강조한다. 충전은커녕 콘센트에 꽂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영원한 배터리를 품고 있다. 책은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는 행위와 달리 ‘적극적 의지’가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 삶의 주인공이 바로 자신임을 깨닫게 한다.
패션 코리아, 세계를 움직이다
이동섭 지음 | 시공사 펴냄 | 1만5천원
7인의 코리안이 파리를 홀렸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마틴 싯봉, 레페토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에서 일하며 해외 패션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한국 패션인 7명의 열정을 담은 기록이다. 패션계는 화려하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은 화려함보다는 성실함이 앞선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비록 패션계를 꿈꾸지 않아도 현재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그것에 충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큰 공감을 준다.
판타지 제주신화
김문 지음 | 지식의숲 펴냄 | 1만2천원
그리스 로마 신화가 가장 유명한 기록신화라면 제주 신화는 세계 최고의 구비전승 신화라고 할 수 있다. 제주에는 1만8천여 신이 존재했다고 알려져 있다. 천 개의 경관, 천 개의 전설 속에 숨어 있는 제주신화 탐험기를 제주 토박이인 저자가 전한다. 책은 궤네기또라는 자폐증 소년이 만장굴에서 실종된 후 다시 발견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신들의 존재와 의미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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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