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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화제의 저자 <한국IT산업의 멸망> 펴낸 김인성씨




“세상을 바꾸는 것은 진보를 말하는 사람들의 외침이 아닌,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혁신적 상품입니다.”

<한국IT산업의 멸망>의 저자 김인성씨는 아이폰이 창의적 시도와 혁신이 집중된 정보기술 제품의 대표격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20여 년간 리눅스와 오픈소스를 개발하고 포털업체의 시스템 설계, 구축, 컨설팅을 해온 그는 책 제목 그대로 ‘한국 정보기술산업의 멸망’을 고발한다. 엔지니어가 프로그램과 제품 개발 대신 도발적 주장을 담은 책을 펴낸 이유를 묻자, “0과 1로 된 코드로는 가치관을 바꾸지 못하지만, 글은 그게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고유의 상황을 강요하는 정보기술 분야에서의 폐쇄적 정책이 ‘촌스러움’을 넘어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반시장적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1990년대 말 국내 벤처 열풍 속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창의적 서비스들이 국외 시장 진출에 모조리 실패하고, 수년 뒤 이와 유사한 서비스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한국은 전 세계가 주목한 서비스와 기술의 무대였지만, 이내 사라졌다.

김씨는 “언어의 문제도 있지만 창의력 손상이 주된 이유”라고 했다. 특히 인터넷실명제, 게시글 삭제, 공인인증서 등과 같은 규제는 한국을 고립화시켜, 국외 진출의 길을 막아버렸다는 것이다.


국경이 의미가 없는 인터넷에서는 국가별 서버를 두고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의 서비스를 구축해 제공하고 유튜브나 페이스북처럼 사용자가 언어만 선택해 쓰도록 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사용자를 상대로 스스로 이름과 개인정보를 공개하게 만들어 인터넷에서 새로운 금맥을 캐고 있다.

또 그는 “정보기술 경쟁에선 한국적 특수성이 설 자리가 없다”면서 “글로벌 기준에 어긋나는 각종 규제를 없애고, 국제적 표준과 개방이라는 일관된 정책만이 살길”이라고 했다. 김씨는 아이폰이 국내에서 일으킨 변화의 역설도 지목한다. 이동통신사의 로고마저 허용치 않으며, 모든 것을 ‘애플 식대로’ 고수하는 애플의 비타협적인 폐쇄성이 역설적으로 국내의 갈라파고스적 정보기술 환경을 깨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아이폰 덕분에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저질러왔던 소비자 이익 침해행위가 드러나고 하나 둘 사라지게 됐다. 개방과 표준을 신봉하는 리눅스 개발자답지 않게 그는 “지금 우리에게 아이폰은 선한 것”이라며 “여태껏 무엇도 바꾸지 못했던 한국 인터넷의 폐쇄성을 개선시키고 이동통신 업체들의 횡포를 저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모바일과 인터넷 환경을 중심으로 포털의 닫힌 생태계, 콘텐츠 불법복제, 스마트TV,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정보기술의 다양한 분야를 쉬운 용어로 다뤄 무난하게 읽힌다. 배터리도 바꿀 수 있고, 디엠비(DMB)도 볼 수 있다는 옴니아2가 ‘아이폰 대항마’로 70만여 대가 팔려나갔지만, 고객 대다수가 ‘안티’가 되고 유례없는 소비자 보상 요구에 부닥쳐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김씨가 지적하는 모습은 한국의 기괴한 정보기술 현실이다. 그동안 정보기술 종사자들과 ‘오픈웹’ 등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되어 온 이슈들을 대중적 무대로 끌고 나온 것이다.

그가 대표적으로 지목하는 모습은 국내 사용자에겐 너무 익숙해져 있는 풍경이지만, 이는 국내 정보기술 환경이 글로벌 환경ㆍ흐름과는 동떨어져 고립된 ‘갈라파고스’라고 불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넥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엑스(X)를 강요하는 금융결제 서비스, 아무 기능 없이 비용만 들이는 공인인증서, 바이러스처럼 사용자를 괴롭히는 보안프로그램 등이 한국의 전자상거래를 세계 시장과 단절된 ‘인트라넷’으로 만든 현실이 책에 생생하게 표현돼 있다. 방통위는 이 책이 소개되기직전 마침내 2014년까지 국내 1백 개 주요 사이트에서 “액티브엑스를 들어내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사이트 가입 시 주민등록번호와 실명을 요구하는 인터넷실명제(본인확인제)와 액티브엑스를 통해 사용자 컴퓨터에 각종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강제하지만, 국민 대부분의 주민등록번호가 해외에 유출되어 거래된다. 현대캐피탈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농협 전자금융 시스템 마비에서 보듯 허울뿐인 게 IT한국의 진짜 모습이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글ㆍ구본권 (한겨레신문 경제부 기자)


이승만과 그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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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로 끝내는 마지막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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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 살까지 살까?
하워드 S. 프리드먼, 레슬리 R. 마틴 지음
최수진 옮김 |쌤앤파커스 펴냄ㆍ1만6천원
1천5백명의 인생을 80년간 추적한 사상초유의 수명연구 프로젝트. 무슨 짓을 해도 오래 사는 사람은 따로 있다. 낙천적인 사람보다 걱정근심으로 전전긍긍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 식습관, 같은 단편적인 요인들이 아닌 성격, 인간관계 등이 건강과 수명에 훨씬 중요한 요소라는 결론을 내린다. 똑같은 환경에서도 왜 어떤 사람은 더 건강하게 잘 사는지 보여준다. 풍부한 사례와 심리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건강과 수명에 대한 의외의 진실을 펼쳐 놓는다.

심야 치유 식당
하지현 지음 |푸른숲 펴냄ㆍ1만3천원
정신과 의사 하지현의 심리 에세이. 마음이 춥고 배고플 때 가고 싶은 곳 심야 치유 식당. 관계와 소통, 직장인들의 심리 환경과 양상에 주목했다. 기존의 심리서들과는 색다른 행복의 정의와 해법을 내린다. 이 책은 전직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른 여덟 명의 손님들과 엮어가는 각기 다른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졌다. 저자는 픽션 형식을 도입해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심리 치유 에세이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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