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언론 매체에 건강 관련 기사가 넘쳐난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치다가 예전에 앓은 적이 있는 질환에 대한 기사나 방송이 나오면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대체로 무엇이 어디에 좋더라는 내용이다. 나름의 비판의식이 있는 교양인이라도 별 의심 없이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오메가3에 관련된 기사를 잃고 잠시 충격받은 적이 있다. 먼저 한 책에서 아직 성능이 입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으로 오메가3를 지적해놓은 것이다. 한 신문 건강칼럼에는 오메가3의 효능 실험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갑자기 얼마 전 구입한 오메가3가 생각났다(사실 더 혼란스러운 것은 며칠 전 텔레비전 뉴스에는 오메가3가 여기저기에 좋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 건지!).![]()
<배드 사이언스>는 주로 건강과 관련한 분야에서 발견한 거짓 과학을 폭로한 책이다.
과학의 이름으로 건강에 좋다는 것을 입증해 소비자를 설득하고 있으나, 알고보면 지극히 비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했고, 그만큼 효능이 지극히 의심스럽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이런 내용을 칼럼에 써 고소당한 적이 있다. 넉살이 좋아서인지 용기가 넘쳐서인지, 저자는 그런 경험 조차 유쾌하게 글에 녹여내고 있다.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을 흥미롭게 읽게 하는 힘이 여기서 비롯하는 듯싶다.
이 책에 소개된 가장 어이없는 사건은 아프리카에서 벌어졌다.
에이즈가 번져나가는 아프리카에서 한 자연요법주의자가 기존 에이즈치료제보다 종합비타민제가 더 효과 있다고 선전했다. 이 주장은 신중히 검토되지 않은 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수용됐고, 그 대가로 에이즈 피해는 더욱 커졌다.
이 책에는 사이비 과학으로 무장한 위약들의 사례가 숱하게 나온다. 처음에는 집중해서 읽다가 나중에는 약간 지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는 거 많은 똑똑한 수다쟁이한테 붙잡혀 일장 연설을 듣는 듯하다.
이 와중에 저자는 건강식품의 개발과 홍보에 공통된 현상이 반복해서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대체로 학위를 내세우나 알고 보면 제대로 된 대학이 아니다. 현직 교수라고 하나 실제는 재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에 막대한 지원금을 준 대가로 얻은 직책이다.
논문 형식으로 효능을 입증했으나, 자기에게 유리한 내용만 취사선택했거나 참고문헌이 검증되지 않은 건강칼럼이 많았다.![]()
건강식품이나 영양요법에 관련된 거짓 정보가 나쁜 이유는 당연히 효능이 없거나 과장되거나 실제로 건강을 해쳐서다. 그런데 저자는 또 다른 이유를 덧붙여 시선을 끈다.
<배드 사이언스>는 건강을 지나치게 개인 문제로 소급해버린다.
그걸 먹으면 건강한데 안 먹어서 몸이 나빠졌으니 무지하고 게으른 그 사람 탓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질병을 일으키는 사회적 원인과 생활양식과 관련한 원인을 해결하는 진정한 공중보건”의 가치를 희석할 가능성이 크다.
책을 읽다 순간 답답해진다. “이 약 저 약이 몸에 좋고, 만병통치라하는 말도 믿지 말라. 이 음식 저 음식 먹으면 여기저기에 좋다는 말도 믿지 말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말이냐”라며 저자한테 대거리하고 싶다. 저자도 눈치챈 듯 그 답을 말했다. “속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라니, 꼭 기억하시길!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평생을 살라는 것이다. 즉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비만을 피하고, 과음하지 말고, 금연하고,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기초적이고 단순한 요인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 것.”
늘 느끼는 바이지만, 진리는 단순하다. 문제는 실천하기 어렵다는 것이지만.
글·이권우 (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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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