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9월 개봉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도가니>를 비롯해 <완득이> <마당을 나온 암탉> <세 얼간이> <헬프>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영화들이 많아지자 영화계는 물론 출판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눈치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원작도서 구매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와 베스트셀러를 조합한 ‘스크린셀러’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트와일라잇> <백야행> <슬럼독 밀리어네어> <다빈치코드> 등은 스크린셀러의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각종 온라인 도서구매 사이트와 대형 서점을 중심으로 스크린셀러 관련 이벤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독자들의 관심을 끈 것도 스크린셀러 열풍의 요인이다.
누적 관객 2백19만명을 돌파하며 국산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흥행스코어를 기록한 <마당을 나온 암탉>(감독 오성윤)은 황선미작가의 동명 장편동화를 스크린에 옮긴 것이다.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사계절출판사)은 2002년 출간돼 국내에서만 1백만 부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다. 지난 7월 영화 개봉 이후에는 그림책과 원작 동화가 25만 부 이상 더 팔려나가는 등 스크린셀러 돌풍의 핵으로 주목받았다.![]()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창작과 비평)는 영화 제작이 결정된 후 40만 부 이상이 더 팔려나갔다. 지난 2009년 초판 이래 누적판매량이 80만 부인 점을 감안하면 배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린 셈이다. 공 작가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2008년 11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소설 <도가니>를 연재했고, 누적 조회수 1천6백만 건을 기록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올해 황동혁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 <도가니>는 전 국민을 ‘분노의 도가니’에 빠지게 했다. 영화가 나오자 당시 사건 재수사 촉구 운동과 함께 가해자와 인화학교 관계자 처벌을 주장하는 여론이 거세졌다. 이에 경찰은 재수사에 나섰고, 인화학교는 폐교가 결정됐다.
국회 역시 ‘도가니 방지법’으로 불리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등 장애인 인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소설에서 영화로 이어진 <도가니> 열풍이 사회문제를 되돌아보게 할 만큼 거셌던 사례다.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완득이>(감독 이한)는 김려령 작가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소설 <완득이>(창작과 비평) 역시 지난 10월 20일 영화 개봉과 동시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0위권 내에 재진입했다. 지난 2008년 출간돼 7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소설 <완득이>는 연극 무대에도 올려져 11차 앙코르 공연에 돌입할 정도로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완득이>는 <도가니>처럼 사회성 짙은 작품은 아니지만, 교권추락 시대에 진정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대해 곱씹게 만드는 영화다. 소심한 반항아 완득이와 그의 곁에서 진정한 인생의 길잡이가 돼준 동주 선생의 이야기를 가슴 따뜻하게 그려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스크린셀러 열풍은 해외 작품도 가리지 않는다. 교육제도에 반기를 든 세 천재의 세상 뒤집기를 그린 인도영화 <세 얼간이>(감독 라지쿠마르 히라니)는 인도 작가 체탄 바갓이 쓴 원작소설의 재미와 감동을 바탕으로 한다.
인도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포털사이트 역대 국내 영화평점 1위를 기록하며 4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서점가에서도 소설 <세 얼간이>는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인기에 힘입어 체탄 바갓의 원작소설이 연이어 번역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인셉션> 이후 3주 연속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헬프>는 11월 3일 국내 개봉한다. 1960년대 인종과 여성 차별이 존재하던 미국 남부 도시를 배경으로, 중상류층 백인의 가사도우미로 살아가는 흑인여성들이 그동안 받아온 차별과 핍박을 책을 통해 세상에 드러내는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캐서린 스토킷의 원작소설 <헬프>는 2009년 출간되자마자 미국에서만 3백만 부 이상이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출간 전 무려 60개가 넘는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해져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공주의 남자> <무사 백동수>에 이어 <뿌리 깊은 나무> 등의 드라마까지 스크린셀러 돌풍에 가세하며 국내외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스토리가 탄탄하고 독자들로부터 이미 한 차례 검증을 받은 작품이란 점에서 영화로 제작되기 용이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말이 있듯 이 소설의 감동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내는가, 혹은 원작을 뛰어넘는 임팩트가 있는가가 성공여부의 관건이다. 원작이 영화흥행을 담보하기보다는 그것을 재가공하는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 배우, 스태프들의 정성스러운 손길과 조화가 더해져야만 스크린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이제는 애초에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쓰이는 소설 작품도 많아지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원작소설 영화화와 스크린셀러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현화영 (세계일보 온라인뉴스부 기자)![]()
1 <도가니> 도가니 (공지영·창작과 비평)
2 <완득이> 완득이 (김려령·창작과 비평)
3 <뿌리 깊은 나무> 뿌리 깊은 나무 (이정명·밀리언 하우스)
4 <머니볼> 머니볼 (마이클 루이스·비즈니스맵)
5 <마당을 나온 암탉> 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사계절출판사)
6 <무사 백동수> 야뇌 백동수(이재헌, 홍기우·대원 씨아이)
7 <흉터> 내 여자의 열매 中 아기 부처 (한강·창작과 비평)
8 <세 얼간이> 세 얼간이 (체탄 바갓·북스퀘어)
9 <헬프> 헬프 (캐서린 스토킷·문학동네)
10 <유토피아에서의 7일> 내 인생을 바꾼 일주일 (데이비드 L 쿡·민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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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