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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도시의 허섭스레기가 다 모인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에 포장마차를 끌고 바보각시가 당도한다. 이 포장마차에서는 온갖 구겨진 인간 군상이 모여 자신의 처지를 지껄여댄다. 현실 속에서 발붙이고 살아보려던 바보각시는 그들에게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아이를 갖게 된다.

하지만 서로 자신의 자식이 아니라고 책임을 미루고, 바보각시는 구원의 포장마차에서 목을 매 자살한다. 그들은 책임을 모면하려고 바보각시를 암매장하는데 흙 속을 뚫고 솟아오르는 새 생명의 울음소리가 밤하늘을 가른다. 그가 죽은 곳에서 태어난 것은 화해와 희망의 상징인 ‘미륵’이다.

현실과 신화를 접목해 혼돈 속에서의 자기해방과 구원을 노래한 연극 <바보각시>가 9월 24일 개막하는 2010 서울연극올림픽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서울연극올림픽은 연극올림픽 국제위원회가 주최하는 범국제적인 행사로, 이번에는 총 30개국에서 내놓은 80여 편의 공연을 선보인다.

<바보각시>의 연출은 이 시대 문화게릴라로 불리는 이윤택 영산대 문화산업대학장이 맡는다. 이 작품은 1993년 이 학장의 연출로 초연됐을 당시부터 파격적인 언어와 시적 구성으로 주목받았으며 현대인의 모습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표현한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이 학장은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때와 달리 21세기의 도시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동양적인 신화를 재생시켰다”며 “관객에게 연극이 인간의 삶을 얼마만큼 깊이 있게 표현해내는지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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