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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제32호>파주시 ‘국민참여형 민원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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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자치단체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표어가 있다. ‘고객만족 행정’ ‘주민만족 최상의 민원서비스’ ‘고품질 행정서비스’ 등이 그것이다.

파주시는 시민이 만족하는 민원행정 혁신을 이루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했다. 이를 위해 ‘고객만족’의 바로미터인 민원행정부터 2배 빨리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민간기업이 상품의 납기를 지키고 가능한 한 시간을 단축하려 노력하듯 행정기관도 행정서비스의 납기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파주시는 먼저 시민이 빠르고 손쉽게 각종 증명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민원실의 창구운영시스템을 과감하게 바꿨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지적증명 서류의 평균발급시간이 20여 분걸렸지만, 파주시는 이를 5분 이내로 앞당겼다.  

파주시 관내에서는 또 여러 종류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때도 신청서를 한 장만 작성하면 된다. 민원서류별로 여기저기 분산됐던 창구도 순번표에 찍힌 번호대로만 찾아가면 원하는 모든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원스톱 민원처리로 바꾸었다. 통합민원창구 직원이나 시민들은 한결같이 “통합창구 운영 이후 증명민원 발급이 무척 빨라졌다”고 말한다.

유화선 파주시장은 “시민이 원하는 것은 민원처리의 납기를 잘 지키고, 최대한 짧게 단축하는 것”이라며 “행정서비스에서 납기(기간)라는 것은 시민의 이해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를 지연시키는 것은 곧 시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파주시의 민원행정 혁신에 대해 시민들은 ‘민원처리기간을 10%, 20%도 아니고 절반으로 줄인다고?’ ‘글쎄, 설마 될까? 얼마 못 가 흐지부지 되겠지’ 등 적지 않은 의구심을 내보였다.

하지만 파주시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선택했다. 2004년 12월1일부터 ‘민원처리기간 50% 단축’에 착수한 것이다. 무엇보다 민원을 빠르게 처리하려면 결재 라인이 짧아야 했다. 이를 위해 시장 결재 사무 170종 중 113종을 부시장, 국·소장 전결로 바꿔 66%나 줄였다. 파주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시장 결재 사무 12종을 더 줄여 45종만 남겨 놓았다. 민원 담당자를 대상으로 기간 단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교육도 수시로 실시했다.

 

찾아가는 행정서비스, ‘출장민원실’ 문 열어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업무의 효율성도 높일 필요가 있었다. 공정한 민원 처리를 위해 서류를 꼼꼼히 살피는 것은 물론 현장 확인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파주시는 민원 관련 회의를 모두 매일 아침 8시에 시작하도록 했다. 민원인이 없는 시간에 서류를 심사하고, 근무시간에는 민원상담과 업무 처리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파주시에서 더 이상 ‘회의중’ ‘민원서류 심사중’이라는 명분으로 자리를 비우는 직원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복합민원은 여러 부서가 관련되기 때문에 민원인이 이 부서, 저 부서 뛰어다니면서도 담당 직원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흔히 벌어지고는 했다. 하지만 실무종합심의회가 근무시간 전에 열리면서 여러 부서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도장’을 찍는 등 민원을 집중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민원처리기간은 단축되고 민원인의 불편도 일시에 해소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다.

파주시는 나아가 ‘찾아가는 행정서비스’에 나섰다. 가만히 앉아 민원인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려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서비스라는 것은 고객을 찾아가는 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1만 가구가 한창 입주하고 있는 관내 금촌아파트단지에 출장민원실을 열었다. 금화초등학교에 자리한 금촌2동 출장민원실은 새 아파트 입주민의 전입신고 등 민원업무를 원활히 처리했다.

파주시청 최영우 계장은 “새로 이사한 입주민이 동사무소까지 찾아가는 번거로움과 다른 민원인과 섞여 오래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한꺼번에 덜어줄 수 있게 됐다”며 “민원처리기간을 50% 이상 단축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파주시는 필요하다면쇼핑센터 한구석에 민원창구 좌판을 펼쳐서라도 찾아가는 행정서비스를 실천할 계획이라는각오까지 내보이고 있다.

최 계장은 “행정이란 간섭이나 하는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인식을 씻고 행정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현장”이라며 “파주의 쇼핑센터들이 민원인이 몰리는 이동민원실을 서로 유치하려고 경쟁하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파주시는 대부분의 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민원처리는 군당국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제까지는 군과 협의를 거치는 과정이 있어 마무리까지는 빨라야 2주, 늦으면 2~3개월까지 걸렸다. 시청에 접수된 민원이 우편 등을 통해 군부대에 전달되는 데만 1주일, 또 회신을 받는 과정에서 그렇게 시일을 끌었던 것이다.

 

‘파람이 서포터즈’가동, 민원처리 모니터
파주시는 우편배달기간이라도 줄이기 위해 담당직원이 민원서류를 군부대에 전달하는 방법을 동원했다. 지금은 매주 월·수·금요일 세 번 군부대로 직접 서류를 가져다준다. 파주시 관내에 주둔한 육군 모. 부대의 경우 파주시의 이런 노력에 동참해 문서로 받던 것을 예하부대 담당자와 합동으로 현장을 확인, 검토함으로써 민원처리 협의기간 단축에 도움을 줬다. 파주시는 관내 다른 군부대와도 이런 식의 업무개선을 추진 중이다.

또한 관내 6개 사단, 1개 여단, 산림청·문화재청·철도청·한강유역환경청·서울국토관리청·국도유지관리사무소 등 21개 관련 기관에도 민원처리기간 단축의 필요성을 설득해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2004년 12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석 달 동안 접수된 5,191건의 민원 중 5,041건(97.1%)이 법정기한의 절반 안에 처리됐다.

지난 2월14일, 그동안의 민원처리기간 단축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파주시장은 추가 단축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미 이룬 성과에서 자신감을 확인하고 새 가능성을 보여주자는 의미였다. 이에 따라 이미 50% 단축된 인허가 민원 234종에 대해 추가 단축 가능성을 점검한 결과 209종은 20% 추가 단축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이미 지난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파주시는 민원처리기간 단축과 관련해 ‘더 빨리, 더 좋게’라는 구호를 내세워 민원 관련 부서를 독려하고 민원인들에게 그 효과를 실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민원처리기간 단축에는 시청 공무원뿐 아니라 민간 대행업체의 참여도 필요했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파주시 현실에서는 측량사무소·건축설계사무소와 같은 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민간업체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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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과거에는 일부 민간 대행업체는 수임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불성실하게 민원자료를 작성해 민원처리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파주시는 이들 민간 대행업체가 자발적으로 민원처리기간 단축운동에 참여하도록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교육을 실시했고, 그 결과 지금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편으로는 민원 대행업체·민원모니터·공무원으로 구성된 민관 협의체인 ‘파람이 서포터즈’를 구성해 민원처리기간 단축에 따른 문제점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해 업무에 반영하고 있다. 파람이 서포터즈는 민원 대행업체에 대해 적극적인 민원처리기간 단축 노력을 요청하고 각종 시책을 홍보하는 채널로도 활용되고 있다.

 

민원처리 과정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전송
파주시는 ‘신청하신 팩스민원 발급 완료’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민원 접수 처리 과정을 시민들에게 알려주는 친절도 베푼다. 단문문자발송(SMS)시스템은 팩스 민원서비스보다 한걸음 앞선 행정서비스다. 각종 증명 발급 완료사항, 민원처리 완료사항, 민원처리 진행사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제도다. 담당직원이 처리하는 민원사항이 그때그때 민원인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된다.   

그렇다고 담당직원이 문자를 보내기 위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파주시는 각 부서가 따로따로 사용료를 지급하며 운영하던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를 통합 서버를 구축해 일괄적으로 서비스하도록 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업체의 서버를 이용해 민원처리 과정과 공지사항 등을 알리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기 위해 보안시스템도 갖췄다. 이를 통해 파주시는 고객을 만족시키고 행정홍보 기능까지 충족하고 있다.

또한 파주시가 사용하는 자동발송프로그램 서버는 전국 234개 시·군·구에서 운영하는 행정종합정보시스템의 민원행정시스템에 연결되고 시청 홈페이지 서버와도 결합된다. 시민이 홈페이지에 민원을 올리면 담당공무원은 행정시스템을 통해 처리하고, 과정과 결과가 다시 홈페이지 서버를 통해 민원인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되는 것.

처음에는 메시지 발송 전화로 재문의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운영이 정착 단계에 접어들면서 신속한 민원처리에 대한 시민의 만족감은 높아갔다. SMS 서버는 민원뿐만 아니라 각종 공지사항이나 회의 일정 등을 대상자에게 알려주는 데도 일조한다. 이장회의, 전국 일제 가축 소독의 날 점검, 대청소의 날 공지용으로 부서별로 편리하게 행정사항을 안내하는 시스템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또한 늦은 밤이나 주말 등에 민원 처리가 완료될 경우 처리 즉시 민원인에게 문자메시지가 발송돼 민원처리에 대한 고충을 시민이 직접 느낄 수 있어 민원인의 이해와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SMS시스템을 개편한 결과 통신비용의 절감과 업무 효율성도 증가했다. 이제까지 부서별로 민간업체에 위탁해 통신비용을 별도로 지급해 왔으나 이를 통합함으로써 발송건수별 단가를 낮출 수 있게 돼 ‘규모의 경제’ 이점을 십분 활용하게 된 것이다. 파주시는 앞으로 SMS 대상을 도서대출 반납 안내, 지방세 납기 안내, 예방접종 및 임산부 정기검진 일정 통보 등으로 확대운영해 업무 효율성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유화선 시장은 “행정은 최고의 서비스산업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파주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민주의 행정이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창훈 기자

 

시민들의 말말말

그동안 파주시는 민원처리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런데 최근 파주시 공직사회의 발 빠른 변화를 보며 이제는 민원처리기간이 단축된 것뿐만 아니라 민원을 빨리, 고품질로 처리하려는 자세를 보여줘 반갑다.

성적증명서? 학교에 가지 않아도 면사무소에 가면 팩스로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발급 사실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도 알려주니 편하다.

예전에는 민원 대행업체에서 허가증을 가져다줄 때까지 민원인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문자메시지 발송 서비스를 받아 보니 민원서류의 진행 과정을 알 수 있어 투명행정의 진수를 맛보는 것 같다.

이곳저곳 왔다갔다 하면서 발급받아야 하던 서류들을 한 창구에서 다 해결해 준다. 처리시간도 줄고 직원과의 마찰도 없어져 기분 좋게 일처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직원들이 무뚝뚝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제는 은행처럼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면서 직원들도 웃음으로 고객을 대하니 서로 기분 좋게 일을 볼 수 있다.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예전 같은 구조에서는 일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바뀐 민원실에서는 한 번에 알아서 해주니 그만한 고마움이 없다.

따로따로 행정처리를 하던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한 번에 처리해 주니 얼마나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시스템인가.

파주뿐 아니라 모든 시청이 다들 이렇게 바뀐 줄 알았는데 파주만 그렇다고 하더라. 이 좋은 시스템을 빨리 다른 지역에도 도입시켜 국민 모두 행정편의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천수 고충민원전담팀장 인터뷰

“무엇이든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SET_IMAGE]5,original,right[/SET_IMAGE]‘무엇이든 해결해 드립니다.’
이 같은 마음으로 시민의 고충 해소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사람이 있다. 파주시의 신문고 역할을 하는 고충민원전담팀의 한천수 팀장을 만났다.

고충민원전담팀은 어떤 일을 합니까.
“우리 팀은 지난 2월 구성됐습니다. 주민들이 시청과 관련한 업무를 볼 때, 어렵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 해결해 드립니다. 민원인을 민원현장에 직접 참여시켜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거죠. 진정이나 고충, 다수·집단민원 관리와 조사 처리 등도 맡고 있습니다. 또 파주시 홈페이지의 ‘민원신고센터’를 운영·관리합니다.”

업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텐데요.
“과거 민원봉사과에서 접수 배부하고, 처리과에서 일시적으로 처리하던 업무가 해결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또한 찾아온 민원은 100% 해결될 때까지 진행 상황을 민원인에게 알려주고 담당자와의 직접면담을 통해 민원을 해결함으로써 시민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습니다.”

민원인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제는 찾아가면 무엇이든 해결해 준다! 이렇게들 말합니다. 해결이 안 되더라도 관심을 가져주고 이해해 주려는 노력이 고맙다는 말도 자주 듣습니다. 신경이 곤두선 채 방문했다 상담 후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웃으며 돌아가시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시장실 직속 부서로서 장단점이 있다면.
“기관장이 관심을 갖고 해결해 준다는 신뢰감이 높아졌고 부서 간 업무 협의와 처리 과정이 신속합니다. 반면 해당 부서에서 간단하게 처리할 일도 우리 팀이 생기면서 시장실을 바로 방문하는 일이 많아져 효율성이 약간 떨어지는 점도 있습니다.”

향후 운영 계획은.
“현재 하는 업무를 한 단계 높여 실시간 운영체계를 유지하고 통합민원관리시스템 방식을 행정전자결재시스템과 연계할 계획입니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더욱 빠른 민원행정으로 파주시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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