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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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가옥 구조는 익히 아는 대로 온돌식이다. 추운 겨울날 온돌방에는 으레 ‘화로’가 놓여 있었다. 해방 직후까지 도시를 제외한 농가의 대부분은 이 화로를 사용했다.
화로의 기본 역할은 역시 난방 보조였다. 성냥이 없던 시절 화로는 ‘불씨 보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생활용품이었다. 불씨 보전은 대개 집안 여자들에게 주어진 의무였고, 그 의무를 게을리 한 여인네들은 심지어 쫓겨나는 운명까지 감수해야 했다.
화로는 식사할 때 된장찌개 등의 음식을 데우는 보조 화덕의 역할도 했고, 어른들에게는 담뱃불을 붙이는 라이터 구실까지 도맡았다. 창밖에 흰 눈이 펄펄 내리는 겨울, 할머니는 아껴 둔 밤을 꺼내 화로에 묻어 구웠다. 화롯가에서 할머니가 들려 주시는 옛날이야기를 들으면서 구운 밤과 고구마를 먹던 일은 50대 이상 한국인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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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처럼 난로가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든 것은 일제시대 이후부터다. 초창기 난로의 주된 연료는 장작이나 참숯, 무연탄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난로의 주류는 장작난로였다. 장작을 수시로 넣어 줘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온돌방이 아닌 실내에서 온기를 유지해 주는 난로의 등장은 어쨌든 획기적 변화였다.
장작을 때는 난로 중에는 벽난로도 있었다. 벽난로는 극히 일부 부잣집에서나 구경할 수 있었다.
난로 연료 중에는 조개탄이 무척 긴 생명력을 유지했다. 무연탄을 주원료로 목탄분말(숯가루)을 혼합해 조개 모양으로 성형·건조한 것으로 취급이 어려운 대신 발열량은 매우 우수했다. 일제시대인 1920년대부터 사용하기 시작해 1980년대까지 주로 학교나 군부대, 사무실의 난방용으로 사용됐다.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그러나 조개탄은 사용이 편리한 연탄이 등장하면서 점차 그 수명을 다했다. 6·25전쟁 이후에는 무연탄을 원료로 하는 구공탄(九孔炭)의 사용이 점차 성행했다. 구공탄은 구멍이 뚫린 연탄을 일컫는 말로 십구공탄의 준말. 즉 19개의 구멍이 있는 연탄을 말한다. 연탄난로에는 주로 29공탄이나 39공탄이 사용됐다.
구공탄은 단순히 난로 연료로 뿐만 아니라 난방과 취사를 겸한 주방연료로도 왕좌 지위를 차지했다. 1957년도 통계를 보면 서울 시민의 90% 이상이 가정용 연료를 연탄에 의존했다. 구공탄의 수급 문제는 당시 시정(市政)의 최대 행정과제 중 하나였다. 묵직한 무쇠로 만든 연탄난로는 관공서와 회사 사무실에서 한동안 최고의 난방 용품으로 대접받았다.
1950년대 처음 선보인 석유난로는 무연탄난로와의 세대교체를 의미했다. 석유난로는 등장 초기에는 최고급 난로로 대접받았다. 석유난로를 통째로 마당으로 들고 가 손펌프로 등유를 주입하던 일을 30대 중반 이상 세대는 모두 기억할 것이다. 불을 붙일 때는 손잡이를 점화 표시 부분까지 한껏 돌린 다음 성냥을 그어댔다. 그 매캐한 석유 냄새는 오히려 향기롭기까지 했다. 어머니들은 이 석유난로를 신문지와 걸레로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고 또 닦아 그 편리함과 탁월한 성능에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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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이후부터는 전기난로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전기를 이용한 난방기구는 첨단 난로시대를 활짝 열었다. 사람들을 연탄가스와 등유 냄새로부터 해방시킨 전기난로는 청결과 열효율, 편리성 측면에서 이전 시대의 난방기구를 압도했다. 전기난로의 등장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개인난로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사무실이나 요식업소 등지에서 앙증맞은 모양과 크기의 개인난로를 옆에 끼고 있는 모습은 지금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2000년대 한국 가정의 난로는 단연 전기 온풍기가 지배한다. 상하 자동 풍향 조절 장치에 타이머·자동안전장치·리모컨 등 부가 기능은 이미 기본 사양으로 간주된다. 요즘에는 공기 정화 기능과 가습 기능까지 갖추고 겨울에는 난방 기능까지 수행하는 다기능 온풍기가 유행이다.
명화 액자인지 난로인지 구별이 쉽지 않은 액자형 벽걸이난로도 등장했다. 심지어 벽 전체가 난로 역할을 하는 벽 대체형 태양에너지 패널까지 상품화되기에 이르렀다.
[RIGHT]한기홍 객원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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