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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겨울 밤 따뜻한 구들목에 화로를 끼고 앉아 온 가족이 오순도순 찐 고구마를 먹던 기억, 혹은 방문을 열면 따뜻한 아랫목에서 시금털털하게 익어가는 청국장 냄새의 추억…. 생각만 해도 정겨운 유년 시절 시골집 기억 속에는 언제나 온돌이 함께하고 있다.

한글·금속활자와 더불어 ‘한민족 3대 발명품’ 중 하나라는 ‘온돌’이 우리의 안방을 넘어 세계를 달구고 있다. 수천년 동안 세계에서 오직 한국인만이 사용해 온 우리 고유의 온돌(구들)이 참살이 시대를 맞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문화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우리나라가 제안한 온돌 관련 신규 국제표준안 7건이 국제표준기구 기술위원회(ISO/TC) 회원국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어 국제표준안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온돌의 세계화가 시작된 것이다.
온돌(ondol)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옥스퍼드 사전 등에도 ‘한국의 바닥 난방장치’라고 설명되어 있다.

기원전 5000년쯤의 신석기 유적에서 처음 그 모습을 보이는 온돌은 고조선을 거쳐 서기 4세기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그려져 있다. 최근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발해성터에서도 온돌 유적이 발굴돼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중국이 자국 문화의 일부로 편입시키려고 무척 노력할 정도로 온돌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가치는 매우 크다.

온돌은 참으로 놀라운 과학적 발명품이다. 온돌의 원리는 열의 전도를 이용한 복사 난방 방식으로 작동된다. 한번 뜨거워지면 잘 식지 않는 돌의 특성을 이용해 추운 겨울에는 장작불로 돌을 달구어 따뜻하게 지내고 더운 여름에는 돌의 차가운 성질을 이용해 시원하게 생활한 것이 바로 우리 조상의 지혜다.

대체로 온돌을 구성하는 구들과 아궁이는 지역별로 큰 차이가 없지만 굴뚝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북방지역은 열도 빼앗기지 않고 서북풍이 역류하지 않도록 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신 남방지역은 북방지역보다 훨씬 따뜻한 기후로 굴뚝에 대한 의미를 두지 않고 지었다.
 

혈액순환 촉진· 공기 정화 효과
온돌의 우수성은 ‘가장 과학적이면서도 참살이(웰빙)에 적합한 난방’이라는 데 있다. 돌에 열을 축적해 난방하는 방식이라 온돌은 에너지 절약효과가 뛰어나다. 또 돌을 달구어 나오는 원적외선이 우리 몸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건강에도 좋다.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이 아랫목에 몸을 누이고 피로를 푸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온돌은 뜻밖의 장점들도 지니고 있다. 바닥의 더운 공기가 대류해 방 안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고 먼지·세균 등의 확산을 최소화해 공기도 정화된다.

현대에 이르러 온돌은 온수배관을 이용한 바닥 난방으로 진화했다. 바닥 난방을 위해서는 일정한 공간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온돌을 설치하면 아파트 등 다중이용 주거공간에서는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같은 특성과 장점 때문에, 최근 10년 사이 세계 각국에 급속히 확산된 우리 온돌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페치카(벽난로)나 라디에이터(방열기)를 이용한 대류난방 방식을 사용해오던 독일·스위스·덴마크 등 유럽 국가에서도 신축 주택의 절반 가까이가 바닥 난방, 즉 온돌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남방문화권이기 때문에 온돌이 필요하지 않은 일본에서도 건강학적 이점 때문에 온돌이 채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온돌을 사용하면 알러지와 같은 피부 질환, 감기·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널리 알려져 고급 양로원에서 특히 온돌을 선호하고 있다.
 

유럽 신축 주택의 절반이 온돌 채택
침대생활 문화권인 중국에서도 요즘은 신축 주택에 바닥 난방을 채택해야만 인기가 있다고 한다. 특히 중국에서는 온돌이 부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새로운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의 제안으로 국제표준기구 기술위원회(ISO/TC)가 채택한 7건의 신규 국제표준안은 이같은 한류 열풍을 전세계로 확산시키는데 디딤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제표준안 채택은 지난해 말 온돌 파이프와 관련된 4종의 기술이 ISO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데 이은 쾌거이기도 하다.

현재 서유럽에서는 50% 이상의 신축 주택에 온돌이 설치되고 있으며, 미국 내 온돌시장도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또 국제표준 채택, 세계시장 개척 등 민·관의 협력과 노력으로 온돌배관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매년 100% 이상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이 중 특히, 온돌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난방관의 경우, 우리 선조들의 과학적 사고와 지혜가 고스란히 배어 있어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수출한 것이나 다름없다.

온돌을 포함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온돌을 홍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온돌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는 국가적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 즉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국제표준이라는 세계 규범 등재가 필수적이다.
이에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는 앞으로 우리 문화와 생활에 대해서도 국가표준을 확대하고, 이 중 세계인이 공통으로 사용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제표준화 작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는 온돌의 국제표준화로 우리 온돌의 세계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국제표준 제정으로 한국인이 아니면 느낄 수 없던 그 따스함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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