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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은 1월 4일 전북 고창군에 사는 오모(34)씨가 자신의 딸(9)의 성을 전 남편 성인 김씨에서 현재 남편의 성인 박씨로 바꿔달라는 신청을 받아들이는 자녀 성 변경 신청을 승인했다.
오씨는 2003년 전 남편과 헤어진 뒤 딸을 데리고 박모(32)씨와 재혼했다. 새아버지와 성이 달라 놀림과 고통을 받던 딸의 성을 바꿔줄 것을 법원에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했었다. 법원 판결로 딸은 이제 김씨가 아닌 박씨로 당당하게 살아가게 됐다. 정읍지원은 오씨 외에도 권모(49)씨와 유모(35)씨가 제출한 자녀 성 변경 신청을 이유있다며 승인했다. 올해부터 호주제가 폐지되고 가족관계등록제가 시행된 이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자녀의 성을 변경한 판결이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1월 9일 재혼녀 강모씨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딸(7)의 성을 현재 남편의 성인 김씨로 바꿔달라는 신청을 받아들였다.
강씨는 1998년 일본인 남편과 결혼해 2001년 현재의 딸을 일본에서 출산했다. 강씨는 딸이 두 살이던 2003년 2월 이혼, 일본인 남편과 협의 하에 자신이 친권자로 딸을 한국 호적에 올리면서 성을 자신의 성인 강씨로 바꿨다.
이후 강씨는 2003년 12월 한국인 남편 김모씨와 재혼했고, 이듬해인 2004년 김씨와 사이에 아들을 낳았다.
결국 강씨는 전 남편인 일본인과 현 남편 한국인 사이에서 낳은 두 자녀의 성이 각각 강씨와 김씨로 달라 전 남편과 낳은 딸의 성을 김씨로 바꿔달라고 법원에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1월 8일 자녀의 성(姓)과 본(本)을 바꿔달라며 접수된 변경허가 청구사건이 지난 1월 2일부터 7일까지 무려 1472건이라고 발표했다. 대부분 자녀를 데리고 재혼한 여성이 자녀들의 성과 본을 새아버지의 성과 본으로 변경해 달라는 요구였다. 이혼하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 자녀의 성을 자신의 성과 같게 해달라는 요구도 많았다. 또 친양자 입양청구도 151건이나 접수됐다.


자녀 성 변경청구 엿새동안 1472건
2008년 새해를 맞이해 호주를 중심으로 가(家) 단위로 작성되던 호주제도가 폐지되고 개인의 존엄성과 남녀평등 등 헌법 이념을 구체화한 개인별 가족관계등록제도가 새롭게 실시되고 있다.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혼인이나 이혼, 입양 등 인적사항을 모두 드러내는 호적 대신 생년월일 등 가족관계를 특정하는 데 필요한 기본정보만 담는 가족관계등록부가 도입됐다. 모든 국민이 1인(人) 1적(籍)을 갖게 되는 셈이다

또 부성(父姓)원칙이 수정돼 자녀는 어머니나 새아버지의 성으로 바꿀 수 있다. 호주의 본적을 따랐던 본적제도는 폐지되고 등록기준지 개념이 도입, 등록하고 싶은 장소를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등록기준지는 가족이 동일하지 않아도 되고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다. 만 15세 미만자를 대상으로 인권을 존중하는 친양자 입양 제도가 도입됐다. 나아가 다양한 목적별 증명서(5종)를 발급해 불필요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원하면 어머니 성 따를 수 있어
가족관계등록부는 가족관계, 출생과 국적, 개명 등 신분사항, 혼인과 입양 관련 내용, 친양자 입양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증명대상에 따라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입양관계증명서,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 등 5가지로 나누어 발급받는다.

가족관계증명서  본인과 부모, 배우자, 자녀의 인적사항(성명, 출생연월일, 주민등록번호, 성별, 본(本) 등 5개 항목). 형제자매관계는 드러나지 않는다.
기본증명서  본인의 출생, 사망, 개명 등의 인적사항. 혼인관계는 드러나지 않는다. 
혼인관계증명서  배우자 인적사항 및 혼인· 이혼에 관한 사항.
입양관계증명서  양부모, 양자의 인적사항 및 입양, 파양에 관한 사항.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  친생부모와 양부모, 친양자의 인적사항 및 입양, 파양에 관한 사항.

개인의 이혼 경력은 혼인관계증명서에만 나타날 뿐 가족관계증명서 등 나머지 증명서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혼 경력이 있어도 가족관계증명서에는 현재 배우자만 나타나고 전처는 표시되지 않는다.

형제자매 관계는 본인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형제자매를 확인하기 위해선 부모의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야 알 수 있다. 물론 형제자매의 이혼 경력도 가족관계등록부에 나타나지 않는다.

가족관계등록부는 호적처럼 서면장부가 아니라 가족관계 등록사항을 개인별로 입력해 처리한 전산정보자료다. 전산시스템에 개인별 인적사항을 입력하고 본인 외의 관련 정보는 필요할 때 연결정보로 추출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동일호적 내 가족구성원의 인적사항 등 불필요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단점이 없다.

가족관계등록부의 가장 큰 특징은 아버지의 성만을 따르도록 했던 기존의 호적제와 달리, 필요한 경우 성을 바꿀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부부가 혼인신고를 할 때 어머니의 성을 따르기로 합의한 경우(법원에 신청), 자녀는 어머니의 성을 따라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할 수 있다. 혼인신고 때 관련 내용을 신고하지 않더라도 추후 법원의 재판을 통해 자녀의 성 변경이 가능하다.

이는 이혼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전 남편의 자녀를 데리고 재혼한 경우, 자녀의 성을 새아버지의 성으로 바꿀 수 있다. 과거는 자녀의 성은 무조건 친부의 성을 따라야 했기에 이혼한 경우에 변경이 불가능했다.

양자도 성을 바꿀 수 있다. 양부와 성이 달라 고통을 받는 경우, 양자는 본인의 청구로 법원의 재판을 거쳐 양부의 성으로 바꿀 수 있다. 또 친양자입양제도를 이용해 성을 바꿀 수도 있다.


양자도 법률적 친생자로 인정받아
이번에 신설된 친양자입양제도란 ‘만 15세 미만자에 대하여 가정법원의 친양자입양 재판을 받아 법률적으로 친생자로 인정받는 제도’를 말한다.
친생자로 인정받는 경우, 양자는 법률상 양부모가 혼인 중에 낳은 아이로 인정돼 친부모의 친족관계가 완전히 소멸된다. 친양자입양제도는 양부모가 친생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일반입양은 친생부의 성과 본을 유지하지만 친양자입양은 양부의 성과 본으로 변경된다.

입양의 경우, 기본증명서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가족관계증명서와 입양관계증명서에는 양부모가 표시된다. 다만 친양자입양제도를 이용하는 경우 가족관계증명서에 양부모가 친부모처럼 표시돼 입양사실이 드러나지 않는다. 또 친양자입양 관련 내용을 담는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는 입양사실을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가족 또는 본인에게도 발급이 제한된다.

이 증명서는 본인이 성인이 된 경우, 혼인당사자가 혼인의 무효 또는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친족관계를 파악하고자 하는 경우, 수사기관의 수사목적으로 신청한 경우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발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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