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나 여성들이 요즘 평창 여행을 더 즐거워하는 까닭은 ‘로하스가든’
때문이다. 용평면 도사리의 산골짜기에 들어앉은 로하스가든은 한 여행사가 운영하는
유럽풍 펜션단지 ‘로하스파크’ 내에 문을 연 테마정원이다. 봉평에서 용평 방면
운두령 자락 아래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들어가면 로하스가든에 닿을 수 있다.
첫인상부터
기대 이상이다. 강원도의 깊은 산골짜기 울창한 숲을 그대로 정원으로 이용했는데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들어앉은 이국적 느낌의 건축물 덕분에 마치 유럽 시골의 어느
작은 마을에 찾아온 것 같다. 꽃밭과 작은 연못, 맑은 물 졸졸 흘러내리는 인공수로,
앙증맞은 조형물이 어우러진 곳에서 기분 좋은 산책을 할 수 있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리빙관이다.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이곳에는 직접 제작한 핸드페인팅
도자기, 식기류와 친환경 상품 및 패브릭, 인테리어와 소품과 아이디어 제품 등으로
가득하다. 넓은 매장 곳곳에 아름다운 꽃과 화초들이 가득해 눈과 마음이 모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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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관
오른쪽 건물은 진한 커피향 가득한 카페 칠공공이 있는 곳이다. 세계 유명 커피 산지에서
들여온 최고급 원두를 직접 호스팅해 커피를 만들어준다. 평창의 7백미터 고지에서
볶아내는 진하고 뜨거운 커피 맛이 궁금하다면 한번 찾아보면 좋겠다.
블랙과
화이트의 조화가 멋진 건물, 어린이 과학체험관 ‘와카푸카’는 로하스가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다. 거울이나 착시 효과를 이용해 뒤죽박죽 유쾌한 세상을 만들어버리는
‘착각의 방’과 ‘보호색의 방’, ‘중력의 방’, ‘착시 체험 갤러리’ 등 과학관을
비롯해 사람의 움직임이나 소리에 반응하는 모션센서의 원리를 이용한 ‘미디어 체험관’,
‘트릭아트’ 등 다채로운 시설과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와카푸카를 나오면 다시
초록의 숲과 산책길이 기다린다.
로하스가든을
감싸고 병풍처럼 늘어선 산자락을 따라 숲 속 산책을 즐기다가 단지 위쪽에 줄지어
선 멋진 캠핑촌에 들러 블로그에 올릴 기념사진을 찍고, 뾰족지붕 우뚝우뚝 늘어선
펜션 단지 안 골목길을 걸어봐도 좋다. 신체활동 왕성한 아이들이 성화라면 사계절
썰매장에 들러 온 가족이 신나게 놀 수도 있다.
시골장이 열리는 봉평읍내에선
장터 구경에 나서본다.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옛날 것들과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구색 잘 갖춘 좌판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봉평장은 장이 열리는 모양도 독특하다.
읍내를 가로지르는 중앙로를 중심으로 골목마다 장이 선다. 첫번째 골목에는 인근
동해바다에서 방금 도착한 생선들이 가득하다. 오징어, 도다리, 삼식이 등 여름 생선이
좌판 가득 쌓여 있다.
생선 골목을 지나면 달콤한 향기가 확 풍긴다. 좌판마다
펼쳐진 노란 참외나 수박, 윤기나는 토마토, 참다래 등 잘 익은 과일에서 풍기는
기분 좋은 냄새들이다. 봉평장 골목 중 가장 왁자글 북적이는 골목은 단연 ‘봉평체육사’
앞에서 시작하는 먹거리 골목이다. 이 골목에는 평창 지역을 포함한 강원도 전역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과 요깃거리가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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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칠한
솥뚜껑에 묽게 반죽한 메밀을 두르고 배춧잎 두어 장 올려 파나 고추 등을 얹어 노릇노릇
구워낸 부침개에 송송 썬 김치를 둘둘 말아낸 메밀전병이 그 대표 주자다. 올챙이국수나
묵국수도 인기 만점이다. 올챙이국수는 옥수수 가루로 걸쭉하게 반죽해 구멍 뚫린
바가지에 내리면 방울방울 떨어지는 모양이 올챙이 같다고 해 붙은 이름으로 강원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종종 진짜 올챙이가 들어 있느냐고 묻는 외지인들이
많아 장사치들이 웃음보를 터뜨린다. 올챙이묵이라고도 하는데, 정선에서는 ‘올창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왕
먹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평창에서 꼭 맛봐야 할 것이 두 가지 더 있다. 먼저 평창한우.
평창한우 판매점이자 식당인 한우타운을 찾으면 질 좋은 평창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미식가들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간다. 한우의 고장답게 평창에서는
한우를 응용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질 좋은 우둔살과 고슬고슬 잘
지어낸 밥이 어우러진 한우초밥이나 밀쌈에 불고기와 여러 가지 볶은 야채를 함께
넣고 둘둘 말아먹는 한우밀쌈 하며 잘 양념해 버무린 육회를 매콤 달콤한 비빔냉면
위에 얹어 먹는 육회냉면 등은 평창에서만 맛볼 수 있는 훌륭한 요리들이다.
고깃간
주인에게 평창 소가 왜 이렇게 맛있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과학적이다. 평창의
평균 해발고도는 7백미터로 인체의 생체 리듬에 가장 좋은 높이라고 한다. 사람도
살기에 좋은데 동물 또한 매한가지 아니겠냐며 웃는다.
평창의 두번째 맛은
바로 송어요리다. 평창은 우리나라 최초로 송어양식이 시작된 곳이다. 깨끗하고 맑은
1급수에서만 사는 평창 송어는 다른 지역 송어에 비해 살이 찰지고 맛 좋기로 유명하단다.
송어회는
보통 양배추와 당근, 오이 등 아삭아삭한 야채에 콩가루, 들깨 가루, 초고추장을
함께 넣어 설렁설렁 비벼 먹는다.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나 비린 맛이 없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다. 평창에서는 송어회 말고도 송어탕수도 맛볼 수 있다. 얇은 밀가루
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내 달콤한 소스를 뿌려 낸 송어탕수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하다.
평창읍 남쪽에서 미탄면으로 이어지는 해발 1천미터 높이 삼방산
동부능선을 찾아가면 멧둔재 옛길을 걸을 수 있다. 지금이야 울퉁불퉁한 평범한 산길처럼
보이지만 이 길은 한때 평창읍에서 미탄면을 거쳐 정선까지 연결되는 신작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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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멧둔재 터널이 뚫리기 전 이 길은 삼방산과 장암산, 청옥산 등으로 꽁꽁 둘러싸인
두메산골인 미탄면 사람들과 세상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멧둔재 터널이 뚫리면서
폐도가 됐지만 최근 도보여행 열풍을 타고 ‘맷둔재 옛길’이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으로
다시 불려 나오게 된 것이다.
미탄면
창리의 샘내마을에서 시작된 길은 몇 개의 고개를 넘어 평창읍 노론리까지 연결된다.
총길이는 8킬로미터 정도. 천천히 걸으면 세 시간가량 걸린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길섶에는 산딸기가 주렁주렁 달렸고 야생화도 지천으로 피어 있다.
쉴새
없이 지저귀는 산새 소리와 바람 소리, 바위틈 물 흐르는 소리에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진다.
길 자체만으로는 ‘명품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다만 멧둔재 옛길은 지금도
복원이 끝나지 않아 아직 안내 표지판이나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또
대부분 돌길이기 때문에 바닥이 단단한 트레킹화가 필수이며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걷는 게 안전하다.
글·고선영 (여행작가) / 사진·김형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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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