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전남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있는 순천만은 알려져 있다시피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이며 연안습지 중 최초로 ‘람사협약’에 등록된 곳이기도 하다.
행정구역상 해수역은 무려 75제곱킬로미터, 여기에 총 면적 5.4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갈대 군락이 펼쳐져 있다.
이 거대한 순천만을 여행하는 첫걸음은 대대포구에서 시작한다.
이곳에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갯벌과 철새에 관한 다양한 전시물과 영상물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아기자기한 체험시설이 많은데다 갯벌과 갈대, 습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출 수 있어 순천만을 탐방하기 전 돌아보면 좋다.
자연생태관을 나서면 본격적인 갈대숲 탐방이 시작된다. 순천만 갈대밭을 여행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걷기다. 갈대숲 사이를 걸어갈 수 있는 산책용 덱이 만들어져 있어 힘들이지 않고 광활한 갈대밭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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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체험선을 타고 연안습지를 만날 수도 있다. 순천만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순천만 앞바다까지 나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로 왕복 약 35분 정도가 소요된다. 갈대열차를 타고 갈대밭 사이로 펼쳐진 둑길을 다닐 수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대대포구 주변 둑길을 돌아보는 방법도 있다.
이왕 순천만에 갔다면 용산전망대에 올라볼 것을 권한다. 용산은 용이 하늘로 오르다 순천만 풍광에 반해 머물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야트막한 산이다.
갈대밭 탐방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약 1킬로미터만 더 걸으면 전망대 정상에 닿을 수 있는데, 이곳에 서면 둥근 갈대군락들 사이로 S자를 그리며 미끄러져 나가는 물길을 볼 수 있다. 해질 무렵이면 수많은 사진애호가가 순천만의 낙조를 담기 위해 찾는 촬영포인트이기도 하다.
순천만뿐 아니라 순천에는 보고 다닐 곳이 넘쳐난다. 선암사와 송광사, 낙안읍성의 고즈넉한 풍경은 바쁜 일상을 잠시 잊고 여유를 찾게 해준다.
조계산에 자리한 천년고찰 선암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절이다. 백제 성왕 때인 529년 아도화상이 세운 고찰로 태고종의 본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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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에서 절까지 이어지는 숲길은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이팝나무, 서어나무, 굴참나무, 팽나무, 조팝나무, 산딸나무, 느티나무가 우거진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씻기는 기분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는 승선교가 있다. ‘선녀들이 승천한다’는 뜻을 가졌는데, 아치형의 다리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답다.
선암사 반대편의 조계산 자락에 송광사가 자리한다.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와 더불어 삼보사찰(三寶寺刹)로 꼽히는 명찰로, 국사 16명을 배출했다. 영정을 봉안하는 국사전과 목조삼존불감, 고려고종제서 등 국보 3점과 하사당, 영산전 등의 보물 16점 등 국가문화재 21점이 있다.
선암사와는 굴목이재라 불리는 산길을 통해 이어지는데, 산길은 약 8킬로미터 정도로 부지런한 걸음으로 3시간이면 충분하다. 산길은 편백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등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다. 선암사 쪽에서 오르는 것이 편하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낙안읍성에도 가보자.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전통마을이다. 웅장한 성문을 지나 마을에 들어서면 마치 조선시대로 거슬러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흙벽에 잿빛 초가지붕을 인 초가집들. 돌담 사이로 작고 예쁜 고샅길이 나 있고 고샅길마다 몇백 년은 됨직한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서 있다. 이리저리 얽혀 있는 비좁은 고샅길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푸근해진다.
낙안읍성민속마을은 전시와 관람을 위해 만들어놓은 민속촌이 아니라 사람이 살고 있는 ‘살아 있는’ 마을이다. 주민이 초가에서 생활하며 민박집과 주막, 기념품 가게 등을 운영한다.
마을의 정경은 마을을 감싸고 있는 성벽길을 걸어봐야 온전히 볼 수 있다. 성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분~1시간 정도다.
순천시내에 자리한 순천드라마 세트장은 2006년에 개장한 오픈 세트장이다. 드라마 <자이언트>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등 시대극 촬영장소로 유명하다.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시대상을 만날 수 있다.
순천의 60~70년대를 그대로 재현한 소도읍 세트장부터 60년대 태백 탄광마을, 70년대 서울 달동네, 80년대 서울 변두리를 완벽하게 재현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 즐겁다.
드라마 마니아라면 극중 주인공의 흔적을 찾으며 둘러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처음부터 관광지 목적으로 제작된 촬영장이기 때문에 알차게 구성되었다.
순천은 맛도 풍성하다. 별미 중 별미는 짱뚱어다. 된장을 푼 물에 시래기, 호박, 무 등을 넣고 끓여 탕으로 먹는다. 짱뚱어는 갈지 않고 통째로 넣는다.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아 처음 먹는 사람도 거부감이 없다. 속살은 부드럽다 못해 촉촉하다. 들깨 향이 향긋하게 우러나는 국물맛은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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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도 빼놓을 수 없다. 대대포구 앞에 장어구이집이 많다. 순천만 갯벌장어는 흙냄새와 비린내가 전혀 없고 육질이 쫄깃하다. 지방이 적어 소화불량이 있는 사람이라도 부담 없다.
선암사 앞 상가 지구에는 조계산에서 자란 산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 산채정식 등을 내는 집이 많다. 어느 집에 가나 후덕한 전라도 인심을 맛볼 수 있다.
글과 사진·최갑수 (시인ㆍ여행작가)![]()
116호 ‘공감여행-동해’ 편에 실린 내용 중 ‘용추폭포가 얼마나 장관이었는지 삼척부사 유한전은 폭포 하단 절벽에 ‘용추’(龍湫)라는 글을 새겼다’에서 ‘유한전’은 ‘유한준’으로, ‘글을 새겼다’는 ‘글을 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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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