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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다문화시대 여는 국제결혼 추이


“2072년 30대 대선에서 사상 첫 코시안(Kosian=Korean+Asian)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김고산 당선인은 2020년 한국계 아버지와 베트남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 2세대입니다. 경기도의 농촌마을에서 자란 김 당선인은 고교 졸업 후 농어촌 특례입학 전형을 통해 명문대를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김 당선인은 고향에서 줄곧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왔습니다. 2060년 국회의원에 처음으로 당선된 김 당선인은 3선에 성공한 뒤 올해 30대 대선에 뛰어들어 결국 승리를 거뒀습니다. 김 당선인의 승리에는 무엇보다 1000만 명에 달하는 다문화 가정 출신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됐습니다. 그러나 ‘변화’를 바라는 순수 한국계 국민들로부터도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대통령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의 탄생에 빗대 한국의 미래 대선 결과를 가상해보았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설마 그런 날이 올까’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여러 통계 지표와 전망을 종합해보면 이 같은 가상 상황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많다.

펄벅 재단(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펄벅 여사가 전쟁 고아와 혼혈아동을 돕기 위해 설립한 재단)에 의하면 2003년 우리나라 혼혈 인구는 3만 5000여 명 수준이었다. 미국인과 한국인 사이에 태어난 아메라시안(Amerasian)이 5000여 명, 한국인과 아시아인 사이에서 태어난 코시안(Kosian)이 3만여 명이었다.

연세대 구성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혼혈 인구는 2020년에는 167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0년에는 20세 이하 인구 5명 중 한 명(21%)이 혼혈인이고, 신생아 3명 중 한 명(32%)이 혼혈인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사는 것이 세계화’
이처럼 혼혈 인구가 증가하리라는 전망은 국제결혼이 늘어난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우리나라 국제결혼 건수는 1994년까지는 연간 7000건 이하였지만, 1995년 이후 연간 1만 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2003년 이후엔 더욱 늘어 2006년엔 약 4만 건에 달했다. 국제결혼이 전체 결혼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대폭 높아졌다. 2000년 전체 결혼의 3.7%에 불과하던 국제결혼 건수는 2006년에는 11.9%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여성과의 결혼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과정에는 한 가지 특징이 발견된다. 전통적으로 비중이 높았던 중국 국적 여성(조선족)과의 결혼 건수가 정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결과는 농어촌 남성들을 대상으로 결혼중매에 나선 결혼정보회사들이 베트남 여성과의 중매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6년 한 해 동안 결혼한 농어촌 남성 가운데 절반 가까운 41%가 중국과 베트남 등 외국 국적 여성과 결혼했을 정도다.

베트남 등 외국인 여성과의 혼인 증가는 곧 혼혈 인구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5000년 역사를 가진 단일민족이란 이야기가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혼혈인을 피부색과 인종이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은 세계화시대에 역행하는 것일 뿐 아니라, 앞으로는 국민통합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국민들이 사상 첫 흑인대통령을 탄생시키며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듯이 우리도 혼혈·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깨고 ‘함께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글·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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