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3월 7일 서울 도심에서 경찰관들이 시위대에게 집단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산사고 추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경찰관 16명을 집단폭행하고 무전기와 안전방패, 카메라를 빼앗아간 것. 시위대 중 1명은 구타한 경찰관의 신용카드를 훔쳐 쓰는 강도 행각까지 벌였다. 공권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폴리스라인을 지키지 않고 도로를 무단 점거하는 것은 기본. 쇠파이프 사용, 공공기물 파괴, 경찰관 집단폭행과 절도 등 불법·폭력 시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불법·폭력 시위는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를 줬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로 인해 총 3조7513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4월 6일과 7일 오후 1시부터 50분간 방영된 2부작 다큐멘터리 ‘KTV 특별기획-다시 법치를 말한다’는 이런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기획됐다.
6일 방영된 1부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시위인가?’에서는 국내 시위문화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쳤다. 특히 경찰을 포함해 6명의 사망자를 낸 용산사고는 불법·폭력 시위가 낳은 참사이자 불법행위의 악순환 구조가 낳은 가슴 아픈 결과라고 강조했다. 즉 불법·폭력 시위가 발생했을 때 법 집행기관이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공권력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고 집단행동에 대한 기대감은 커져 시위대가 더 심한 불법·폭력 시위를 자행한다는 것.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는 “법은 사회질서를 세우는 근간이고, 공권력은 민주질서를 수호하는 보루”라며 “정치적,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법을 어겨도 괜찮다는 인식이 계속되면 이번 용산사고와 같은 참사는 다시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생활에서의 공권력 무시 풍조도 심각한 수준임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순찰차가 지나가도 비켜주지 않는 승용차, 경찰관에게 소리치고 시비를 거는 취객, 막무가내로 떼쓰는 민원인 등은 이미 일상다반사가 됐다.
7일 방영된 2부 ‘글로벌 기준, 법질서’는 우리나라 시위문화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을 부끄러울 정도로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 한국 특파원인 에반 람스테드는 “한국에는 시위가 지나치게 많다”며 “정당한 이유가 아니라 단지 시위하는 것을 좋아해 시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토신문 서울지국장인 스미다 다쿠시는 “지난해 촛불시위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투자가들이 안심하고 이런 나라에 투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불법·폭력 시위는 외국 원정길에 오르기도 했다. 2005년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린 홍콩으로 간 WTO 반대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회의장으로 진출하려 하자, 홍콩 경찰과 시위대 간에 충돌이 빚어졌다. 당시 홍콩 경찰은 강경진압으로 맞섰고, 시위대 1000여 명은 전원 연행됐다. 이 같은 사태는 2006년 미국 시애틀에서도 똑같이 벌어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원정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협상장에 진입하려다 경찰에 연행된 것이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는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미국 뉴욕주 경찰 마이클 코피는 “폴리스라인을 넘어 시위를 한다면 위법이며, 경찰은 합당한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악관 앞에서 피켓을 든 시위대를 수시로 볼 수 있듯, 미국은 평화집회의 경우 최대한 보장하지만 불법시위는 단호히 응징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는 일본이나 호주,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법치가 제대로 구축된 선진국이라면 모두 같다.
시위가 폭력적 성향을 띠면 처벌 기준은 더욱 엄격하다. 지난해 9월 1일 존 매케인 후보의 공화당 전당대회 때 열린 반전시위에서는 시위가 폭력적 성향을 띠자 최루가스와 플라스틱 수갑이 동원됐다. 3일 후 열릴 예정이던 반전시위대의 거리행진은 기마경찰대를 투입해 차단했다. 불법 전례가 있는 단체의 집회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의거한 처리였다.
이처럼 2부에서는 세계 각국이 불법·폭력 시위에 얼마나 단호하게 대처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그렇다면 민주적인 시위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프로그램에 출연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집회, 시위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조성돼야 한다”며 “불법·폭력 시위 집단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담당인 김진웅 책임프로듀서는 “취재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공권력 실추가 심각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집회와 시위 역시 소통의 한 방식인데, 그 소통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바로 법”이라고 강조했다.
‘KTV 특별기획-다시 법치를 말한다’는 4월 11일과 12일 오후 6시 40분에 재방송된다. KTV 홈페이지(www. ktv.go.kr)를 통해서도 다시 볼 수 있다.
글·이지은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