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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청년 안중근, 세기를 넘어 다시 태어나다




 


“전국을 돌면서 안중근 의사 손도장 찍기 행사의 자원봉사자로 일했어요.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안 의사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서 알릴 필요성을 느꼈고, 국민들이 행사에 응원을 많이 해줘서 힘이 났습니다.”(안효춘 씨·한국외국어대 3학년)
 

“안중근 의사 의거 후 1백 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않고 이런 행사를 하는 게 뜻깊고, 제가 참여할 수 있어서 더 좋습니다.”(이상미 씨·서울 묵2동)
 

지난 9월 27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KT 광화문 지사 앞에서 열린 ‘대한국인 손도장 프로젝트’의 손도장 찍기 행사에 참여한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시민의 말이다.
 

안중근(安重根·1879~1910) 의사의 하얼빈 의거 1백주년을 기념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월 3일부터 넉 달 가까이 진행한 이 프로젝트 기간 중 흰색 천에 검은색 손도장을 찍은 국민은 3만여 명. 그 마지막 날인 9월 27일 시민들과 함께 손도장을 찍은 주요 인사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양 국가보훈처장, 김주현 독립기념관장, 안응모 사단법인 안중근 의사 숭모회 이사장, 함세웅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 이사장, 안중근 의사의 후손(육촌 손자)인 안기선 씨 등이다.

 


 

10월 26일에는 대한국인 손도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3만여 명의 손도장을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 모양으로 형상화한 대형 현수막(가로 30미터, 세로 50미터)이 KT 광화문 지사 외벽에 걸린다. 같은 날 옆 건물인 문화체육관광부 외벽에는 온라인과 휴대전화를 통해 국민들이 올린 얼굴 사진 6천여 장을 모자이크해 안중근 의사의 얼굴로 형상화한 현수막(가로 20미터, 세로 20미터)이 내걸린다.
 

이 두 가지 현수막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안중근 의사 의거 1백 주년을 기념해 벌인 온·오프라인 캠페인의 결과물이다. 현수막은 2주일간 전시된 후 국가보훈처에 기증되며, 2010년 새로 개관하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영구 전시될 예정이다.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1909년 중국 하얼빈역에서 의거를 일으킨 지 1백 주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상하이(上海) 임시정부 대한독립단 소속의 안 의사가 일본인으로 가장해 러시아군의 군례를 받고 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전 조선통감부 통감이자 당시 추밀원 의장)를 사살하고, 하얼빈 총영사 가와카미 도시히코(川上俊彦) 등에게 중상을 입힌 이른바 ‘하얼빈 의거일’이다.
 

이에 앞서 안 의사는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는 것을 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는 나라를 구할 수 없다고 판단, 1906년 의병운동에 참가했다. 1909년 3월 안 의사는 동지 11명과 손가락을 함께 잘라 구국을 맹세하며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를 결성했고, 그해 10월 26일 하얼빈 의거를 일으킨 것이다. 의거 직후 체포된 안 의사는 뤼순(旅順) 감옥에 수감됐고, 이듬해 3월 일제가 사형을 집행해 순국했다.

 


 

“(안 의사는)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신 훌륭한 분입니다. 지금 이 시기에 이와 같은 정신을 가진 인물이 절실하며, 안 의사의 정신을 기억하는 사회적 풍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손도장을 모으는 이런 행사가 더욱 뜻깊습니다.”
 

9월 27일 손도장 찍기 행사에 참여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행사 기획 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전국을 돌며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손도장 프로젝트를 진행한 한국홍보 전문가 서경덕(35) 성신여대 객원교수는 “손도장 프로젝트는 국내외 광범위한 지역에서 국민들이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손도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민 3만여 명의 면면도 다채롭다. 첫 손도장의 주인공은 연극 ‘대한국인 안중근’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탤런트 최수종 씨. 6월 3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최 씨가 첫 손도장을 찍은 후 흰색 천은 대전, 광주 등 6개 광역시는 물론 백령도, 독도, 마라도, 민통선 등지를 순례했다. 해외 각지의 교포들도 함께했다. 안 의사의 발자취를 따라 중국 하얼빈, 다롄의 뤼순감옥 등에 들렀는가 하면, 1981년부터 매년 안 의사의 추모 법회를 열고 있는 일본 도쿄 인근의 대림사 주지 사이토 다이켄(齊藤泰彦), 안 의사의 뤼순감옥 투옥 당시 일본인 간수의 유족도 손도장을 찍었다. 미국 뉴욕의 추석맞이 민속잔치 행사장과 한국군의 해외 파병지인 레바논 부대 등에서도 내외국인들이 참여, 빼곡하게 손도장을 찍었다.
 

한편 9월 2일부터 같은 달 말까지 계속된 ‘안중근, 2009년의 대한민국을 만나다’라는 온라인 이벤트(an100years.korea. kr)에도 국민들의 참여가 봇물을 이뤘다. ‘모아주세요! 안중근 의사가 다시 태어납니다’라는 이벤트 코너에는 6천여 명이 자신의 얼굴 사진과 응원 메시지를 온라인과 휴대전화를 통해 전송했다. 이 얼굴 사진들은 10월 26일 안 의사의 얼굴 형상 현수막 제작에 활용되며, 응원 메시지는 이벤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안중근 의사 퀴즈 풀기’ ‘메신저에 안중근 의사 이모티콘 달기’ 등도 국민 참여로 진행된 온라인 행사들이다.
 

국가보훈처, 독립기념관 등에서도 안중근 의사 의거 1백 주년 기념사업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10월 26일 오전 10시에는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서울 남산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 각계 인사, 광복회원, 일반 국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의거 1백 주년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이날 같은 시각에 중국 하얼빈 조선민족예술관에서는 독립기념관 주관으로 기념식이 열린다.
 

또한 국가보훈처 어린이 사이트 보훈광장(kids.mpva. go.kr)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어린이를 대상으로 안중근 의사 애니메이션 퀴즈, UCC 올리기, 게임 등으로 구성된 ‘나라사랑 꾸러기 온라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독립기념관에서는 10월 내내 안중근 의사 특별기획전이 열린다. 올해 일본 히로시마의 한 사찰에서 반환된 안 의사의 유명한 친필 유묵 ‘독립(獨立)’도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전시 중이다.
 

이 밖에도 안중근 의사 숭모회 주관으로 10월 22일에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학자 10명이 참석해 안중근 의사의 사상을 재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청년 안중근, 그가 1백 년의 시간을 넘어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안 의사 의거 기념 온라인 이벤트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귀처럼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통해 나라사랑의 뜻과 국가 정체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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