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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928호

PD수첩 광우병 편 다룬 책 펴낸 정지민 씨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책을 썼습니다.” MBC ‘PD수첩’의 ‘광우병’ 편에서 영어 공동 번역자이자 감수자로 참여한 뒤 제작진의 왜곡 번역 문제를 제기했던 정지민(27) 씨가 그간의 일을 재정리한 <주-나는 사실을 존중한다>를 10월 초 출간한다. 유학을 준비하던 그가 유학까지 미룬 채 책을 쓰게 된 이유엔 ‘PD수첩과 광우병’ 사건이 한가운데 있다.
 

정 씨는 대학 시절부터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MBC ‘PD수첩’ 제작진이 ‘광우병으로 죽은 여자’에 관한 사건을 다룰 것이라며 정 씨에게 번역을 부탁했다. 흥미를 느낀 그는 광우병과 관련한 자료들을 번역하고 감수까지 했다.
 

이후 4월 29일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이 방송됐지만 정 씨는 개인적인 일로 바빠 방송을 챙겨 보지 못했다. 그러다 두 달쯤 지난 6월 25일 인터넷 기사를 통해 자신이 번역하고 감수했던 방송분이 문제가 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사흘 뒤 방송을 본 그는 자신이 감수했던 번역 내용을 자막을 통해 변질시키고, 사실관계를 무시하거나 왜곡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사실이 아닌 것들을 사실로 만든 것에 대해 ‘이건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 씨는 ‘PD수첩’이 아레사 빈슨의 사인과 다우너 소 동영상에 대해 의도적인 왜곡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작진이 원본에서 제대로 번역된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CJD)을 방송 몇 시간 전에 인간광우병(vCJD)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죄다 바꿨다”고 말했다. 또한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주저앉은 소를 보여주며 이를 광우병 의심 소라고 연결시킨 것도 왜곡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틀린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PD수첩’의 왜곡 방송을 비판했고 이 사건의 본질을 기록해두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집필에 들어갔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T. E. 로런스의 <지혜의 일곱 기둥>에서 모티프를 얻어 ‘주’라는 제목을 지었어요. ‘주’는 기둥(柱)뿐만 아니라 주석(註), 주인(主) 등 세 가지 의미를 지녀 이 사건에 대한 저의 견해를 분명히 해주는 낱말이에요. 주로 이 사건과 관련된 제 경험을 토대로 썼지만 자존, 지피 등 평소 제가 삶의 지침이라고 여기는 7가지를 주제로 글을 구성했어요.”
 

정 씨는 “하고 싶은 말은 솔직하게 다 썼다”며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정확한 논지 파악을 통해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제대로 판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집단’이 아무리 옳다고 주장해도 그것이 꼭 정의는 아닌 거죠. 모든 것이 정당화될 수도 없는 거고요.”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는 정 씨는 내년 가을 서양사와 서양철학을 공부하러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글·김민지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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