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화석에너지는 대체가 가능하지만, 물은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물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원입니다. 특히 기후변화 적응에 있어서 물 관리는 의장과 각국 정상, 그리고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지금 전 세계의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생기는 재해도 대부분 홍수와 가뭄, 해수면 상승과 같은 물 관련 재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9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제64차 유엔총회 본회의 기조연설을 한 내용 중 물 관리에 대해 강조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세계에 기여하는 대한민국, 글로벌 코리아와 녹색성장’이라는 주제로 약 15분간 연설을 했으며, 물 관리와 관련해 위의 내용과 함께 청계천 복원 프로젝트의 성과와 4대강 살리기 사업, 하천 생태계 복원 사업 등을 언급했다.
이 연설문 작성에 참고했다는 책 <물의 미래>가 화제다. ‘인류 문명과 역사를 뒤바꿀 최후의 자원’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프랑스의 최고 지성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에릭 오르세나(Erik Orsenna)의 생생한 물 탐사기록이다. 런던정경대 경제학 박사 출신이자 1988년 공쿠르상 수상 소설 <식민지 전시회> 등을 펴낸 저자는 미테랑 대통령 시절 문화보좌관 겸 연설문 초안 대필자로 이름을 날렸으며, 국제해양센터 원장을 역임하고, 1998년부터 프랑스 학술원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다채로운 경력을 쌓았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환갑을 앞두고 2년 동안 물 위기가 닥친 현장을 찾아 5대양 6대주를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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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나의 화법은 직설적이다. ‘전 세계 인구의 6분의 1이 물이 없어 고통을 받고 죽어간다.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식의 건조한 논리를 펴기보다는, 일상에서 물 부족과 오염으로 고통 받는 현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채록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두었다. 그중 한 가지 예가 ‘왜 참치 초밥이 아프리카 물 부족을 초래하는가?’처럼 엉뚱해 보이는 질문이다.
답은 이렇다. 아프리카 모리타니 인근 해역에서 고기를 잡는 영세한 어부들은 일본의 초현대식 저인망 어선과 경쟁하다 밀려나 직업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결국 아프리카의 식탁에서 생선이 자취를 감춘다. 사람들은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염소나 소 같은 가축을 더 많이 기르게 된다. 이 가축들은 담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물이 점점 고갈된다는 게 저자의 현장 기록이다. 사례 스케치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물과 세계화의 인과관계를 밝혔다는 점에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왜 하필 물일까? 환갑을 넘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언젠가 그럴 만한 나이가 되면, 당신은 생명에 대해서 좀 더 알아봐야겠다고 마음먹을지 모른다…(그래서 나는 아주 먼 곳까지 오랜 기간 돌아다니면서) 사람 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 연구에 열중했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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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