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경남 통영의 진주 산업이 40년 만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지역사회의 중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공기술(조개에서 자란 원석을 색깔과 형태를 다듬는 것)을 개발한 덕분이다.
바로 모두가 가공기술 개발은 산업자원부의 ‘지역혁신 특성화 사업’ 정책에 발맞춰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의 RIS(Regional Innovation System)사업단과 통영시, 진주양식협회 등이 하나로 힘을 합친 결과다. 가공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원주(原珠) 상태로 수출하던 때보다 부가가치가 4∼5배 이상 증가했으며 엄청난 수입대체 효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큰 몫을 해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연간 1200억 원, 국제적으로 6조 원 대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는 진주 시장을 통영산이 휘어잡을 날도 머지않았다.
통영의 진주산업은 정부의 ‘지역혁신 특성화 사업 정책’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6월 말까지 마무리되는 1단계 사업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51억원을 지원했다. 이러한 자금을 바탕으로 낙후됐던 진주산업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듬었다. “사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경상대 RIS사업단의 현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아직도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주양식협회 이민재(46) 회장은 말한다.

가공기술 확보로 부가가치 4~5배 높여
사실 정부의 지역혁신사업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가공기술이 없어 원주 상태로 일본에 수출하는 공급선 정도에 불과했다. 2005년 생산된 150관(563kg)의 원주 중 불량 진주를 제외하고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했다. 이들 원주는 일본에서 가공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역수입되었다. 1200억 원대의 내수 시장만 보더라도 수입대체로 절약되는 외화를 가늠할 수 있다.
경상대 RIS사업단은 지난 3년간의 1단계사업 기간동안 진주 가공기술 개발 및 생산 시스템의 체계화, 각종 기초 조사 등으로 진주산업의 기반을 다졌다. 앞으로 2단계 사업을 통해서는 국내외 마케팅, 테마관광, 토털브랜드, 비즈니스 코디네이터, 자립화 구축 등 진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어민들에게 실질적인 수익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경상대 RIS사업단 황훈 부장은 “2단계 사업이 시작되는 올해에는 어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어조합법인’을 만들 것이다. 법인을 통해 생산과 판매, 가공 등을 한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해 통영 진주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전문 CEO의 영입은 물론 세련된 디자인을 공모해 고품격 액세서리로 태어날 것이며 이로 발생하는 모든 이득은 조합원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더욱이 세계 진주 시장의 주 공급처인 일본에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동안 원주만을 생산해 주로 일본에 수출하던 종속적인 산업형태에서 벗어나 세계 굴지의 진주 생산국으로 자리잡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경남 통영 바다는 세계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정한 청정지역이다. 좋은 진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바다의 조건과 양식 기술, 가공 기술이 필요하다. 통영은 이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는 곳이다. 수온이 알맞고 먹이가 되는 생물이 다양해 진주를 양식하기에 적당하며 40년 간 몸으로 익힌 양식 기술로 두께와 광택에 있어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는 진주를 생산하고 있다.
풍부한 먹이를 먹고 자라는 통영의 진주 모패(母貝)는 핵을 감싸는 진주 분비물 층이 0.3미크론(1미크론은 1mm의 1000분의1) 두께로 1000겹 이상을 형성한다. 통영의 4계절 수온변화 역시 핑크빛 또는 초록빛 광택을 지닌 진주를 만드는 자연조건으로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상대 RIS사업단의 가공기술 개발은 진주의 빛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독자적인 명품 브랜드로 세계에 우뚝
이 회장은 “생산된 진주를 보다 아름다운 색과 광택을 내도록 사후 가공처리를 해야만 부가가치가 높아진다. 하지만 살아있는 보석이라 작업이 까다롭고, 따라서 실패할 확률이 높아 지금까지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그런데 이번 가공기술의 성공으로 우리나라 진주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맞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진주는 그윽하고 우아한 색감이 나타나야 좋은 품질로 친다. 또 형태가 원형에 가까우며 진주의 흠집이 전체 표면적의 0.8%미만에 그쳐야 한다. 통영과 일본에서 주로 생산되는 야코야 진주의 경우 9mm 이하, 주로 따뜻한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남양 진주의 경우 10mm 이상이 가장 이상적인 크기다. 색깔은 금색(진주가 원래 갖고 있는 색)에 약간 녹색과 핑크색을 띠어야 하고 진주층의 두께는 0.3mm 이상이 돼야 최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춘 게 통영의 진주다. 통영에 적합한 야코야 진주는 천혜의 자연 조건에 의해 생성된 균일한 층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나오는 핑크빛이 감도는 광택이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진주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아름답다.
글 사진 한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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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가공 기술 개발/ 강석중 경상대 RIS 사업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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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세계 최고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진주(眞珠)산업의 잠을 깨워야 합니다.” 그래서 통영의 ‘진주’가 중요하다고 한다. 진주로 유명한 일본이 해수면 온도의 상승으로 생산량 감소뿐 아니라 질적 저하로 이제 일본의 진주산업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바다보다 조금 더 차가웠던 경남 통영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강 단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진주 가공기술이 전무한 상태로 원주만을 일본에 그대로 수출하는 전형적인 일본 종속산업 형태였다”며 “국가 정책의 도움으로 개발한 가공기술은 진주산업 발전에 한 획을 긋는 경사”라고 말했다. 산업자원부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혁신 특성화 사업’ 정책이 진주 가공기술을 탄생하게 했다는 것이다. 1단계 사업으로 2004년 9월부터 2007년 6월까지 51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진주산업의 연구와 기반 구축을 마쳤다. 이제 2단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산업자원부에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강 단장은 “지방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는 것은 진리”라며 “통영의 경우만 해도 수산업이 성황을 이루던 예전과 달리 지방통제와 수입 자유화 물결로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제는 진주 산업이 통영 경제를 지탱할 새로운 기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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