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국토를 종단하는 백두대간 덕항산 기슭에 자리한 강원도 삼척 환선굴. 환선굴을 찾은 사람들은 놀랄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동굴을 끼고 있는 험한 산세와 입구까지 가는 거리가 만만찮음에 놀라고 아담해 보이기까지 하는 골짜기에 비해 엄청나게 큰 동굴 규모에 또 한번 놀란다. 동굴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길과 세월이 빚어낸 위대한 예술품은 경외감마저 들 정도다. 기암괴석 사이로 도도히 흐르는 물결은 동굴을 정원으로 꾸며놓고 즐긴 선인(仙人)이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신비롭다.
700대가 넘는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대이리 동굴지대 주차장은 전국 각지에서 여행객들이 타고 온 대형버스와 승용차들로 가득하다. 주차장에서 환선굴 입구에 다다르려면 30분쯤 비탈과 계단을 번갈아 올라야 한다. 진입로가 제법 가팔라 중간 중간 놓인 벤치에 앉아 쉬어가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B]높이 30m, ‘까마득한’ 환선굴[/B]
이마에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환선굴 입구가 보인다. 동굴 입구에 다다르면 가쁜 숨이 저절로 몰아쉬어진다. 하지만 고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동굴 안을 제대로 보려면 2시간은 족히 걸어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5억 년에 걸쳐 자연스럽게 생성된 작품들만 본다 해도 만만찮은 시간이 걸릴 정도로 볼거리가 많다.
동양최대 자연동굴인 환선굴은 우선 그 규모부터 상상을 초월한다. 동굴 폭이 최대 100m에 이르고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높이가 30m로 위를 쳐다보니 까마득하기만 하다. 입구에서 6.2km까지만 탐사가 진행된 환선굴은 아직까지 동굴의 정확한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현재 1.6km만 개방한 상태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환선굴 입구에서 마주친 한 관람객은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데가 있는지 몰랐다”면서 “동굴이 깊어 못 나오는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환선굴 입구는 터널을 연상케 한다. 대형버스 두 대가 충분히 드나들 만한 넓이의 반원형 굴을 따라 들어가면 가운데 물길을 중심으로 광장처럼 탁 트인 곳이 나온다.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꼬마전구가 촘촘히 박힌 쇠다리가 관람코스에 놓여 있고 군데군데 설치된 대형 조명등이 환하게 불을 밝힌다. 동굴 내부의 평균 온도는 12도. 땀이 나 벗었던 옷을 다시 입어야 할 정도로 서늘하다. 그래서 동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일 년 내내 두툼한 겨울 점퍼를 입는다. 게다가 습도가 높아 항상 장마철 저녁처럼 눅눅하다.
동굴 속에는 5억 년의 시간이 빚어낸 예술품으로 가득하다. 천장에서 아래로 자라는 종유석, 바닥에서 위로 자라는 석순, 둥글게 뭉치는 동굴진주, 물이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보이는 휴석소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게는 손톱만한 생성물에서 집채만큼 큰 생성물이 백색, 회색, 담홍색을 띠며 곳곳에서 자태를 뽐낸다. 100년에 겨우 1~2cm만 자란다는 동굴 생성물은 모양에 따라 도깨비 방망이, 꿈의 궁전, 만리장성, 미녀상, 지옥소, 마리아상 등 다양한 이름이 붙여진 것도 흥미롭다.
환선굴에는 물이 풍부해 다양한 생물도 살고 있다. 시각 기능이 퇴화한 장님굴새우, 습기가 많고 어두운 곳에 사는 알락곱등이·등줄굴노리개·환선굴뚝거미와 관박쥐 등 동굴생명체가 서식한다.
경주에서 가족과 함께 온 한 김명주(35·여) 씨는 “지옥의 다리가 무서웠지만 재밌었다”며 “아이들이 좋아하고 교육적 가치도 커 가족 여행지로 최고”라고 환선굴을 치켜세운다.
[B]내년초 대금굴 추가 개방에 기대[/B]
대이리 동굴지대에는 환선굴과 대금굴 등 6개의 자연동굴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중 개방된 곳은 환선굴이 유일하다. 환선굴 하나로 동굴산업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이유는 삼척시의 남다른 노력 때문이다. 동굴은 많지만 지자체에서 중점 육성하는 곳은 드물다. 2003년 탄생한 동굴관리기획단은 단장을 포함한 5명의 팀원이 동굴 개발과 보존·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4년간 동굴 개발공사 후 1997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 이래 720여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입장료 수익만 217억 원, 주민소득 창출효과는 1000억 원에 달한다.
환선굴은 중·고생들의 수학여행철인 봄 가을에 무척 붐빈다. 입장객이 많을 때는 하루에 3만 명이 넘게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진입도로가 주차장이 되고 관람객도 줄을 설 정도라니 쉽게 짐작이 간다. 여름철에는 무더운 바깥날씨와 상관없이 연평균 12도를 유지해 최고의 피서지로 각광받기도 한다.
[SET_IMAGE]4,original,center[/SET_IMAGE]
환선굴이 삼척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치로 따질 수 없을 만큼 크다. 환선굴 개방 후 삼척이 동굴관광도시로 거듭나면서 동굴엑스포타운, 해신당공원, 황영조기념공원, 새천년해안선도로, 조각공원, 해가사터, 문화예술회관, 박물관 등으로 관광지 확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남주 동굴관리기획단장은 “환선굴은 20억 원의 관람 수입 외에 식당, 숙박업소 등의 수입까지 감안하면 연간 100억 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있다”고 들려준다. 김 단장은 “최근 관광비수기라 관람객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내년 초 대금굴이 개방되면 관광객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삼척을 세계적인 동굴도시로 알린 데는 세계동굴엑스포가 큰 역할을 했다. 환선굴과 부대시설을 중심으로 열린 2002 세계동굴엑스포에는 세계 21개국 53개 동굴도시와 단체가 참여했다. 지방 소도시가 동굴을 주제로 연 축제로는 세계 최초였다. 한 달간 열린 이 행사에는 목표 관람객의 2배가 넘는 152만 명이 다녀가 사업수익금 80억 원 이외에 부가수익 효과는 무려 2789억 원에 달했다.
[B]동굴산업 지자체 모범사업 주목[/B]
동굴엑스포를 개최한 후 삼척시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이자 유일한 동굴관리기획단을 만들었다. 삼척의 83개 동굴 중 규모나 보존 가치를 따져 기획단이 관리하는 동굴이 55개, 일반에 개방된 동굴은 환선굴과 곧 개방될 대금굴이 포함돼 있다.
동굴기획단은 새로운 동굴을 개발, 관광지로 만드는 작업에 한창이다. 올 10월에 환선굴에서 가까운 대금굴을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올여름 폭우로 미뤄져 내년 초 개장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대금굴은 관람객이 직접 걸어 다녀야 하는 환선굴과 달리 모노레일을 통해서만 관람이 가능하도록 만들었고 하루 관람객도 700명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동굴관리기획단 박용익 씨는 “환선굴이 보고 즐기는 동굴이라면 대금굴은 생태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며 “모노레일을 통해 동굴 환경도 보호하고 관람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굴은 삼척관광산업의 중심 광맥이다. 여기에 온화한 해안성 기후를 이용한 겨울 전지훈련장 제공, 관광지와 연계 등 사계절 레저를 즐기며 숙박까지 가능한 체류형 관광지로 만든다는 게 삼척시의 의도다. 농어촌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관광산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지금, 삼척의 동굴산업은 자연관광자원의 특성을 잘 살린 지자체의 모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RIGHT]이병헌 기자[/RIGHT]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