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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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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올라온 안개가 계단처럼 펼쳐진 차밭 고랑을 타고 넘어온다. 습기를 적당히 품은 안개는 햇볕을 차단해 여린 찻잎을 보호한다. 안개가 자욱한 녹차밭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차밭에 자주 오는 편입니다. 맑은 공기와 녹색의 풍경에 마음이 편해집니다. 새순이 올라오는 4~5월이 제일 좋지만 녹차밭은 1년 어느 때 와도 좋아요.”
보성군 회천면의 보성 차밭에서 만난 최경숙(45·보성군 보성읍) 씨는 보성 차밭에 대한 자랑이 대단하다. 아침 안개로 덮인 차밭은 그녀가 여행객에게 강력 추천하는 풍경이다.
초록빛 보석은 이제 아름다움을 넘어 보성의 얼굴이 되었고, 우리 농촌의 성공모델로 자리잡았다.

 

연간 6백만 명을 불러 모으는 보성 녹차
“예전에 외지 사람에게 고향이 보성이라고 하면 어디 있는지 다시 물어볼 정도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 녹차’라고 합니다. 그만큼 보성과 녹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습니다. 지역 홍보효과를 톡톡히 하는 셈이죠.”

전남 보성의 자연이 녹차를 키우는 자양분이라면 녹차는 보성을 키우는 동력이 됐다. 따뜻한 기후와 좋은 토양, 적당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가 만든 양질의 녹차는 보성으로 사람을 불러 모았다. 남쪽 끝에 뭐 볼 게 있느냐고 시큰둥하던 이들이 차밭으로 모여들어 지난해만 598만 명이 다녀갔다. 녹차 관련 산업도 함께 성장했다. 전남 보성의 녹차밭은 1차 산업이 관광문화 사업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보성 녹차의 역사는 약 1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성군의 옛 이름인 복홀군이 마한에서 백제로 통합되는 시기에 차를 이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근대에 들어 보성이 차 생산지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 무렵부터다. 일본의 차 전문가들이 보성을 최적의 차 재배지로 선정하면서 보성은 대규모 차 재배지가 됐다.
꾸준히 성장하던 보성 녹차는 1990년대 중반 혹독한 시련을 경험해야 했다. 녹차 소비 부진과 함께 매서운 겨울 추위로 보성의 다원은 황폐화되다시피 해 존립 자체가 흔들릴 정도였다.
1996년 보성군과 농민들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녹차를 되살렸다. 녹차가 만성적인 지역경제 침체의 악순환을 극복하는 유일한 돌파구라는데 의견을 모은 것. 보성군은 녹차를 성장동력사업으로 선정했다.

 

전국 차 생산량 36% 넘는 녹차 메카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차밭조성사업비로 19억2300만 원이 투입됐다. 재배농민도 화답했다. 품종개량, 생산, 가공에 이르기까지 녹차의 품질을 높였다. 2002년에는 특산물의 지역표시권을 보호하는 지리적 표시 제1호로 등록했다.
보성 녹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재배면적이 늘고 있다. 2005년 말에는 전국 생산량의 36%를 넘었다. 녹차와 관련한 산업도 꾸준히 성장했다. 음료·빵·과자·아이스크림·술·장류·육류·생활용품 등 거의 모든 생필품에 녹차가 활용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관광과 문화 분야에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2005년 보성을 찾은 관광객 수는 군 인구의 11배가 넘는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보성군은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보성차밭과 연계한 차·소리문화공원, 해수휴양타운, 비봉 공룡공원, 태백산맥 무대 조성 등에 1178억 원을 투자하는 남해안 관광벨트사업을 추진 중이다.
보성녹차연합의 박금옥 간사는 “보성은 녹차와 함께 바다, 철쭉, 판소리, 문학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라며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색다른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녹차로 인한 소득은 단위 면적당 소득이 쌀에 비해 3배가 넘는다. 그만큼 보성 녹차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크다. 순천대 송경환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녹차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생엽, 기능성식품, 관광수입 등 총 5128억 원을 넘었다. 녹차산업의 국내시장 성장세가 연 20%에 달하고, 소비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성 녹차 산업규모는 총 1조 원에 이른다.
보성녹차사업단 정형문 계장은 “보성 녹차산업은 지역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동력이 됐다”며 “고용창출까지 감안하면 경제효과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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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6,original,right[/SET_IMAGE]물류유통시스템 구축에 박차
보성군은 녹차산업의 발전을 위해 녹차 클러스터사업을 통해 농업·산업·문화·관광 등 산업 간의 종합콘텐츠 구성과 종합물류유통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종합물류유통시스템이 완비되면 생산과 소비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뤄져 산업전문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음료·앰플·화장품·비누·라면 등의 다양한 상품 생산과 함께 관광·환경 등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미래생명산업으로 녹차산업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김태환 보성군청 녹차사업단장은 “보성군의 녹차 클러스트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경우 농업이 복합산업으로 발전하는 성공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시장을 향한 보성군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2004년 11월 중국 선양(瀋陽)에 대외통상 대표처를 개설해 보성 녹차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에서 보성녹차엑스포 행사를 개최해 1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올해 2월에는 호주 시드니가 보성과의 교류 희망 의사를 밝히는 등 보성 녹차의 세계무대 진출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성군은 보성 녹차의 세계화 플랜을 진행 중이다. 보성 녹차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여는 ‘보성다향제’에 올해는 중국과 일본 등도 참가했으며 내년에는 세계녹차페스티벌을 연 후 2010년에는 공인된 국제행사로 ‘2010년 세계녹차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계녹차엑스포 유치기획단을 구성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병헌 기자

 

보성 차밭 즐기기

차밭 여유 느끼려면 아침이 좋아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보성의 차밭은 대부분 경사진 산비탈에 위치하고 있지만 평지에 조성된 곳도 있다. 차밭으로 가려면 보성읍에서 율포 방향으로 가면 된다. 국도 18호선을 따라 몽중산다원, 대한다원, 봇재다원, 보성차밭, 은곡다원 등이 있다.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 곳곳에 있고 차밭 중에는 호수와 차밭이 어우러져 드라마틱한 풍경을 볼 수 있는 보성차밭, CF·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대한다원, 평지에 펼쳐져 색다른 느낌의 회령다원 등이 인기다.
보성의 차밭을 제대로 즐기려면 1박2일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이른 아침 안개가 끼어 있는 차밭은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보성과 벌교 등 7곳에서 5일장이 열리며 해수녹차탕, 벌교꼬막, 문화 역사유적 등 다양한 먹을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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