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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남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영양의 한 종류인 ‘스프링벅’은 무리 가운데 한 마리만 뛰기 시작하면 풀을 뜯어먹으려던 원래의 목적은 잊고 무작정 함께 달린다. 그러다 모두 벼랑에 떨어져 죽고 만다.

요즘 우리 아이들도 이와 비슷한 형국이지 않을까. 인생의 꿈을 좇기보다는 대학입시라는 목표 아래 맹목적인 학구열을 불태운다. 빠듯하게 짜인 시간표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뒤돌아보며 진정한 꿈을 찾아 키우기가 쉽지 않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이런 문제의 해답이 독서에 있다고 말한다.

“책은 우리가 가던 길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나는 누구이며 삶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게끔 도와줍니다. 앞으로 더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책은 꿈을 찾아가는 길이고, 미래를 사는 힘이죠.”

한 소장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독서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올바른 독서 습관을 갖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그는 중학교 교사 백화현 씨가 펴낸 <책으로 크는 아이들>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독서에서 ‘교육의 희망’을 발견했다.

“중학교 국어선생님인 저자가 자신의 아들과 친구들을 모아 7년 동안 꾸린 가정독서모임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큰아들을 중심으로 한 1기가 4년간 지속됐고, 지금은 작은아들을 중심으로 2기가 운영되고 있어요.”

백 씨의 큰아들은 병치레가 잦았다. 중학교에 들어간 뒤에는 성적에서 오는 열등감에 괴로워했다. 백 씨는 그런 아들에게 책을 읽히기로 결심했다. 그림책, 동화책에서 시작된 모임은 동서양의 고전문학과 철학, 종교 등 여러 영역의 책들로 확장됐다.
 

다산 정약용의 흔적을 만나기 위해 강진과 해남으로 여행을 떠났고, 방학 때면 아이들 스스로 관심 있는 작가에 대한 논문을 썼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놀랍게 변화했다. 1기 아이들은 모두 자기가 원하던 학과에 합격했고, 2기 아이들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책들을 읽으며 꿈을 찾아가고 있다.

“이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건 독서를 통해 정보에 접근하는 능력과 글 쓰는 능력을 길렀기 때문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능력만 갖춘다면 어느 자리에서라도 잘해낼 수 있다고 봐요.”

한 소장은 자신이 가장 행복했을 때를 떠올렸다.

“큰딸이 어렸을 적 다른 무엇보다 책을 읽고 싶다며 조르던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어요. 인간이 지닌 상상력과 지식으로 가득 채운 책 한 권을 만난다면 아이들은 누구보다 훌륭하고 멋진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글·김민지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책으로 크는 아이들> 백화현 지음 / 우리교육 펴냄·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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