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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있다. 나이듦과 죽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늙기 전에, 죽기 전에 ‘잘 먹고 잘 살아야겠다’는 강한 욕구로 살아간다. 그러나 삶을 후회 없이 보내는 방법은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노년과 죽음을 내다보며 삶의 깊이를 느끼는 ‘웰다잉’에서 지혜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올해로 방송생활 24년째인 유영미 SBS 아나운서(48)는 최근 자신이 바라보는 삶에 대한 얘기를 책으로 펴냈다. 1994년부터 방송한 노인 대상 라디오 프로그램 <유영미의 마음은 언제나 청춘>을 진행하면서 노년에 대해 깨닫고 느낀 점을 <두 번째 청춘>이라는 책에서 진솔하게 털어놓은 것. 그는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가까이 갈수록 더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을 준비하면서 영향을 받은 책 한 권을 추천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유명한 칼럼니스트 미치 앨봄의 첫 장편소설인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이다.

“이 책은 과연 삶과 죽음이 어떤 것인지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들어요. 팔십 평생 놀이공원 정비공으로 살아온 주인공 에디는 어느 날 사고로 죽음을 맞게 돼요. 천국에 간 에디는 그곳에서 다섯 명의 사람을 차례로 만나게 되죠.”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던 에디는 과거의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과 화해하고 인생의 참다운 가치를 깨닫게 된다. 유 아나운서는 에디의 인생을 통해 “삶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것”이라며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인연으로 성숙해지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이 책의 화두로 자연스럽게 ‘웰다잉’ 이야기를 꺼냈다. 늙어가는 자신의 삶이 초라하다고 느낄 때 죽음을 목전에 둔 것처럼 과거를 되돌아본다면 생을 좀 더 가치 있게 살아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요. 살다 보면 죽는 것이 당연하고 삶과 죽음이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는데 말이죠. 삶을 시작할 때 태교(胎敎)가 있듯이 삶을 마감할 때도 사교(死敎)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웰다잉을 통해 준비된 죽음을 생각하면 이전의 삶을 반성하고 감사하며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거든요.”

이런 생각은 그가 16년간 진행해온 라디오 프로그램의 영향이 크다. 그는 최근 아나운서로서는 최초로 제작까지 맡았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제2의 청춘’을 향해 힘껏 나아가는 어르신들을 계속해서 도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방송에서 몇 번 웰다잉과 관련된 얘기를 했더니 ‘준비된 죽음을 생각하면서 좀 더 나은 노년의 삶을 맞이하겠다’고 결심하셨다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이처럼 두 번째 청춘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이 필요해요. 아침이 오면 저녁이 오는 것처럼 저 역시도 노년과 죽음을 준비하며 ‘파워 시니어’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거예요.”
 

글·김민지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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