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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 땅에 우먼파워가 급신장하고 있다. 당장 여성의 국가고시 합격률이 무섭게 치솟는다. 3분의 2에 이른 외무고시(65.7%)에 이어 행정고시(51.2%)가 절반을 넘어섰고 사법시험도 38.01%로 40%에 육박했다. 한국은행 신입 직원도 절반(47.2%)이 여성이다. 이쯤 되면 공무원시험에서 남성이 설 자리를 잃겠다며 ‘남성 할당제’를 두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18대 국회에 입성한 여성 의원은 41명으로 전체의 13.7%다. 15대 국회만 해도 5.9%였는데 16·17대 13.0%에 이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금녀(禁女)의 공간’이던 군에서 여성 장성이 배출된 지 오래고, 지난 10월 막을 내린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선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미쓰 홍당무>에서 보듯 우리나라 여성 감독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이미 여성의 비중이 70%를 넘어 여초(女超) 현상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교직은 물론 그동안 남성 지원자가 주류를 이뤄온 검찰·경찰·공안 분야에서도 여성의 진출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관습적으로 남성우월주의가 지배해 온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각 분야에서 이처럼 약진한 데는 교육의 힘이 컸다. 우리나라 여고생의 대학 진학률은 8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다.

경제계에도 여성 파워가 커지고 있다. 벤처기업 여성 대표와 재벌 그룹의 여성 임원은 더 이상 화제가 아니며, 최고경영자(CEO)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할인점과 백화점 매장은 주부 파트 타이머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아줌마 기술자가 없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하는 공장도 한두 곳이 아니다. 사장과 수위, 공장장을 빼면 모두 아줌마인 지방 공장도 있다. 아예 전 직원이 여성 기사인 대리운전 업체도 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면 여전히 문제가 많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2007년 54.8%)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지난해 여성 근로자의 67.6%가 비정규직이고, 이들의 임금은 남성 정규직의 40%에 불과하다. 경기가 나빠지면 여성의 취업은 더욱 힘들어진다. 그래서 결국 취업보다 결혼을 선택한다는 ‘취집’(취업 대신 시집)이란 말이 대학가에 나돈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우리가 외환위기라는 끝도 모를 컴컴한 터널을 지나고 있던 1998년 5월 박세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챔피언십에서 사상 최연소의 나이로 우승해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지금 그 뒤를 신지애 등 한국 낭자군들이 이끌며 코리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 다시 어려워진 한국 경제를 되살리는 원동력도 상당 부분 여성, 특히 기혼여성 아줌마의 힘에서 찾아야 한다. 여성들을 단순근로 중심의 재취업 시장으로 내몰지 말고 문화와 관광, 환경, 보건, 의료 등 교육 받은 여성 인력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아울러 여성들을 육아와 자녀양육 부담에서 덜어주는 정책을 꾸준히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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