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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여행수지가 올 10월 흑자를 기록했다. 8월부터 적자 규모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더니 10월에는 드디어 3억7250만 달러의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여행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01년 4월(3040만 달러) 이후 7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해외여행 및 유학연수 경비로 들어오고 나가는 돈의 차이인 여행수지는 88서울올림픽 이듬해인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 이후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다. 해외여행객보다 코리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아 줄곧 흑자를 기록하던 여행수지는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 2년 뒤인 1991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자 너도나도 해외 나들이에 나섰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1999년에는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환율이 크게 올라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인지 해외여행객이 급감하며 여행수지도 흑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환란이 수습 국면에 이르자 여행수지는 2000년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섰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적자 규모가 커져 서비스수지 적자의 주범으로 꼽혔다. 애써 만든 상품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를 해외여행 다니며 축내는 구조가 고착화돼 한국 경제의 고질병 중 하나로 지목됐다.

여행수지 적자는 2004년 50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05년 100억 달러에 턱걸이했고 지난해에는 15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는 1332만명으로 외국인 입국자(645만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2006년 하반기부터 매달 11억~1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던 여행수지에 이상기류가 생긴 것은 올 8월부터다. 여름철 여행 성수기가 끝나자 갑자기 적자 규모가 그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이 무렵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로 지난해 말보다 50원 이상 오른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환율이 오르자 환전 부담이 커져 여행경비가 그전보다 훨씬 많이 들자 내국인 출국자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기름값이 오르자 항공사가 운임에 할증료를 붙이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여행객의 씀씀이도 알뜰해졌다. 해외 유학·연수 경비 송금액도 줄어들었다.
그 결과 월평균 환율이 1130원대를 기록한 9월 여행수지 적자는 3억8550만 달러로 급감했다. 급기야 평균 환율이 1326.9원으로 치솟은 10월에는 여행수지가 흑자로 반전된 것이다.


우리 돈 원화값이 급락(환율은 상승)한 것과 달리 일본 돈 엔화는 강세를 보여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했다. 지난해 100엔당 789원선이었던 환율이 요즘 1300원대로 올라 같은 액수의 엔화로 그전보다 훨씬 많은 원화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말을 이용해 일본으로 날아갔는데, 지금은 고궁과 면세점·백화점이 일본인 관광객으로 북적댄다.

원화 약세가 곳곳에 주름살을 지우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는 도움이 된다. 모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이때 관광의 질을 높이고 친절 서비스로 ‘다시 찾고 싶은 코리아’를 만들어야 한다. 환율 변동이란 열매를 따먹는 데 그치지 말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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