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6·25전쟁으로 남과 북은 서로 총부리를 겨누다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됐다. 전쟁은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아픔을 남겼다. 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고향과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가족들을 만들었다. 그중에는 남한을 위해 싸웠지만 포로가 돼 북한에 억류된 국군 포로들도 있었다.
북한에 국군 포로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1994년 조창호 소위를 시작으로 1997년 양순용, 1998년 장무환 씨가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돌아오면서 알려졌다. 북한에 남기 싫었지만 강제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국군 포로라는 신분이 아이들에게 대물림되었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북한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전쟁 때문에 그들의 인생은 얼룩졌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에 어린 나이에 전쟁에 참여했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 국군 포로로 잡혀 고향에 돌아가겠다는 소박한 꿈은 이룰 수 없었다. 북한에서 포로로 억류당하면서 원치 않는 삶을 살게 된 그들은 전쟁이 빚어낸 씻을 수 없는 상처의 산증인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북한에 정착해 살면서 국군 포로들은 조국이 자신을 구해줄 것이란 희망의 끈을 놓았다. 그러나 고향 땅에 묻히고 싶다는 간절한 수구초심 때문에 몇몇 국군 포로가 고령의 나이에도 눈물 젖은 두만강을 건너 남한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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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블라인드 47>은 이런 국군 포로의 삶을 조명했다. 이 책을 쓴 김성수 씨는 10여 년 전 국군 포로였던 양순용 씨를 만났다. 양 씨에게 국군 포로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는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뜨거운 뭔가를 느꼈다.
이후 국군 포로에 관심을 갖고 관련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6·25전쟁의 가려진 피해자, 국군 포로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랜 고민 끝에 지난 1년 동안 집필 활동에 몰두했다.
책 제목은 국군 포로들의 애끓는 심정을 담아내고 싶어 희망과 절망이 반복됐던 포로 생활을 ‘블라인드’라고 표현했고, 소설 속 주인공이 북한 탈출 때까지 억류당했던 지난 47년을 기억하기 위해 ‘47’을 붙였다.
이 책은 여러 국군 포로들의 단편적인 실화를 모아 하나의 스토리로 재구성했다. 80퍼센트의 논픽션과 20퍼센트의 픽션으로 쓰여 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 배경이 되는 지명, 부대명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어 전쟁 당시의 절절했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다.
전쟁이 일어났던 것도 벌써 59년 전 일이다. 언제부턴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어느 누구도 승자가 되지 못했던 전쟁 때문에 북한에 억류된 국군 포로들을 기억하며 통일이라는 희망의 끈이 매듭지어지길 바란다.
글·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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