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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제33호>주식회사 장성군 | 양병무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던 한국물산의 나정균 사장은 삼성전자가 에어컨 등의 사업 부문을 광주로 이전하자 삼성전자를 따라갈지 업종 전환을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공단 부근의 부지를 살펴보기 위해 몇 군데 지자체를 둘러보다가 장성군 공무원을 만난 뒤 공장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장성군 공무원의 발로 뛰는 서비스 정신 때문이었다. 감동은 토지사용심의 때부터 시작됐다. 다른 곳에서는 빨라야 2주 걸리는 것을 장성군에서는 하루 만에 처리해주는 게 아닌가. 감동은 이어졌다. 공장으로 연결되는 진입로가 없었다. 이번에도 최금택 투자유치담당은 땅주인을 직접 찾아가 군청에 기부체납을 하면 도로를 뚫어주겠다며 설득했다. 길이 나면 땅값이 오르기 때문에 땅주인도 선선히 허락했다. 그 후 나정균 사장은 장성군의 투자 유치 홍보대사 역을 자처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사장들이 그에게 문의 전화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일을 그대로 설명했다. “여기 공무원은 다릅디다. 법으로 풀지 못하는 거야 어쩔 수 없겠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도와주더군요. 공무원이 기업인과 이마를 맞대고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모습,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지 않습니까?” 장성군으로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 중소기업이 2004년 한 해 동안 29개 업체에 달했다. ‘주식회사 장성군’은 전남 장성군이라는 조그만 시골이 어떻게 해서 달라지고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보고서다. 변화의 주역은 김흥식 군수다. 그는 초등학교 교사와 행정 공무원, 교육위원을 거쳐 민간 기업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며 부사장까지 지낸 기업가 출신이다. [B]직원 대상 특강교육만 500여 회[/B] 김 군수가 행정에 가장 먼저 도입한 부분은 팀제다. 복잡한 결제 라인을 3단계(팀장-부군수-군수)로 대폭 간소화했다. 오늘날의 장성군을 만든 또 다른 힘은 ‘교육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었다. 시루에서 물이 아래로 빠져나가면서 콩나물이 자라는 원리가 사람에게도 적용된다는 것. 콩나물을 키우는 물처럼 교육이 인재를 키우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김 군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매주 장성군을 찾았다. 1995년 9월 15일 이후 10년째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국내 최고 강사들의 특강 교육은 500회를 넘어섰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와 군청 직원, 군민의 열성적인 참여는 인구 5만여 명, 재정자립도 16%에 불과한 장성군을 정책 개발과 혁신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지자체로 탈바꿈시켰다. 군청 직원 전원에게 해외 배낭여행을 시켜 행정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몸소 느끼게 한 것도 주효했다. 그 결과, 공무원들의 대민 서비스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홍길동’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콘텐츠 산업을 일으키고,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이용한 관광 서비스가 팔리기 시작했다. 친환경 농업으로 농가 소득이 늘어나고, 교육을 위해 농촌을 떠났던 고향 사람들도 신흥 명문 장성고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하나둘 돌아왔다. [RIGHT]이병헌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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