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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엄마, 날 놔두고 가지 말랬잖아.
난 거기 못 가겠네.
내가 소리를 쳐도 엄만 손만 살포시 잡더라.
내일이면 납골당 엄마 사진을 챙기는 날이네.”

한 소녀가 돌아가신 모친께 띄운 편지입니다. 묘지 ‘하늘나라 우체통’에 쌓인 것들 가운데 본인이 인터넷으로 공개한 글입니다. 하늘나라에 올리는 글처럼 절절한 사연이란 아무래도 편지가 좋겠지요. 그런데 편지 쓰는 일이 아주 드물어졌습니다.

하긴 IT초강국에 당연한 얘긴가요. 이메일이나 휴대전화로 시시콜콜한 얘기조차 죄다 하는 세상인 걸요. 우체통도 덩달아 아련한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갑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우체통은 12월 말 기준으로 2001년 3만8662개에서 지난해 2만7317개로 감소했습니다. 5년 사이에 1만1345개나 없어졌지 뭡니까. 2002년엔 3만7868개, 2003년 3만6012개, 2004년 3만3544개, 2005년엔 2만9836개였어요.





감소 폭 또한 해마다 커집니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794개→1856개→2468개→3708개→1만여 개 이런 추세예요. 이러다간 우체통을 박물관에서나 구경할 날도 그리 머잖다는 생각까지 지울 수 없답니다. 철거 기준은 이렇습니다. 건물이나 조형물 등에 가려진 것, 도로가 좁거나 횡단보도와 같은 곳에 과다 노출된 것, 차량통행에 지장을 주는 것, 상습 침수지대에 설치된 게 대표적입니다. 사라지는 데 대한 아쉬움은 애틋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만한 이유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1년에 한두 차례씩 정비기간을 갖습니다. 우편물이 1주일에 5통 미만이면 철거 우선순위에 듭니다. 우체통에는 “이용량이 줄어 곧 철거하니 인근△△에서 이용하세요”라는 안내문을 15~30일간 부착합니다. 대신 지하철역이나 대형 할인점 등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에는 새로 만들기도 합니다. 주변 환경과 시대에 걸맞게 예쁜 것들이랍니다.                                 

송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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