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싱가포르에 있는 미국의 수중공사 전문업체 오셔니어링(Oceaneering)사에 근무하는 박호진(30) 씨의 연봉은 1억5천만원이 넘는다. 가천길대학 관광통상영어과를 졸업한 박 씨는 산업잠수와 해외취업이 가능하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2006년 한국폴리텍Ⅲ대학 강릉캠퍼스 산업잠수과에 입학했다.
산업잠수사로 해외에 취업하려면 영어가 능숙해야 하고 국제 기준에 따른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박 씨는 국제산업잠수자격(ADCI)을 따내기 위해 야간에도 잠수 실습을 하고 영어 전공을 살려 영어 동아리를 꾸려 영어 공부에 매진하는 등 1년간 착실히 해외취업을 준비했다.
그 결과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 1급, 잠수기능사, 국제산업잠수자격 등을 갖추고 2007년 해외잠수작업이 활발한 싱가포르를 선택해 취업에 성공했다. 박 씨의 지도교수였던 정의진 교수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수중로봇작업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향후 한국 최고의 해양기술자로 활동할 것”이라고 박 씨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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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폴리텍Ⅲ대학 원주캠퍼스 컴퓨터응용기계학과를 졸업한 이은기(28) 씨는 융합형 인재로 꼽힌다. 2006년 연세대 의용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의료공학연구원에 취업했지만, 기계 분야 전문기술이 없어 보조연구원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전문기술을 배워 전문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 씨는 2009년 한국폴리텍대학에 입학했다. 지도교수와 밤늦게까지 실습에 매달린 결과 수치제어선반기능사, 수치제어밀링기능사, 기계설계산업기사, 컴퓨터응용가공산업기사 등의 자격을 취득했고 졸업 전인 지난해 11월 의료기기제작 회사 ‘아이센스’에 취업했다. 의용공학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기계설계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받았다.
현대는 분야 간 경계를 허물고 잇는 통섭(統攝)이 대세다. 휴대전화만 봐도 원래의 통화 기능에 TV 시청은 물론 인터넷도 가능해졌다. 사람도 한 분야의 지식에 머물지 않고 다른 분야의 기술을 더하면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융합형 인재는 취업난에도 일자리를 구하는 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현재의 대학 교육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데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가 청년 구직자 9백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9.3퍼센트가 “현재의 대학 교육이 취업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52.6퍼센트가 ‘실무보다 이론 위주의 교육이 많아서’를 꼽았고, 46.9퍼센트가 ‘전공 수업이 전문성을 살리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라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얻기 위해 사교육을 받거나 다시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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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산하 국책특수대학인 한국폴리텍대학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을 길러내는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꼽힌다. 국가기간산업과 신기술 및 신성장동력 분야 시설과 장비 투자가 많아 실무 중심의 교육, 전문성을 살린 교육, 취업에 강한 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폴리텍대학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입학한 사람들이 많다.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직업교육훈련(기능사 1년)과정은 2년제 전문대 이상 졸업자 비율이 45.4퍼센트였다. 특히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크로스오버 시범운영 학과의 신입생 중에서는 77.5퍼센트나 됐고, 크로스오버 9개 학과 중 원주캠퍼스의 컴퓨터응용기계학과, 창원캠퍼스의 컴퓨터응용기계학과와 산업설비학과는 1백 퍼센트 2년제 전문대졸 이상이었다. 
이들은 기존 대학에서 배운 분야와 전혀 다르거나 유사한 분야의 기술을 배운다. 이를 통해 기존에 배운 학문과 한국폴리텍대학에서 새로 배우는 기술이 자연스럽게 통섭되면서 융합형 인재가 양성되는 것이다.
한국폴리텍대학에서는 이를 체계화해 올해부터 9개 학과에 융합형 교육훈련 시스템(크로스오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개 이상의 학문을 공부하거나 연구하는 크로스오버과정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두 사람이 해야 할 일을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융합형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크로스오버과정은 한 분야의 전공능력 취득자가 한국폴리텍대학에 입학해 현장 중심의 전공능력을 추가로 습득한 후 융한국폴리텍대학한국폴리텍대학한국폴리텍 III대학 강릉캠퍼스 산업잠수과를 졸업한 박호진 씨는 국제산업잠수자격을
딴 뒤 싱가포르에 있는 미국의 수중공사 전문업체에 취업했다.합형 전문 분야에 취업할 수 있는 교육훈련 모델이다. 입학 전 전공 분야와 입학 후 한국폴리텍대학의 전공을 결합한 A타입과 한국폴리텍대학 내 기존 전공 직종에 다른 직종의 전공을 결합한 B타입 2가지가 있다.
한국폴리텍Ⅲ대학 강릉캠퍼스 산업잠수과는 용접기술과 잠수기술을 함께 배우고, 원주캠퍼스 의료기기제작과는 의용공학과 기계제작을 함께 공부한다. 또 한국폴리텍Ⅰ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컴퓨터출판디자인학과의 경우 이전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학생이 출판디자인을 배워 출판사 또는 신문사에 취업하기도 했다. 이는 크로스오버과정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연구팀 표정선 교수는 “앞으로도 산업현장 중심의 학사제도와 연계하고 융합교육을 강화해 더 좋은 일자리와 연결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크로스오버과정이 고학력 청년실업난과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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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