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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우리땅 품격 높일 강변 자전거길




지방 사람이나 외국인이 처음 서울에 오면 가장 감탄하고 부러워하는 것은 고층빌딩이나 화려한 쇼핑가가 아니라 도시를 관통하며 흐르는 한강이다. 이렇게 큰 도시에 이처럼 큰 강이 흐른다는 사실이 놀랍고, 그런 강변이 세련되고 거대한 공원으로 꾸며진 데 또 놀란다. 강변을 따라 장대하게 뻗어난 자전거도로를 누비는 자전거의 물결과 산책객들은 서울만의 ‘프리미엄’을 누리는 것처럼 느껴져 지방 사람과 외국인에게는 무척 부러운 풍경이다.

이제 이런 ‘인간적이고 격조 있는’ 강변이 전국의 4대강 물줄기 모두에 들어선다. 이건 단순히 보(洑)를 만들고 강바닥을 준설하며, 자전거도로가 좀 더 생기는 정도가 아니라 국토의 격과 공간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일단 외형적으로 보면, 우리는 이미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지만 도시를 벗어난 시골 지역은 강변과 들판에 생활 및 농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어 정말 2만 달러 나라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이제 4대강이 정비되고 강변에는 세련된 공원과 장대한 자전거길이 생기면서 국토의 분위기가 한층 정돈되고 세련되게 바뀌고 있다. 40대 이상이라면 1980년대 이전, 모래톱과 잡초가 무성하던 서울 한강변과 지금의 한강을 비교하면 그 차이를 알 것이다. 옛날의 강은 어부나 낚시꾼들만이 찾았다면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나 쉼터로, 운동과 여행 공간으로 즐기는 곳이 된 것이다. 실질적인 국토확장인 셈이다.

8년 전 서울에서 부산까지 도로와 산길을 거쳐 구간구간을 끊어 7일 동안 자전거로 7백50킬로미터를 ‘힘들고 위험하게’ 주파한 적이 있는데, 내년부터는 편안하고 경치 좋은 자전거도로를 따라 서울~부산을 달릴 수 있게 된다. 서해와 한강을 잇는 경인아라뱃길이 개통되면 인천 앞바다에서 부산까지 국토종단 자전거길이 생긴다. 4대강에 신설되는 자전거도로 1천1백87킬로미터, 그 외에 강변에 조성된 기존 자전거도로망을 더하면 전국에 2천킬로미터에 육박하는 하천변 자전거도로망이 탄생하는 셈이다.

등산객들이 백두대간과 정맥, 지맥 등 산줄기를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삼듯이 자전거와 걷기열풍에 힘입어 4대강(섬진강을 더하면 5대강) 완주, 한강~낙동강 완주 등 새로운 테마가 생겨날 것이다. 제주 올레길처럼 강변 주변의 식당과 숙박업소, 명소들은 새삼 각광을 받을 것이다. 방학이면 힘들게 걷거나 위험한 차도를 달리며 전국을 누비던 청소년, 젊은이, 국내외 여행자들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우리 땅의 진면목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땅이 결코 좁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고, 유구한 역사에서 우러나온 유적과 유물, 전설에서 한층 풍성한 여정을 즐길 것이다. 4대강을 낀 지역은 앞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관광수입, 홍보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 젊은이들과 외국인 여행자들이 4대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우리 땅 곳곳을 더욱 깊고 여유롭게, 그리고 안전하게 만나는 모습을 벅찬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글·김병훈 월간 자전거생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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