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3월 30일 오후 4시, ‘아동안전 수호천사’ 활동에 참가중인 한국야쿠르트 아줌마 김순애(52·가명)씨는 서울 용산구 한 중학교 주변 뒷골목에서 친구 두 명에게 끌려가는 김경환(15·중3·가명)군을 발견했다. 의아하게 생각한 김씨가 말을 걸자 가해학생들은 김군을 끌고 가던 것을 멈추고 “왜 거짓말해”라고 말로 나무라기 시작했다. 평소 ‘아동안전 수호천사’ 활동 교육을 받아왔고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던 김씨는 순간 김군이 학교폭력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씨는 얼른 김군의 손을 잡고 현장을 빠져나와 무사히 귀가시켰다.
김군은 4월 4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 학교폭력 피해를 신고했다. 일진들에게 ‘찍혀’ 돈을 빼앗기고 구타를 당한 김군이 피해 사실을 신고할 용기를 낸 건 그날 집에까지 바래다주고 힘을 내라며 격려해주던 야쿠르트 아줌마 김씨 덕분이었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경찰은 김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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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생활안전국 노우현 경위는 “아동안전 수호천사 활동은 아동·청소년들의 범죄를 예방하는 민간순찰대 개념으로 지난 2008년부터 조직됐다”며 “야쿠르트 아줌마, 집배원, 택시기사 등 2만4천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아동·청소년들의 탈선현장이나 학교폭력 현장을 적발해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폭력 없는 사회에는 학교, 학생들의 자체적인 노력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개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사회단체나 기업, 경찰에서도 학교폭력 예방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19일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1백5개 청소년·아동·학부모·사회복지단체 등과 함께 ‘학교폭력대책범국민연대’를 발족한 것이 대표적이다. 발족식에서는 학교폭력과 관련된 정부 부처의 정책을 감시하겠다는 행동방침과 함께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인성교육을 강화시키고 예방법을 특별법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발표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신순갑 사무총장은 “교사와 학부모에게만 맡기기에는 학교폭력은 전 사회적인 문제”라며 “정부·지자체·교육기관·시민사회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 담당하던 학교폭력 사건을 강력팀으로 이관한 후 처벌에 힘쓰던 경찰도 최근 들어 처벌보다 예방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지역사회와 경찰의 예방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학교폭력 현장을 조기에 적발하는 활동이 첫번째다. 야쿠르트 아줌마 김씨가 속한 아동안전 수호천사 활동이나 각 지역 경찰서마다 도입 중인 스쿨폴리스 제도가 여기에 속한다. 아동안전 수호천사는 원래 경찰청이 유아나 초등학생을 성범죄 등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만든 단체인데 학교폭력을 조기에 적발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스쿨폴리스 제도는 학교마다 담당 경찰관을 배치하여 학교폭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처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순찰 및 예방교육을 하는 제도다.
지난 2월부터 스쿨폴리스 제도를 시행 중인 인천지방경찰청은 “처음에는 경찰관이 학교에 배치된다는 것에 대해 학생들이 거부감을 느꼈다”면서 “예방교육을 중심으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교정하고 치유하는 데 중점을 두다 보니 이제는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스쿨폴리스 제도를 반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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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근본적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예방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학교 내에서의 예방교육에는 한계가 있어 경찰과 시민단체에서 앞장서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3월 7일 경찰청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정보를 공유하고 학교폭력 예방에 함께 대처하자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예방교육을 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지난 2월 7일에는 광주지방경찰청 소속 경찰들이 광주 한 중학교에서 개그 콩트 형식의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하기도 했다. 경찰관들이 인기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애정남’ 형식을 빌려 돈을 빌리는 것과 갈취하는 것의 차이 등을 가르쳤다.
경찰박물관에서는 지난 4월부터 매월 2차례 연극을 통해 학교폭력 문제를 체험하는 예방교실 ‘내 마음이 들리니’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입장이 돼 연기해봄으로써 상대를 이해하고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경찰, 시민단체에서 운영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경북지방경찰청과 함께 4월 28일 학교폭력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과 경찰관을 연결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공감 드림 캠프’를 열었다.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 캠프에서 학생 40명과 경찰관 40명은 조별로 같은 티셔츠를 갖춰 입고 팀워크를 기르는 공부를 함께했다. 캠프를 주관한 문말애씨는 “의외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놀랐다”며 “학교 울타리 밖에서 학생들이 스스럼없이 멘토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고 학교폭력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내에서의 노력만으로는 학교폭력을 뿌리 뽑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신순갑 사무총장은 “학교폭력은 일선 학교, 스트레스를 폭력으로 푸는 학생들 모두에게 문제가 있어 발생한다”며 “학교 내부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주변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지역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역사회에서 앞장서 해결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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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