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학교폭력 신고 대표전화인 ‘117 학교폭력신고센터’가 실제 해결로 이어지고, 익명이 보장된다는 사실이 학생·학부모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77건에 불과하던 117신고는 올 들어 ▲1월 6백16건 ▲2월 1천1백24건 ▲3월 2천3백86건 ▲4월 3천5백92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9일 현재까지 올 들어 9천6백27건의 117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3천79건에 대해 수사가 결정되었고, 5백6건이 원스톱센터, Wee 센터 등의 연계상담으로 이어졌다.
117신고 가운데 폭행, 협박 등과 관련된 신고가 전체 신고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많았으며, 이어 ‘집단 따돌림’ 관련, 공갈·갈취 등 경제적 폭력, 음란정보 전송 강요, 성폭력(추행)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117 신고센터는 지난 2005년 성폭력 신고전화로 개설됐으며, 117 신고센터는 지난 2005년 성폭력 신고전화로 개설됐으며 지난 1월 각 기관별로 제각각 운영해오던 학교폭력 신고전화가 경찰청에서 운영하는 117번호로 통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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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숙 117센터장은 “117센터 개설 이후 학생들이 학교폭력 신고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신고건수가 늘어 최근에는 학교폭력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의 신고까지 접수되는 등 신고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이후 지속적으로 후배 혹은 동급생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금품을 빼앗는 ‘일진’ 등 불량서클을 적발해 해체하고 있으며, 교육과학기술부가 실시한 학교폭력 전수조사에서 피해사례로 기재된 16만7천6백51건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경찰청이 4월 중순경 학생, NGO 단체, 학부모, 기자, 교사 등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년보다 학교폭력이 감소했다’는 대답이 43.2퍼센트로 ‘증가했다’는 대답(21.9퍼센트)에 비해 2배 이상 나오기도 했다.
반면, 이 설문조사에서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학교폭력과 일진 등이 증가하거나 달라진 게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4월 16일 영주 중학생 자살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다시금 단속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학교폭력의 사각지대에 주목할 필요가
제기됐다.
교육과학기술부, 경찰청,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4월 23일 전국 16개 지역의 생활지도교사와 학교폭력 전담경찰관 1백명을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에서도 참석자들은 여전히 학생들이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영주 사건의 경우 피해학생이 자살 고위험 학생이었음에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조치가 미흡했고, 피해를 목격한 학생들도 무관심하거나 방관하는 등의 아쉬움이 있었다며 은밀한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경찰의 노력만으로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내 아이가 당한 학교폭력의 실상에 대해 부모 역시 잘 모르는 실정이었다. 경찰청이 지난 2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초중고생 9천명과 학부모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응답학생의 17.2퍼센트가 최근 6개월간 학교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12.2퍼센트만이 자신의 자녀가 학교폭력 경험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장영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예방처우연구센터장은 “학교폭력에는 종합적인 원인이 작용하는데, 요즘 청소년 문제를 보면 부모-자녀 간의 유대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부모와의 유대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의 경우 타인의 고통에 대해 감정이입이 안 되고, 타인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장 센터장은 “또 청소년 범죄의 경우 공범이 있는 비율이 높다. 청소년(10세 이상 18세 미만) 비행 가운데 공범 범죄가 강·절도 등 형법범의 경우 60퍼센트에 이르고 전체 범죄를 놓고 볼 때도 절반이 넘는다”고 진단했다. 아무래도 또래끼리 행동할 때 책임이 분산되고 분위기에 휩쓸리게 되어 혼자 있을 때보다 나쁜 행동에 대한 유혹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래 비행의 대표적 사례가 흔히 ‘일진’이라고 부르는 불법 폭력서클이다.
5월 말이면 서울에 한 곳이던 117센터가 전국 17개 지방청마다 들어선다. 초기에는 21명, 현재 34명이 근무하는 117센터가 전국에서 문을 열면 2백4명의 경찰관, 공무원, 전문상담원 등이 상담에 나서게 된다. 112전화는 신속한 접수와 대응이 생명이지만, 117전화는 한번 통화하면 기본이 30, 40분이라고 한다. 가정·학교·지역사회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들을 향해 열린 귀가 늘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은 좀 더 커지지 않을까.
글ㆍ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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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