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친서민 정책은 다양한 부문에 걸쳐 현금과 현물, 사회서비스, 일자리 및 교육훈련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로 수혜 대상자들에게 지원된다.
특히 생애주기별 혹은 현재 문제 상황별 욕구에 부응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서민들의 생계뿐만 아니라 삶의 질까지 보장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이러한 친서민 정책이 제대로 정착되고 효율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첫번째로 정책의 목표, 즉 수혜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정책의 실시로 실제 수혜 대상이 누구이고, 그 변화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되는 것인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대상자 수와 수혜금액, 그리고 국가예산의 산정보다 대상자들의 변화목표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아동급식 정책을 추진하면서 ‘무상이냐 유상(세금)이냐’의 문제, ‘얼마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만 많았지 정작 그 수혜대상이었던 아동들의 건강과 급식의 질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는 점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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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후 학자금상환제’의 경우 학자금 무상지원 대상이었던 저소득 수혜대상이 누락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창업자금 지원을 통한 경제적 자립에 중점을 둔 ‘미소금융’ 역시 자금대출이 절실한 극빈층을 수혜대상에서 제외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식의 정책은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특정 정책에 의해 실제로 혜택을 받는 대상과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대상 집단에 대한 배려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정확히 하기 위해서는 대상자에 대한 명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대상자의 수적인 파악과 상황분석, 욕구파악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둘째, 서비스 전달체계를 ‘다이어트’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는 친서민 정책은 예산급증에 따라 자칫 비효율적인 집행이 발생할 수 있다.
복지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중앙부처 간,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복지단체와 중앙정부 간에 기능이 중복되지는 않는지, 상호 경쟁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수혜 대상자들이 없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서비스 전달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복지기관이나 공공기관은 제공자 입장에서의 서비스 업무매뉴얼을 따르는 것이 아닌, 수혜자 측면에서 서비스 매뉴얼에 따라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또한 복지기관 스스로 경쟁과 변화를 유도하는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하여 지속적으로 수혜자의 욕구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담당공무원 및 시민단체, 전문가, 수혜자들이 참여해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즉각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내부 예산집행 감독제를 시행해 예산집행이 투명하게 이루어지는지 감시할 필요도 있다.
지난해 1월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인 ‘행복e음’을 개통하면서 복지서비스 수혜자 관리가 간소화되었다. 하지만 전산망을 통해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수혜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각 부처 간에 정보 공유, 수혜자 관리 등도 함께 진행해야 할 것이다.
세번째로는 공정성을 포함하는 복지의 철학과 가치를 심어 주는 교육을 수혜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앞서 무상복지를 경험한 국가들이 재정파탄을 겪게 된 주된 요인 중 하나가 국민과 서비스 수혜자들의 ‘도덕적 해이’라고 한다.
무상이기 때문에 무조건 필요 이상의 서비스를 받으려고 한다.
복지정책이 잘되어 있으니 노동을 회피하고 부당하게 혜택을 받으려고 한다. 복지서비스를 지나치게 당연시하는 분위기는 국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수혜자의 도덕성도 행정집행자의 도덕성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심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간자원의 활성화를 병행해야 한다. 국가의 한정된 재정으로는 전 국민에게 복지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없다. 부족한 복지재원과 복지서비스 확충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민간자원 활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국민의 세금에 의한 복지재정은 늘 모자라고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복지서비스의 종류와 수혜계층이 점점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각 개인에게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민간자원을 공공서비스 영역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기부를 통한 저소득 주민생활 지원이라든가, 틈새 대상자에 대한 자원봉사 활동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민간자원의 활용은 단순히 복지서비스 확충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키고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선진국일수록 자원봉사 활동 참여율이 높은 것도 이 같은 맥락과 닿아 있다. 자발적 민간자원을 친서민정책의 추진동력으로 활용하고, 특히 민간의 역량을 정책기획 과정에서부터 평가단계까지 적극적으로 참여시킴으로써 정책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사회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친서민 맞춤형 정책에서 ‘서민’이라는 단어의 사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이 갖고 있는 진정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친서민정책이 단지 국민들의 인기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나 정치적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지 않으려면 충분한 예산의 액수나 투명하고 전문적인 시스템을 도입해 그 진정성을 드러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은 정책 입안자나 서비스 전달자, 정치인, 그리고 국민들이 소외된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진정한 관심과 사랑이다.
글·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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