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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시장별 특성 반영한 맞춤형 지원 바람직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전통시장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5년 1천6백60개소이던 전통시장이 2010년 1천5백17개소로 줄어 8.6퍼센트의 감소율을 보였다. 동 기간 점포 수는 약 24만개에서 20만개로 줄어 16.7퍼센트 감소했고, 종사자 수는 약 40만명에서 36만명으로 줄어 10퍼센트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형마트가 2백75개소에서 4백37개소(2011년 5백93개소)로 58.9퍼센트, 기업형슈퍼마켓이 2백69개소에서 9백28개소로 2백45퍼센트 급증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지원정책을 펴고 있는데도 이렇듯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외국 유통업체 및 국내 대기업의 유통산업 진입 등에 따라 전통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정부는 서민경제의 안정과 지역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고자 전통시장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지원 법률을 제정·개정했다.

1997년에는 ‘유통산업발전법’을 제정, 전통시장을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하여 대형점포 등이 사업영역을 침해할 수 없도록 했다. 2002년에는 ‘중소기업의 구조개선과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을 개정해 전통시장의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용적률을 완화하는 등 도시계획법에 대한 특례조항을 추가했다. 시장시설의 현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진입도로, 소방시설, 주차장 등의 설치비용 지원 규정을 마련하기도 했다.

2005년에는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함으로써 시·군·구의 지역시장육성계획 수립 근거를 마련해 시장경영지원센터(현 시장경영진흥원)를 통해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토록 했다. 2010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相生協力) 관계를 통한 동반성장 달성에 목표를 두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전통시장을 보호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꾸준히 노력해 온 셈이다.

그동안 정부가 시행해 온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은 크게 두 가지다. 시설현대화와 경영현대화가 그것이다. 시설현대화는 주차장, 아케이드, 공중화장실 등의 시설을 개보수해 환경을 대폭 개선한 사업이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의 현대화를 진척시켰다는 점은 그동안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의 결과로 판단된다.

경영현대화는 상인들의 의식 개혁을 위한 상인교육 컨설팅, 매출증대를 위한 마케팅·홍보 지원, 온누리상품권 발행, 지역 고유문화와 연계한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등의 사업이다. 이 역시 좋은 지원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의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의 경쟁력이 살아날 기미가 없다는 데 있다. 필자는 정부가 그동안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펴온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주관적인 관점에서 제시해 보고자 한다.


우선 정부의 퍼주기식 지원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그동안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이 서민을 위한 길’이라는 정치적 고려 속에서 과도한 예산을 경쟁적으로 투입해 왔으나 지원 규모에 비해 그 성과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퍼주기식 지원은 상인들로 하여금 자력갱생의 동기를 약화시켜 전통시장 활성화의 치명적인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필자는 얼마 전 전통시장의 공동구매 추진을 위해 광역 단위 전통시장 상인연합회 임원 및 담당 공무원 등과 함께 회의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상인들이 던진 첫번째 질문이 ‘공동구매 추진을 위해 정부는 무엇을 지원해 주느냐’는 것이었다.

정부 지원에 대한 상인들의 기대치는 이렇듯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정부 지원 없이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별시장에 대한 중장기적 발전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자구적 노력과 성과에 따라 예산을 차등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예산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 확보를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정부 지원이 한 곳에만 집중되거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중복적으로 지원하는 일이 없도록 개별시장 지원 가이드라인도 마련해야 한다.


다음으로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 사업이 되기 위한 개선이 요구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상인교육(상인대학, 상인아카데미 등) 등 경영현대화 사업은 상인 의식개혁 및 경영혁신에 일조를 하고 있으나 투입 대비 효과가 미미하다는 문제를 낳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교육의 경우 취급 품목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일률적인 교육이 시행됨에 따라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품목별 상인교육을 통해 공동구매 추진 등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차별화된 전문시장으로 육성,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정부는 시설현대화와 경영혁신을 통해 전통시장의 활성화 토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정책은 전통시장이 위치한 지역의 고유문화와 관광자원 등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중장기적 안목에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자 한다면 전통시장별 여건과 특성을 반영한 후 유형에 따른 맞춤형 육성책이 수립·추진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객관적인 전통시장의 성과 분석을 통해 경쟁력을 상실한 시장에 대해서는 업종 전환 및 용도 변경 등을 유도함으로써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 등과 경쟁해 살아남으려면 소비자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춘 고객 지향적 사고가 필요하다. 상인들 스스로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 없이는 정부의 다양한 정책 추진도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글·김윤두 (건국대 국제통상·문화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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