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충남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왕도(王都)다. 하지만 현재 인구 7만6천명 남짓의 평범한 농촌도시일 뿐이다. 역대 왕조의 도읍 가운데 아직도 시(市)로 승격하지 못하고 군(郡)에 머물고 있는 곳은 태봉의 도읍이었던 철원을 제외하면 부여가 유일하다.
그래도 백제의 옛 영화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부여를 찾는 관광객이 연평균 5백여만명은 된다. 하지만 정림사지·부여박물관·부소산성·궁남지·능산리고분군·낙화암 등 부여 곳곳에 있는 문화유적지들을 둘러보는 데는 한나절이면 충분하다.
부여군 앞을 흐르는 금강 구간인 백마강(白馬江)에서도 과거의 영화를 잃은 부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백제 말기 중국이나 일본에서 바다를 건너온 배가 구드래나루까지 들어오던 백마강은 1천3백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수심이 깊어야 1~2미터, 얕은 곳은 바지를 걷고 건널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강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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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1980년 충남과 전북에 공업용수와 농업용수를 대기 위해 만든 금강하굿둑의 영향도 컸다. 금강하굿둑으로 인해 토사의 퇴적이 심해졌다. 백마강 구간에 이르러 유속이 느려지면서 상류에서 내려운 축산·생활 하수 때문에 물이 썩는 생태계 파괴 현상도 벌어졌다.
김용태 부여군개발위원장은 아가미와 꼬리 주변이 썩어 들어간 강치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몸뚱이 일부가 썩은 물고기들이 죽지도 않고 살아서 물속을 헤엄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성 부여군청 하천계 주무관은 “금강하굿둑이 생긴 이후 부여의 특산이던 ‘우어’도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때문에 4대강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금강살리기 사업에 대한 부여군민의 기대는 매우 높다. 작년 11월 부여군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全數) 여론조사에서도 주민의 72퍼센트가 금강살리기 사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사업 초기 외지에서 몰려온 4대강 반대 시민단체들을 막아낸 것도 주민들이었다. 부여군개발위원회는 1만2천여 명으로부터 금강살리기 사업 추진을 지지하는 서명을 받아 청와대 등에 제출했다. 김용태 위원장은 “‘4대강사업으로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주장하는 반대론자들에게 ‘금강은 이미 죽었는데 뭔 소리를 하는 거냐? 실상이나 제대로 알고 반대하라’고 얘기했더니, 아무 소리 못하더라”고 말했다.![]()
현재 금강살리기 사업 구간의 작업 진척률은 90퍼센트 수준이다.
부여군 관내 구간의 경우 준설작업은 끝났다. 덕분에 백마강 수심이 5~7미터로 깊어졌다. 백제보·금강역사문화관·전망대 등 주요시설물은 95퍼센트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금강살리기 사업 예산 2조2천억원 가운데 9천억원이 부여군 관내 사업에 투입됐는데, 이 중 3천억원이 백제보 건설에 들어갔다. 1천8백만 톤의 담수능력을 가진 백제보는 가뭄과 물부족을 해결하고 홍수시 유량조절에 유리한 가동보로 퇴적토사 처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제보 주변에는 소수력발전소, 자전거길과 산책로, 수상스포츠 및 주민체육 공간이 만들어진다. 부여군은 이를 계기로 백마강 수상관광 시대를 열어 나갈 계획이다.
금강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주민들이 아쉬워하는 부분도 있다.
김용태 위원장은 “금강하굿둑을 그대로 놔둔 상태에서 준설과 친수공간 정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금강살리기 사업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질오염·토사퇴적·생태계파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강하굿둑의 수문을 열어 바닷물이 유통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ㆍ배진영 기자![]()
“부여권역 금강살리기 사업은 백제의 왕도였던 부여를 세계적인 명품 관광도시로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1백년 만에 찾아온 대형 국책사업인 금강살리기 사업을 계기로 백마강 수상관광 시대를 열어 부여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부여군은 금강살리기 사업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까.
“우선 용수확보, 홍수조절 용량 증대, 수질개선, 생태계 복원 등을 기대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금강뱃길 복원, 수변공간을 활용한 복합문화레저 공간 조성 등을 통해 백제문화의 젖줄이던 ‘문화의 강’ 금강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이번 여름 폭우 때, 금강살리기의 효과가 있었습니까.
“부여의 연평균 강우량이 1천4백밀리미터 정도인데 8월까지 2천밀리미터 넘는 비가 내렸습니다. 특히 7~8월에는 작년보다 1백70퍼센트가 많은 5백82밀리미터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4대강사업으로 강폭을 넓히고 준설을 통하여 통수단면을 키운 결과 많은 강우량에도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하긴 했지만, 이는 배수장 노후화, 배수로 협소 등에 그 원인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지류 및 지천 정비 사업과 연계해 해소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를 ‘백마강 수상관광시대 원년’으로 선포했는데, 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우선 새로운 나루터 10개소를 추가 조성하여 기존 황포돛배 운행 구간을 대폭 확대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금강역사문화관, 농촌관광단지, 수상정원·인공섬 조성사업 등과 연계한 친환경 복합 휴양 및 레저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여기에 더해 패러글라이더장 승마장 등 이색 레저스포츠장, 수상공연장, 오토 캠핑장, 친환경적 골프장 등을 조성 여가와 스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야외 레저 공간을 확충해 나가려고 합니다.”
수상관광으로 인해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입니까.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수상레포츠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부여는 새로운 관광트렌드인 수상관광을 선도해, 역사문화 유산을 보기 위해 부여를 찾던 기존 관광객들과는 전혀 다른 관광객들을 유치하고자 합니다.”
4대강살리기 사업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4대강사업을 통해 일단 준설이나 친수공간 정비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은 일단락됐습니다.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의 후속조치가 필요합니다. 지류·지천의 정비, 친수공간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도로망 및 편의시설 설치, 수상관광 활성화를 위한 지원 등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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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