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세계 각국은 급변하는 세계경제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광역경제권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광역경제권이란 지역발전을 위해 지리적으로 인접한 2개 이상의 지방정부가 경제활동의 연계성과 보완성을 고려하여 행정구역을 초월해 설정한 개발권역을 말한다.
프랑스는 96개의 데파르트망(도)을 22개 레지옹(광역경제권)으로 개편했다. 영국은 42개 카운티를 9개 광역계획권으로 묶어 지역개발청(RDA)을 설립했다. 일본은 47개 광역자치단체를 8개 광역권으로 설정했다. 미국도 국가성장엔진으로 11개 광역경제권을 구상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광역경제권을 설정해서 육성하는 중요한 이유는 글로벌 경쟁의 핵심 단위로 지역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이제 다국적 기업들은 ‘나라’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지역’에 투자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하이경제권과 우리의 수도권이, 일본 규슈권과 우리의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이 경쟁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 일부 지역은 인접한 지역과의 연계와 협력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가 주는 이점을 누리기 위해 행정구역의 확대개편과 경제공간의 광역화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백년 전에 획정된 행정구역에 매몰되어 광역경제권 육성이 어려웠다. 광역시도는 인접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과 연대보다는 경쟁하고 차별화하기에 바빴다. 중앙정부 또한 시도별 ‘나눠주기식’ 분산투자로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특화발전을 꾀하지 못했다.
이명박정부 지역발전정책의 핵심인 광역경제권은 이런 배경에서 등장했다. 정부는 16개 시도의 행정구역을 초월해 5+2 광역경제권을 설정하고 권역별 특성화와 지역간 연계·협력사업을 도모하고 있다. 광역경제권 활성화를 위해 선도산업 육성, 인재양성사업, 30대 선도프로젝트,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도입한 광역경제권은 우리나라 지역발전정책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광역경제권 추진이 2년밖에 되지 않아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행정구역의 칸막이에서 벗어나 인접한 지자체들이 협력하고 연계하면 지역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준 것은 큰 성과다. 대구와 광주가 협력하는 ‘달빛동맹,’ 전남 동부지역과 경남 서부지역 9개 시군이 만든 ‘남중권발전행정협의회’도 좋은 사례다.
광역경제권 육성은 글로벌 트렌드다. 따라서 광역경제권의 뿌리내림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차제에 수도권·충청권·강원권을 묶은 중부경제권과 호남권·동남권·대경권을 묶은 남부경제권을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 경제권으로 육성하는 것도 기대해 본다.
글 이정록
전남대 지리학과 교수 전 대한지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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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