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경우(가명·55)씨는 외환위기 때 명예퇴직한 후 제2의 인생을 위해 컴퓨터 학원을 차렸다. 학원은 갈수록 수강생이 늘어 성공가도를 달렸다. 자신감이 붙은 정씨는 욕심이 생겨 친구와 함께 컴퓨터 관련 사업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 역시 성공적이어서 사업 규모는 점점 커졌다. 하지만 커진 사업의 규모만큼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찾아왔다.
정씨는 임시방편으로 학원 수익금을 사업 자금으로 유용했다.
이 때문에 학원 직원들의 급여가 밀리자 정씨는 마이너스통장,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을 통해 자금을 동원했다. 그런데 사업이 급격히 기울면서 학원까지 무너지고 말았다. 정씨에게 남은 건 4천9백90만원(원금 3천3백10만원, 이자 1천6백80만원)의 빚과 카드사와 은행으로부터 걸려오는 빚 독촉 전화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정씨의 아내는 둘째를 출산한 후 희귀병에 걸렸다.
아내는 빚 때문에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아픈 몸으로 전단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정씨도 일자리를 얻어 열심히 빚을 갚아나갔지만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는 이자 때문에 빚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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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만 늘어가던 어느 날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이하 캠코)에서 “채무가 캠코에 이관됐으니 채무재조정 프로그램을 이용하라”는 연락이 왔다. 정씨는 ‘채무재조정이란 금융기관(대부업체 포함)에서 빌린 돈을 못 갚고 있는 서민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을 듣고 캠코를 방문했다.
정씨는 캠코의 신용회복기금 담당 직원과 상담을 통해 총 부채 4천9백90만원 중 이자인 1천6백80만원을 감면받고, 원금 3천3백10만원만 8년 동안 나눠 갚겠다는 채무재조정 신청서를 접수했다. 상담직원은 “채무재조정 약정을 체결한 후 원금을 성실히 갚아나가면 마지막에 원금의 30퍼센트를 추가 감면해 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채무재조정 후 원금 납부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 정씨가 최종적으로 갚아야 할 빚을 계산해 보니 2천3백17만원이었다. 무려 2천6백73만원이 줄어드는 셈이었다.
정씨는 채무재조정 덕분에 빚을 절반 이하로 줄였을 뿐만 아니라 캠코 소액대출로 5백만원을 빌려 전세금 문제까지 해결했다. 또한 캠코의 취업지원 제도를 통해 새 직장까지 얻게 돼 빚 독촉은 물론 생활고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남편의 실직 때문에 카드빚을 진 전업주부 이미경(가명·35)씨도 비슷한 경우. 두 아이를 키우는 이씨는 남편이 실직한 후 수입이 없자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사용하다 연체됐다. 이자가 4백20만원으로 원금(3백50만원)을 넘어선 상태였고, 카드회사 등의 독촉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캠코의 연락을 받고 신용회복기금의 채무재조정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이씨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이자를 모두 면제받고 원금 3백50만원을 매월 10만원씩 납부하기로 약정했다. 또 이를 충실히 이행해 3백50만원 전액을 상환하게 되면 1백5만원(30퍼센트)을 추가 감면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씨의 채무액은 7백70만원에서 2백45만원으로 줄어들었다.
70세 이상 고령자는 30퍼센트 추가 감면
캠코의 신용회복기금에서 운영하고 있는 채무재조정은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는 일반층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고금리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및 차상위계층(가구 연간 총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백~1백20퍼센트 이하에 해당하는 계층)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캠코가 대출회사(금융기관 및 대부업체)로부터 연체채권을 사들여 채무자 상황에 맞는 맞춤형 원금 장기 분할 상환 프로그램을 제공, 채무자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편입되도록 돕는 제도다. 신용회복기금이 금융회사나 대부업체로부터 인수한 채권의 채무 관계자가 채무재조정 대상이다. 이 경우 채권이 이관되었다는 안내 전화가 채무자에게 간다.
채무재조정 대상이 되면 연체이자는 감면되고 원금은 최장 10년동안 분할상환이 가능하며, 납입을 성실히 이행하면 원금의 30퍼센트를 감면해 준다. 특수채무자인 경우 여기에 추가로 20~30퍼센트까지 감면받게 된다.
2008년 12월 19일부터 시작된 채무재조정 대상은 2011년 말 기준 98만명이다. 이 중 25만명이 이미 약정을 체결해 원금을 분할 상환하고 있고, 나머지는 신청자에 한해 매일 3백명씩 약정을 체결해가고 있는 중이다.
채무재조정 신청은 채무자가 신용회복기금으로부터 채무재조정업무를 위탁받은 신용정보회사 또는 공사(본사·지사)를 방문,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면 이뤄진다.
글·서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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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