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이날 업무보고에서 전체 사회를 맡은 입사 4년차 나진항 기획담당관실 사무관은 주거복지 정책과 관련, 직장인 ‘초대손님’ 한사람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국토해양부 업무보고에 초청된 인물은 김형은(35)씨로, 2009년 6월 서울 세곡동에 건설된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에 청약해 당첨됐다. 그는 업무보고 자리에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어려움을 토로해 이명박 대통령, 김황식 총리, 권도엽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2002년 군복무를 마치고 충북 제천에서 상경한 김씨는 한때 자영업(소주방)을 하면서 내집 마련의 꿈을 키워갔다. 그는 “2006년 결혼하면서 장모·처제와 함께 논현동의 24평 월세방에서 시작했다”면서 “당시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1백만원은 내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고 했다. 그는 업무보고 때 이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신혼부부들이 내집 마련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어렵사리 집을 마련하더라도 집값의 대부분을 은행대출로 충당하다 보니 살림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서울강남지구 보금자리주택 시범단지에 청약해 ‘로또’를 잡았습니다. 끊임없이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이란 제도를 마련한 것은 젊은 세대들에게 큰 희망입니다.”![]()
경기 구리에서 만난 김씨는 요즘 트렌드인 모 자동차회사 박스카를 몰고 나타났다. 그는 자영업을 접고 지난해부터 자동차대리점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기자가 “젊은 나이에 내집을 마련한 셈이니 인생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하자, “친구들이 부러워한다”면서 “자동차 세일즈맨으로 두각을 나타내 40대 초반에는 40평대 아파트에 입주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정부의 주택정책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SH공사에서 시행한 중랑구 신내동의 장기전세주택(SHIFT·시프트)도 2007년에 입주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가 시세의 80~85퍼센트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곡동의 17평형(59제곱미터) 아파트를 평(3.3제곱미터)당 1천1백만원에 분양받았죠. 방 3개와 욕실 2개를 갖춘 첨단 아파트라 아내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주열 서기관은 국토해양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에서 보금자리주택 정책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그는 “저소득층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고,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촉진하겠다는 것이 보금자리주택 정책의 핵심”이라며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통해 무주택 서민들에게 내집 마련을 앞당길 수 있게 하는 한편, 불안한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라고 했다.
이 서기관은 “김형은씨는 정부가 2009년 보금자리주택 1백50만 가구를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놓겠다고 선언하면서 첫번째 수혜자가 됐다”며 “2006년 결혼한 김형은씨는 ‘결혼 3년 이내로 1순위 분양 자격’까지 갖춰 비교적 수월하게 당첨된 케이스”라고 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보금자리주택 정책을 내놓았을까.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1백50만가구를 내놓겠다고 한 것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서기관은 “또 다른 이유는 주택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며 “정부는 경기침체로 민간부문에서 주택을 공급하지 않아 수급이 맞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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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기관은 “보금자리주택 건설계획이 나온 또 다른 이유는 소득 대비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은행에 따르면 수도권의 소득대비 집값은 2006년 6.3배에서 2008년 9.1배로 뛰었고, 내집 마련에 드는 시간도 2005년 7년7개월에서 2007년에는 9년4개월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 서기관은 ‘왜 1백50만가구라는 수치를 내세웠느냐’는 질문에 “2008년 무주택 저소득 가구가 약 2백92만가구에 달하는 데 근거를 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정책의 성공을 위해 법적·제도적 정비에도 힘을 기울였다. 도심 인근에 저렴한 택지를 확보,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보금자리주택을 건설하는 한편, 주택건설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2009년 4월 ‘보금자리주택특별법’을 제정했다. 그해 6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사업이 시작됐고 2009년 하남시 미사 보금자리주택지구 등 4개 지구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6차례에 걸쳐 21개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지정하는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주열 서기관은 “정부는 당초 2009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 매년 15만가구를 건설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앞당겨 올해 안에 모두 개발키로 방침을 세웠다”고 했다.
이 서기관은 “2009~2010년에는 보금자리주택 총 31만1천가구를 공급했다”면서 “보금자리주택은 민간주택과 차별화하기 위해 전용면적 60제곱미터(18평) 주택의 공급비율을 확대하는 한편, 소득·자산기준을 확대적용해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특별공급도 늘렸다”고 했다.
내년 6월이면 첫 보금자리주택의 주인공이 되는 김형은씨. 그는 “평소 정부의 주택정책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내집 마련 기간이 훨씬 더 단축될 것으로 본다”면서 “새로 입주한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에서 아들·딸의 손을 잡고 뛰어놀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글·오동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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