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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익명 접수도 신고자 보복피해 막는다




A도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2000년 초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무등록 대부업체로부터 일수대출을 받았다. 1백만원을 빌려 1백일동안 매일 1만3천원을 상환(연리 2백퍼센트)하면서 시작된 사채 규모가 지금은 약 2억원으로 늘었다.

연체를 하면 여러 명이 가게로 찾아와 채무상환을 요구했다. 협박을 하면서 지인들에게까지 연체사실을 알리고 폭언을 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했다.

박씨는 금융감독원에 문을 연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그간의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정부가 4월 18일부터 5월 31일까지 불법사금융 피해신고 일제신고 및 특별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를 개설한 데 용기를 얻은 것이다.

정부가 불법고금리·채권추심 등 불법사금융 척결에 나서자 그동안 불법사금융에 고통받던 피해신고가 폭주했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 개설 첫날에만 1천5백3건이 접수됐다.

조성래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실장은 “첫날 신고접수 건수는 평소 평균 1백20건에 비해 12배 많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곳 센터에는 신고전화가 몰려 개설 첫날 한때 신고 대표전화인 1332의 연결이 잠시 원활하지 못한 때도 있었다. 이렇게 몰려든 신고는 4월20일(오후 5시 기준)까지 총 4천3백37건이 접수됐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는 전화와 인터넷, 방문접수 모두 가능하다.
방문접수는 전국적으로 총 2천2백15곳의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서 이뤄진다. 금융감독원 서울 본원과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4개 지원, 그리고 경찰청의 각 지방청·경찰서·지구대·파출소 등 산하 기관 2천2백10곳이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 대상은 ▲이자제한법(최고이자 30퍼센트)을 위반한 불법고금리대부(미등록 대부업자·사채업자) ▲대부업법(최고이자 39퍼센트)을 위반한 불법고금리 대부(등록대부업체) ▲폭행, 협박, 심야 방문·전화 등 불법채권추심 ▲대출을 빙자한 대출사기 ▲대부업법을 위반한 불법광고와 불법대부중개수수료 수취 ▲보이스피싱 등 불법사금융으로 인한 피해 등이다.

이번 일제신고 기간의 특징은 그간 해당 기관별로 처리되어 오던 피해 상담과 구제, 수사의뢰가 금융감독원 안에 설치된 ‘합동신고처리반’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경찰청, 지자체 등에 신고된 내용은 모두 합동신고처리반으로 통보되어 금융감독원, 검찰청, 경찰청,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신용회복위원회, 법률구조공단 등에서 파견된 반원들이 신고내용을 종합·분석해 피해상담·피해구제·수사의뢰를 시행한다.


피해상담을 통해서는 대부계약·추심행위 등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판단해 주고 피해자의 대응방법, 피해구제 방법 등을 알려준다. 또 상담을 통해 확인된 피해에 대해서는 금융·신용회복 지원과 함께 각종 법률 지원 등 구제가 이뤄진다.

피해신고 중 수사가 필요한 사항은 검찰과 경찰에 이첩된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 개설 첫날 신고한 박씨의 경우도 경찰에 수사가 의뢰됐고, 새희망홀씨 등 저금리 서민금융상품을 안내받았다.

정부는 불법사금융 범죄에 대한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신고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신고자 보호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익명신고도 접수한다. 보복범죄가 우려되는 신고자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출석·귀가 시 경찰이 동행하게 하는 등의 보호조치도 마련했다.

대검찰청은 전국 5개 지검에 ‘불법사금융 지역합동수사부’를 설치하고, 나머지 지검 및 지청에는 전담검사를 지정해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경찰청도 전국 16개 지방청에 불법사금융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미등록 대부업체의 불법대부광고·고금리·채권추심 행위 등 불법사금융 영업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정부는 일제신고 기간이 종료되는 6월 1일 이후에는 전국 16개 지자체에 설치된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를 피해신고 허브로 활용해 불법사금융 신고접수와 단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불법사금융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국민적 관심과 신고가 중요하다고 보고 불법사금융 피해 일제신고 홍보에도 적극 나선다.

불법사금융의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농어촌주민·북한이탈주민·다문화가정 등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관련 지원기관과 연계해 집중 교육도 실시한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사랑방 버스’를 활성화하고 ‘불법사금융 피해신고 현장상담반’을 운영해 구직센터·전통시장 등지에서 피해신고 접수와 맞춤형 상담을 실시한다. 불법사금융이 뿌리내릴 수 있는 그늘을 몰아내는 것, 그것이 이번 일제신고와 특별단속의 목표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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