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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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육상 강국이 아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아직 단 1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한국 육상은 안방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 목표로 ‘10–0’을 공표했다. 10개 종목에서 10위 이내에 들겠다는 것.
그 가운데에서 그나마 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 마라톤과 경보가 포함된 로드 레이스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마라톤으로 시작해 마라톤으로 끝난다. 27일 오전 9시 여자가 스타트를 끊고, 9월 4일 남자가 대미를 장식한다. 대회 코스는 변형 루프코스(도돌이표 코스)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출발해 청구네거리~수성네거리~두산오거리~수성못~반월당네거리를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오는
15km 구간을 두 바퀴 돌고, 같은 구간을 단축해 12.195km를 더 달려 순위를 가린다.
관중들로서는 한자리에서 선수들을 세 번이나 응원할 수 있다.
팬은 좋지만 선수들은 힘들다. 같은 코스를 반복해서 뛰어야 하는 선수들은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경사가 심하지 않고 평탄한 것도 독이 될 수 있다. 황영조(사진)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경보 기술위원장은 “쉬운 코스라도 얕보면 안 된다. 선수들이 오버페이스를 범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대구의 더운 날씨도 변수다. 2007년 오사카 대회 때 마라톤은 ‘서바이벌 레이스’로 불렸다. 피니시 지점의 기온은 33도로 역대 최고였다. 참가자 85명 중 무려 28명이 중도 기권했다. 당시 한국은 박주영–김영춘–이명승 등이 완주를 한 덕분에 단체전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2시간8분30초)을 보유한 지영준이 불참하지만 정진혁(최고기록 2시간9분28초)·김민(2시간13분11초·이상 건국대), 황준현(2시간10분43초·코오롱) 등 5명이 출전한다. 세계 정상권 기록과는 차이가 있지만 메달 획득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단체전은 더 기대할 만하다.
한국 육상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경보도 메달 기대 종목이다.
남자 20킬로미터 경보 한국기록(1시간19분31초) 보유자 김현섭(26·삼성전자)은 세계기록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50킬로미터의 박칠성(29·상무)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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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바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인 우사인 볼트다. 볼트가 출전하는 남자 100미터는 육상의 꽃이라 불린다.
한국이 낳은 대표 스프린터 출신 장재근(사진)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는 “남자 100미터의
매력은 폭발적인 스피드다. 선수들이 100미터를 10초 안에 주파하는 것을 보면서 관중들은 자신이 낼 수 없는 스피드에 대해 대리만족을 느낀다. 10초는 짧은 시간이지만 순간 희열은 상당히 오래간다”고 설명했다.
장 이사는 “시간을 보지 말고 관심 있는 선수의 움직임을 유심히 볼 것”을 권했다. 그러면 10초라는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 알 수 있다고. 몇 번의 보폭에 100미터를 주파하는지를 세면서 보는 것도 재밌게 관전하는 방법 중 하나다. 장 이사는 “준비 기간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7분 정도다. 6분50초가 준비, 나머지 10초가 경기다. 볼트처럼 액션이 좋은 선수의 준비과정을 지켜보면서 그의 움직임에 호응해 주면 더 좋은 기록이 나올수도 있다”고 했다.
28년 전인 1983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1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장 이사는 “정말 감회가 새롭다. 당시 오랜 비행시간에 지쳐 예선에서 탈락한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대구에 이렇게 좋은 시설이 만들어졌다. 특히 대구스타디움에 깔린 푸른색의 몬드 트랙은 반발력이 좋아 마법의 양탄자로 불린다. 타이슨 게이가 부상으로 불참하는 게 아쉽지만 볼트와 아사다 파월의 경쟁이 상당히 볼 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선수 중에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저스틴 게이틀린이 기대를 모은다. 한국선수 가운데서는 한국기록 보유자(10초23)인 김국영이 결선진출에 도전한다.![]()
자신의 신체만을 이용하는 다른 종목과 달리 투척 종목은 창, 포환, 원반, 해머 등 기구에 힘을 싣는다. 제 아무리 힘이 세더라도 힘을 제대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1998년 방콕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여자 창던지기 2연패를 달성한 이영선(사진) 투척
대표 상비군 코치는 “투척에서는 날아가는 각도도 중요하지만 힘과 스피드, 투척 순간의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한다. 즉 과학과 결합된 운동이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창은 31~33도, 포환은 36~41도 각도로 날아가는 게 이상적이다. 원반은 40도, 해머는 40~45도다.
이 코치는 “창 같은 경우 초고속 카메라로 리플레이를 해서 보면 살아 있는 생물처럼 꼬리를 흔들면서 날아간다. 특히 실력이 좋은 외국 선수들이 각종 기구를 그렇게나 멀리 던지는 걸 보는 건 흔치않은 기회다”라고 했다.
투척에는 종목 특성상 아무래도 덩치 큰 선수가 많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미국이나 유럽 선수가 강할 수밖에 없다. 이 코치는 “그 가운데서 달려와 던져야 하는 창던지기 선수의 몸이 좀 가는 편이다. 해머와 포환에는 뚱뚱한 선수가 많은 데 비해 원반엔 키가 크고 균형 잡힌 몸매의 선수가 많다”고 했다.
원반은 또 47개의 종목 중 여자 기록이 남자보다 앞선 유일한 종목이다. 여자 세계기록은 가브리엘 라인시가 세운 76미터80으로 남자 기록(74미터08·위르겐 슐츠)보다 2미터73이나 앞선다. 이유는 원반 크기 차이다. 여자용 원반은 남자용보다 지름이 2센티미터 작고, 무게도 남자용의 절반에 불과하다.
글·이헌재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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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