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경기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의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널따란 캠퍼스 안에 자리 잡은 제1종합연구동의 성균관대 지역혁신센터(RIC)는 삼성 SDI 전무로 일하다 2010년 말에 퇴직한 장동직(53) 초빙연구교수가 ‘제2의 인생’에 발을 내디딘 곳이다. 공학박사인 그는 수원 인근의 중소기업과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연구 지식을 전해주며 ‘컨설턴트와 연구직’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그가 상대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들로부터 그는 ‘장 박사’로 불린다. 상근자는 아니지만 성균관대 RIC센터에 연구실이 있다. ‘장 박사’는 이곳을 중심으로 인근 중소기업의 요청을 받아 컨설팅 업무를 해주며 다른 성균관대 교수들 또는 대학생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그가 오랫동안 몸담아 온 모바일 관련 분야의 실전 경험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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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같은 전문직 퇴직자들이 직장생활을 통해 쌓아온 지식과 인맥, 각종 노하우를 모두 활용해 퇴직 후에도 연구를 계속해 나갈수 있다면 중소기업을 넘어서 우리나라 기술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장 교수는 “대기업에서 장기 근무한 경우 다른 대기업이나 일반 중소기업으로의 재취업이 어렵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자존심이나 연봉 삭감 등의 이유가 아니라고 한다. “기업 문화가 다르고 필요로 하는 업무 자격이 달라 이들 장기 근무자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래서 그동안의 경력과는 전혀 무관한 업종으로 전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그들이 쌓아온 업무적인 노하우와 경험이 그대로 단절된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 교수가 ‘전직’을 하지 않고 성균관대에 둥지를 틀고 그간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게 된 것은 그와 같은 전문직 은퇴자들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진흥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RIC(Regional Innovation Center·지역혁신센터) 덕분이다.![]()
지식경제부의 지원사업인 RIC는 ‘산업계와 대학을 기술 혁신 주체로 육성해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혁신 역량으로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업이다. 기업이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고가의 장비나 연구시설을 구축해 지역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한편, 기업 맞춤형 연구 개발 등 R&D 지원 등을 사업 내용으로 한다. 그런데 RIC의 다양한 사업 중 현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이 바로 장 교수와 같은 전문직 퇴직자들에 의한 기술 자문이다.
성균관대 RIC를 비롯한 전국 1백15개 대학 RIC에서는 장 교수처럼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후 퇴직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이나 R&D 지원, 국책 연구과제 수행 등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성균관대에만 중소기업 R&D 지원 전문직
은퇴자가 4명이다.
이들의 역할은 특히 중소기업에 절실하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연구부터 제품의 상품화에 필요한 표준화 작업 지원, 마케팅·판로개척에 대한 자문, 현장 방문을 통한 기업 컨설팅과 현장 지도, 워크숍이나 세미나 강사를 통한 후진 양성 등의 활동을 통해 중소기업 성장에 꼭 필요한 멘토로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성균관대 RIC에서 활동 중인 박태석(65) 초빙연구교수 역시 공학박사로 중소기업컨설팅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기 첨단기판 연구센터장과 삼성전기 기술총괄담당 전무를 역임했다.
한국RIC협회장인 서수정(53)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 후에도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올리기 위해선 단순한 재취업 알선을 뛰어넘어 그들이 가진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그들이 사회적인 만족감을 가질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 협회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R&D가 필요한 경우에만 자문을 요청할 수 있어 고용에 필요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대학의 연구시설을 공유하고 연구팀원으로 대학생, 대학원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폭넓은 실무경험을 쌓고 퇴직자들의 경력과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활용할 수 있어 지식 전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문직 퇴직자들은 매우 가치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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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0.5세(2009년 기준)로 2000년의 75.9세에 비해 크게 늘어났지만 늘어난 평균수명과는 달리 평균 퇴직연령은 기업 평균 정년 57세, 실제 평균 퇴직연령 53세로 점점 빨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올해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선두인 1955년생들이 정년퇴직의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한 첫해로 퇴직자들의 은퇴 후 생활과 경제활동에 관한 제도적인 지원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퇴직자들에게 RIC처럼 단순한 재취업을 넘어 본인의 전문성을 이어갈 수 있는 업무를 알선해 주는 기관은 소중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장 박사는 “퇴직 후에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일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면 전문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여러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대처할 수 있는 폭넓은 지식과 시야를 갖춰야 한다”고 다른 베이비붐 세대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충고했다.
글ㆍ이윤진 객원기자
문의·한국RIC협회 ☎1577-7856 www.ric.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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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