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글로벌 창업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미래나노텍과 크루셜텍처럼 세계 최고의 제조기술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 경우다.
온라인과 스마트폰 등 국경을 초월한 네트워크를 타고 해외로 뻗어나간 경우도 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과 국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간판주자인 카카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처음부터 해외에서 창업한 기업들도 있다. 낯선 곳이지만 시장의 니즈를 정확히 간파한 것이 성공의 디딤돌이 됐다. 라오스의 국민 기업으로 불리는 코라오와 세계 IT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비키가 그렇다. 한국에서 키운 경험과 안목을 세계 시장에 접목한 것이 주효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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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나노텍은 코스닥 시장의 블루칩 중 하나다. 2002년 창업해 올해 열 살이 된 어린 기업이지만 역량은 이미 세계 수준이다. 3M이 장악하고 있던 광학필름 시장에 도전해 현재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의 과점화가 진행되고 있어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출액은 설립 7년차인 2008년에 성공한 벤처기업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1천억원 고지를 돌파했고 2년 후인 지난해엔 그 3배인 3천억원에 육박했다. 이 속도라면 회사의 목표인 ‘2013년 매출 1조원’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나노텍의 성공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앞선 기술력이다. 이 회사는 창업 2년 만인 2004년 UTE(Utility Enhancement Sheet)라고 불리는 광학필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UTE는 LCD BLU에 쓰이는 부품으로 여러 장의 광학필름을 통합한 제품이다. 그 결과 광학필름의 소비량과 전력소비량, LCD 두께를 줄일 수 있었다.
김철영 미래나노텍 사장은 “국내의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를 비롯 일본의 샤프와 소니, 대만의 AUO와 CMO, 중국의 BOE와 IVO 등 메이저 패널사들에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거래선을 지속적으로 다변화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확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시장과 제품을 다변화해 ‘안정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구상이다. 올해엔 반사율이 높은 LCD용 광학필름, 대형 LED TV용 도광판, 대형 터치모듈 양산을 위한 대규모 신규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추격자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부품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크루셜텍은 가장 주목받는 부품기업 중 하나다. 옵티컬 트랙 패드(OTP)라는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OTP시장의 90퍼센트를 장악하고 있다. OTP는 쉽게 말해 스마트폰용 마우스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 이 기술을 장착한 모델이 흔치 않아 친숙하지는 않지만 해외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누적 판매 대수가 1억대를 돌파했다. 주문량 증가에 맞춰 올해는 생산능력을 월 1천만대에서 3천만 대로 대폭 늘일 계획이다.
매출액은 2009년 6백22억원에서 2010년 2천80억원으로 3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올해는 70퍼센트가량 성장한 3천5백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13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안건준 크루셜텍 사장이 창업을 한 것은 서른여섯 살이던 2001년의 일이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삼성전자의 연구원직을 버리고 벤처기업행을 택한 지 4년 만의 일이었다.
OTP는 PC의 마우스를 휴대전화로 옮겨 보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간단한 구상이었지만 개발 기간이 4년이나 걸렸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포기한 기술이었다. 중소기업으로서 개발비를 대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170여 건의
특허로 보호받는 독보적인 OTP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크루셜텍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없다. OTP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이 시장에서 크루셜텍의 위상이 워낙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블랙베리를 생산하는 RIM사를 포함해 삼성전자, LG전자, HTC, 모토로라, HP 등 주요 스마트폰 메이커와 거래하는 등 매출 포트폴리오도 안정적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브스>가 지난 3월에 ‘2011 세계 갑부 순위’를 발표했다. 한국의 기업인들이 전년에 비해 순위가 상승해 관심을 모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끈 이는 김정주 넥슨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595위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넥슨 재팬이 일본 증시에 상장되면 김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함께 국내 게임업계의 양대 산맥이다. 김 회장은 94년 넥슨을 창업한 후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키웠다.
현재 넥슨은 미국과 일본, 유럽에 해외법인을 두고 전 세계 72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원 수는 무려 3억5천만명을 헤아린다. 이에 따라 해외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6년 35퍼센트였던 해외 매출 비중은 2009년 67퍼센트까지 불어났다. 넥슨의
대표 게임인 ‘던전 앤 파이터’의 경우 한국의 동시접속자가 20만명 수준인 데 비해 중국에선 그 11배인 2백20만명에 달한다.
넥슨이 해외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았기 때문이다. 요금제도에서부터 마케팅, 게임 요소 등을 철저하게 현지화한 것이 주효했다. 가령 첫 해외법인을 설립한 미국의 경우엔 ‘게임 내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적용해 조기정착할 수 있었다. 이 요금제는 넥슨이 국내 게임업계에 최초로 도입해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모델이다.
넥슨의 해외시장 개척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차세대 플랫폼과 신흥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메이플스토리 도적편’은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미국 앱스토어 RPG 장르에서 1주일 이상 1위를 지켰고 싱가포르와 대만에서는 전체 유료 게임 1위에 올랐다.![]()
국내 스마트폰 앱 시장에서 최고의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카카오톡’이다. 출시된 지 1년 남짓한 현재 카카오톡은 가입자 1천만명을 돌파했다. 이대로라면 올 연말께는 2천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카카오톡을 통해 오고가는 메시지는 하루 2억 건에 이른다.
카카오톡은 한마디로 ‘스마트폰용 메신저’다. PC웹에서 사용되는 메신저를 모바일 환경에 구축한 앱이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의 설립자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다. 김 의장은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설립자로 유명한 벤처업계의 거물이다. 카카오는 김 의장이 2006년 직접 설립한 회사로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다가 카카오톡으로 일어선 기업이다.
국내 스마트폰 메신저 시장을 석권한 김 의장의 다음 목표는 세계 시장이다. 김 의장은 지난 4월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계획을 공개했다. 올해 안에 일본과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것이다.
성공 가능성은 이미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아무런 홍보와 판촉을 하지 않았음에도 해외 유저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해외 가입자는 현재 전체의 1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이 각각 41퍼센트, 15퍼센트로 비중이 가장 크다. 사용국가는 2백16개국에 달한다. 현재 해외 가입자는 하루 1만명씩 불어나고 있는데 SNS의 특성상 증가세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의장은 “카카오톡의 경쟁자는 페이스북”이라고 말한다. 페이스북이 전 세계 6억명의 사용자에게 50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전달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처럼 카카오톡도 메신저를 넘어 쇼핑, 게임, 영화, 음악, 오피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월의 일이었다. 세계적인 IT전문지인 <테크크런치>가 매년 유망 벤처기업과 창업자에게 시상하는 ‘크런치 어워드’에 한국 기업인이 이름을 올렸다. 호창성 비키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크런치 어워드는 세계 IT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저명한 상으로 한국인 수상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키는 동영상의 자막 서비스 사이트다. 비키는 자막을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유저들이 동영상을 번역해 자막을 제작한다. 위키피디아처럼 다수의 유저들이 자막을 공동으로 번역하는 ‘집단 지성’ 시스템이다. 부부 사이인 호창성·문지원 비키 대표는 유학 시절 아이디어를 얻어 실리콘밸리에서 2008년 비키를 창업했다.
비키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월 방문자가 4백만명에 이르고 페이지뷰는 1억 건에 달한다. 언어 장벽 없이 해외의 콘텐츠를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게 인기 비결이다.
유저들의 구성은 그야말로 글로벌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만큼 미국인이 절반이고 아시아 유저가 30퍼센트 정도다.
호영성 마케팅 팀장은 “비키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창업했다”며 “한국인 유저는 전체의 3퍼센트가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비키가 등장하기 전에도 인터넷에 해외 동영상의 자막이 유통되고 있었다. 하지만 불법이었다. 자막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도 썩 좋지 않았다. 비키는 이 점에 착안한 사업모델이다. 합법적인 콘텐츠와 편리하게 자막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면 유저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의 유저들이 모였고 수없이 많은 자막이 올라왔다.
성장의 전환점은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였다. 비키는 미국 시장의 판권을 사서 이를 사이트에 올렸고 열성적인 유저들이 신속하게 자막을 올렸다. 콘텐츠가 올라간 뒤 24시간 뒤에 20개 언어로, 48시간 뒤에 40개 언어로 번역됐다.
호영성 팀장은 “비키는 미국에서 지금까지 4백8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조만간 2차 펀딩도 계획하고 있다”며 “기존의 온라인 사이트를 더욱 발전시키는 동시에 모바일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영 코라오 회장은 ‘라오스의 정주영’으로 불린다. 라오스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신차와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는 코라오의 라오스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37퍼센트에 이른다. 자동차뿐만 아니다. 오토바이, 금융, 에너지,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라오스의 경제를 이끌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충실히 실천하고 있다. 엄격한 투명경영을 시행해 ‘털어도 먼지 안 나는 기업’으로 통한다. 2003년과 2004년에는 2년 연속 라오스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라오스인들이 외국인이 세운 코라오를 ‘국민기업’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오 회장이 라오스에서 창업을 결심한 것은 1997년의 일이었다.
한국의 중고차를 팔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당시 라오스에 돌아다니는 차들은 대개 일본산이었다. 하지만 우측통행인 라오스에서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일본 차는 불편했다. 불법 개조로 운전석을 바꾸기도 했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중고차는 불법개조를 할 필요도 없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시작은 5대였다. 예상대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사업도 확대해 나갔다. 신차도 유통시키고 오토바이는 직접 생산해 판매했다. 자동차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금융업에도 뛰어들었다. 자동차 할부 금융으로 시작한 ‘인도차이나뱅크’가 그것이다.
라오스에서 성공한 코라오는 동남아시아 기업 최초로 지난해 한국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2020년엔 아시아 톱 10 기업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글·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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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