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고객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2004년도 정부산하기관 고객만족도조사’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변화를 선택했다.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경쟁력 있는 공공기관이 되자’는 기치 아래 노사가 변했다. 먼저 경영 효율화를 위해 노사관계 선진화에 집중했다.
노사가 대립이 아닌 화합의 관계로 변하자, 이는 고객만족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난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3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94.6점으로 준정부기관 중 최상위 수준이었다. 전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고객중심의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였다.
공공기관 선진화를 적극 추진하다 보면 으레 발생하는 문제가 노사 대립이다. 정원감축, 전직원 연봉제 등의 경영효율화에는 직원들의 고통 감수가 따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역시 처음에는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그러나 노사 간의 직접적인 대화창구를 넓힌 ‘스킨십 경영’으로 지난해 노조창립 이래 9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체결을 달성했다.
이런 ‘스킨십 경영’이 주효했던 것은 2009년 단체협약 개정을 추진하던 때였다. 기존의 단체협약에는 노조에 과도한 권한을 주는 내용이 많았다.
정연복 경영지원팀 차장은 “이전에는 노동조합 간부의 경우, 인사 발령 시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단체협약에 구체적으로 나열돼 있었다”며 “이 때문에 적재적소에 인력배치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단체협약
전면개정에 들어갔다. 협약 중 노조의 인사·경영권 침해조항을 삭제하고 과도한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축소했다. 전직원 연봉제 확대, 임금피크제 도입 등 제도개선을 위한 조문도 신설했다.
당연히 노조의 반발이 뒤따랐다. 노조는 성명을 발표하고 기관장실을 방문해 항의하는 등 강경입장을 취했다. 여기서 기관장의 리더십이 발휘됐다. 기관장이 직접 전국 10개 지회를 돌며 설득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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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이 발전하고 안정적으로 가려면 지금과 같은 단체협약으로는 답이 없다”는 기관장의 호소에 사원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두 달간의 지역별 간담회가 이어진 끝에 노사가 합의점을 찾았다. 대화의 힘이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인천 덕적도에서 가진 1박2일의 워크숍이었다.
최승덕 기획경영본부장은 “노사가 한자리에 모여 끝장토론을 벌였다”며 “서류가 아닌 기관장이 직접 노조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스킨십 경영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협약 개정안에 대한 직원들의 찬성투표율이 98퍼센트 이상으로 높아졌다.
2009년 9월, 노사 합의하에 단체협약이 전면 개정됐다. 노사가 공동으로 정원감축, 전직원 성과연봉제 도입 등의 경영효율화를 추진했다. 노사가 함께 공공기관 선진화에 앞장선 것이다.
노사발전위원회도 신설했다. 노측과 사측 대표자 12명으로 구성된 노사발전위원회는 노사 간 문제될 만한 것을 분기별 회의를 통해 사전에 해결한다. 내부에 고충처리위원회도 둬 직원들의 불편한 점을 수시로 개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직원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지난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직원만족도 조사결과, 근무환경과 기관장 리더십, 기관의 발전 가능성 부문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노사상생 실천을 위해 매년 공동으로 캐치프레이즈를 선정한다. 2007년 처음 선정한 캐치프레이즈는 ‘마음을 열면 우리가 보여요’였다.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로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지속적인 캐치프레이즈 선정으로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쳐 조직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09년 노동부가 ‘노사상생 양보교섭 실천기업’으로 인증하고 ‘공공부문 노사관계 선진화’ 부문에서 기관표창을 받았다.
캐치프레이즈는 노사화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 나눔으로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노사는 ‘마음나눔 2010’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자발적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직원 1인당 1.3장의 헌혈 증서가 기부되고 지역 시설 봉사활동이 이어졌다. 지역민을 돕는 ‘일사일촌(一社一村) 봉사활동’을 통해 농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도 생겼다. 직원들이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고객만족도는 자연스레 높아졌다.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Learn! & Run! 2011’이다. 노사발전위원회 경영자측 대표를 맡고 있는 최승덕 기획경영본부장은 “올해는 학습을 통해 직원 역량 강화로 고객들에게 더 높은 만족도를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공기관의 노사관계는 우리 사회 전반의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공공기관이 앞장선 노사관계 선진화로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국민을 위한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글·이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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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규 원장은 ‘살맛 나는 직장’을 목표로 한다. 직원이 변하지 않으면 공기업 선진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신념에서다.
“공공기관으로서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변해야 합니다. 직원 의식이 변하지 않았는데 제도만 도입해서는 겉으로만 선진화되는 것이죠.”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공공기관 선진화를 위해 ‘안정적인 성장기반 구축’, ‘고객 중심의 투명경영 실천’, ‘경영효율화 추진계획 이행’, ‘내부 혁신역량 강화’라는 4대 혁신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해 왔다. 이 중 최 원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내부 혁신역량 강화’다. 지난해 취임한 최 원장은 사내 프로그램으로 GWP와 PPK를 도입했다.
가장 훌륭한 일터를 의미하는 GWP(Great Work Place)는 ‘일하기 좋은 기업 만들기’ 프로그램이다. 최 원장은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는 줄이고 일의 효율성은 높이기 위해 GWP를 도입했다”며 “직원들에게 산악회, 소프트볼 등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여 ‘일하고 싶은 직장, 즐거운 직장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PPK(Professional Program of KAPE) 역시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전문 교육프로그램이다. ‘KAPE’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영어 약자다.
최 원장은 “개방화 시대에서 국내 축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최대한 뒷받침하기 위해 ‘창조적 핵심인력 양성프로그램(PPK)’을 도입했다”며 “직위에 따른 자질향상과 리더십교육, 축산물품질평가 전문교육, 자기계발교육 등의 맞춤형 교육으로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축산물등급판정소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면서 기관의 역할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축산물등급판정만 담당했지만 지금은 쇠고기이력제 추진, 우수축산물브랜드 육성, 품질평가에 대한 연구조사사업 등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업무가 다양화됐다.
최 원장은 “업무량이 많이 늘었지만 정원은 4년 전 그대로”라며 “인력 효율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올해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소, 돼지, 닭, 달걀 이외 등급판정 대상 축산물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축산물에 관한 모든 정보를 집대성한 ‘축산물종합정보시스템(e-KAPEPIA)’도 구축 중에 있다.
최 원장은 “앞으로 축산물품질평가 대상 품목을 오리, 벌꿀, 우유로까지 확대해 국내 농가들을 보호하고 우리나라 축산물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저희 원의 비전”이라며 “축산물 정보의 허브 역할을 담당할 축산물종합정보시스템 구축으로 국민 편의를 도모하고 직원들을 축산물유통전문가로 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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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